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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내를 위해 쓴 시 입니다 - 조언이 필요합니다!

멋쟁이 슐츠씨 조회수 : 1,765
작성일 : 2012-06-10 00:13:54

내년이면 오십인 남편입니다.

아내를 위한 깜짝 선물로 시를 한 수 써 봤는데

읽어주고 나서 핀잔이나 안들을 지 조금 두렵군요.

시를 좀 아시는 분들의 고언을 듣고싶습니다.

비판적이어도 좋고 퇴고를 위한 조언도 좋습니다.

망설이다 용기내서 드리는 글이니 웃지 마시고

진정한 관심 부탁합니다.

"시상을 떠올린 기본 모티브는 이렇습니다.

아내가 젊은 시절과는 달리 나이가 들수록

야생초, 들꽃에 관심을 기울이고 하나 둘씩 모아가며

베란다며 앞뜰을 온통 화원으로 만들 기세더군요.

누구나 암직한 그럴싸한 꽃에는 눈길도 주지 않더군요-

그래서 곰곰히 생각하다 시를 쓰게 되었습니다."

 
아내의 정원

 

아내의 정원엔 이제 장미가 없다

 

그 옛날 피어나던 바알간 수줍음

싱그런 미소가 있던 자리

개망초 , 엉겅퀴 , 기린초 , 매발톱 …

이름 모를 들꽃들이여

 

아내의 장미가 있던 바로 그 자리

희끗희끗 스러지듯 세월을 견뎌낸 생채기 망울들로

눈시울 적시며 어루만지고픈 애닯픈 사랑을 피워내는구나

 

도도한 칼멘의 원색이 물씬 정염을 뿜어내던 그 자리

꼭꼭 감추었던 눈물을 이제사 보이게 하는구나

 

장미보다 더 붉은

장미보다 더 화려한

장미보다 더 아름다운

그렇게 애처로워 장미보다 더 아픈

 

하얀 석양에 물든 아내의 정원을 !   

                                              

IP : 175.116.xxx.185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대박공주맘
    '12.6.10 12:17 AM (125.178.xxx.151)

    오글오글 거리는데......이쁘게 적으셨네요 ㅎㅎㅎㅎㅎ

  • 2. 일단
    '12.6.10 12:30 AM (220.72.xxx.183)

    정원을 사랑하시는 분들에게는
    원글님의 시상이 와닿지 않을 것 같습니다.
    원예의 고수들이 좋아하는 야생화는 소박하면서도 귀하고 청초한 느낌이지
    원글님이 생각하시는 것처럼 애달픈 느낌이 아니에요.
    장미보다 오히려 더 수줍은 느낌이기도 해서 상반되게 쓰신 부분도 있고요.

    그리고 표현방식이 좀 내용에 비해 너무 멋을 부린 느낌입니다.
    예를 들어 '하얀 석양' 같은 부분에 특별히 의미가 있나요?

  • 3. 마들렌
    '12.6.10 12:30 AM (58.239.xxx.125)

    장미보다 더 붉은

    장미보다 더 화려한

    장미보다 더 아름다운


    이 부분의 반복을 약간만 고쳐보신다면,,,,

    그리고 하얀 석양은 약간 무리수를 두신것같아 보여요,,,

    분위기나 시상도 좋아요,,그러나 눈물,애처로움 , 아픔,,이런 단어들이 나열되어서

    시의 생동감이 자칫 부족해보이기도 해요,,,

    그냥 사견입니다,,ㅠㅠ

  • 4. 조명희
    '12.6.10 12:38 AM (61.85.xxx.104)

    저도 나이가 먹어가면서 크고 화려한 꽃보다는
    자연 그대로의 모양을 닮은 꾸미지 않은 작은 야생화와 야생초가 좋아지더라구요.
    소박한 아름다움이요.

    차라리 아내분을 야생화의 소박하지만 고상한 면에 비유하시는게 어떨런지요.

  • 5. 멋쟁이 슐츠씨
    '12.6.10 12:40 AM (175.116.xxx.185)

    마들렌님이 제가 걱정하던 부분을 콕 집어 주시는군요!

    하룻밤 더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원고를 워드에서 긁어와서 그런지

    행 나누기가 전혀 적용이 안되는군요.

    다른 분들 보시기엔 어때 보이는지.....?

  • 6. ㅎㅎ
    '12.6.10 12:47 AM (118.221.xxx.235)

    사실 형식이야 어떻든 오십 남편이 나에게 내가 가꾸는 정원을 소재로 시를 써준다면 그저 기특(?)하고 뿌듯할 것 같은데요!

  • 7. ..
    '12.6.10 12:48 AM (121.134.xxx.239)

    시에 대한 평가는 다른 분들이 해주실거라 믿고(저는 능력밖이라...ㅡㅡ;;)
    아내에게 자작시를 선물한다는 자체가 그저 감탄스러울뿐이네요..
    원글님 대단하세요..정말...

  • 8. 마들렌
    '12.6.10 1:00 AM (58.239.xxx.125)

    콕 찝어서 죄송해요,,,ㅠㅠ

    그러나 원글님께서 시를 쓰고자 결심했던 부분부터 완성품인 시까지 쭉.. 감동의 연속이었다는것을 제가 빼

    먹고 안썼네요 ^^

  • 9. 슐츠씨
    '12.6.10 1:14 AM (175.116.xxx.185)

    부끄럽습니다...마들렌님! ^&^;;
    아내의 나이들어 가는 모습에 책임을 져야 하는데
    그저 안타까운 마음 보여주고 싶은 것이겠지요

  • 10. ..
    '12.6.10 1:15 AM (211.36.xxx.96)

    사견입니다만.. ㅎㅎ 시와 별도로요 그냥 느낌만 말할게요..강하고 화려한 것보다 약하고 수수한 것의 가치를 높이 치는 노자적 동양 정서의 관점에서 본다면요... 아내분은 지혜로 우주를 노니는 자유에 젊은 시절보다 더 다가서신 거죠.. 남편분이야 연민의 정으로 그렇게 되기까지의 고생을 알고 위안하는 뜻이 있겠지만 아내되시는 분의 삶을 살아가는 지혜의 열매가 이런 모양으로 피어나고 있다고 긍정해주시는 시각도 있었으면 합니다. 아내를 고생 끝에 혹은 늙어가는 지친 사람으로서만이 아니라 보다 원숙해서 자유로와진 사람으로도 보아주셨음 좋겠어요..배우자의 변화는 노화에 기인하기 보다 정상적인 성숙 과정을 거쳤고, 거치고 있다는 증거일 테니까요.. 그 변화가 연민만이 아니라 기쁨의 대상이라는 것 꼭 시의 교정에 반영되지 않더라도.. 아내분에게 보여주셨음 해요..

  • 11. 슐츠씨
    '12.6.10 1:18 AM (175.116.xxx.185)

    그리고 마들렌님,

    해가 질 때 석양이 붉은 빛깔이라면

    사람이 나이들며 보여주는 연륜의 석양은 하얀 빛깔 아닐까요?

    순수와 통하는 그런....하얀 순백으 빛..... ^&^

  • 12. ..
    '12.6.10 1:22 AM (211.36.xxx.96)

    함께하는 배우자에게 연민의 유대를 느끼는 것도 좋지만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때... 다만 육체가 나이들어간다고 해서 더 가치롭게 빛나는 것까지 가려지지 않았음 좋겠어요. 날마다 인간으로서 더 인간다워진다고 하는 것을 같이 축하하고 기뻐하는 정서도 나누었음 하네요.. ^^ 늘 아내분의 보람을 같이 나누고 각도가 달라지는 아름다움을 경탄해주세요.. 남편분이 아내에게 그런 존재일 테니까요 ^^

  • 13. ..
    '12.6.10 1:31 AM (211.36.xxx.96)

    아.. 얼마 전 신앙의 보람으로 산 아내를 단순히 자신의 목회를 위해 희생한 것쯤으로 치부한 목회자 생각이 나서 댓글을 좀 길게 달았네요.. 남자분들이 연민의 시선이 지나치면 아내의 진짜 삶의 동력이랄까 변화나 성장점을 간과하는 외부자 시선 모드로, 아내분을 축소해버리시는 경우가 있는 걸 봤어요..그 충격으로 잘 모르면서 댓글의 말이 좀 많았습니다. 실례가 지나치다면 사과드립니다.

  • 14. 슐츠씨
    '12.6.10 1:39 AM (175.116.xxx.185)

    ..님

    진정 새겨 들을만한 내용 전해주심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 늦은 시간에... 이렇게 통찰력 돋보이는 조언 대할 수 있음에도 갑사합니다~^^

  • 15. 아내에 대한 사랑의 표현을 시에 더 넣어보세요.
    '12.6.10 1:40 AM (218.50.xxx.254)

    아내에 대한 사랑의 표현을 시에 더 넣어보세요.
    이럴때 사랑고백하시는거죠.
    좀더 사랑의 표현이 들어간 사랑이 넘치는 소박한 야생화 정원
    그 속에서 님과 부인과 함께하는 삶을 그려보심이 어떨지....

    저의 개인사견입니다.
    어쨌건 좋은남편분이신거같네요,. 항상 행복하십쇼.

  • 16. ..
    '12.6.10 1:47 AM (211.36.xxx.96)

    잘 모르면서 쓴 댓글에 화내지 않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시 자체는 좋은 마음으로 쓰셨다는 것이 드러나서 기뻤습니다 .. ^^

  • 17. 마들렌
    '12.6.10 2:00 AM (58.239.xxx.125)

    댓글쓰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데요,,,^^

    원글님은 좀더 완벽한 시를 아내분께 드리고 싶은 그런 마음에서 조언을 구하신것이 아닌가 생각되어요

    그런데 저의 경우엔 허접해서 죄송할 따름이고요,,ㅎㅎ

    다른 분들의 이런 저런 생각을 읽어보며 시에 대해서 좀더 생각해보게 되어 좋으네요

  • 18. ..
    '12.6.10 4:52 AM (211.36.xxx.52)

    ^^ 윗윗님 성원해 주는 친구가 없어야 '순수한' 프로포즈인 건 아니잖아요~

  • 19. 슐츠씨
    '12.6.10 11:30 AM (175.116.xxx.185)

    ㅎㅎ 만약님...
    찬물 한바가지 제대로 붓고 가셨네요!

    님의 관점 이해할 만 합니다.
    의미 있습니다.-

    얼마전 초딩 딸아이가 사랑하는 아빠를 위해
    볶음밥을 만들어 주겠다고 하더니
    주방엔 얼씬도 마라더군요.

    내심 기대반 걱정반 눈치를 보아하니
    주방을 온통 전쟁터로 만들어 놓고

    쉐프인 이모야도 찾고 폰으로 인터넷도 뒤지고...
    아주 법석을 떨더니
    거진 한시간 쯤 지났을까요... 콧멍울에에 땀이 송글송글 맺힌채로
    아빠!!..다~ 됐어요....예나표 볶음밥 나가요~~~!! 하는겁니다.

    그래서 가보니 제법 그럴싸한 볶음밥이
    갖은 장식을 얹고 놓여 있더군요.

    보기만 해도 감격스럽더이다!!

    그런데 더 놀라운 건 맛 또한 그럴싸 한 겁니다.

    그래서 머떻게 이 맛을 만들었는지 물어보니 그날 그 시간만 준비를 한 게 아니더군요.

    며칠 전에 학교에서 모둠별로 볶음밥을 만들어 보았는데 너무 맛이 없어 이모야 한테
    볶음밥 맛나게 하는 방법을 알아보고 나름 레시피도 만들어서 준비를 야무지게 했더이다.
    그리고는 첨으로 아빠를 위한 볶음밥을 만들기로 한 거랍니다.

    아! 정말 행복하더이다!!

    막내딸표 요리에,

    근사한 맛에,

    그 녀석 콧망울에 땀방울 맺히도록 동분서주 분잡을 떨며 기울였을 노력에

    황제의 성찬이 부럽지 않더이다!!

    비록 쉐프 이모야에게 귀동냥을 하고 인터넷을 뒤진 결과지만

    어떤 산해진미의 기억과도 바꿀 수 없는 멋진 추억을 만들어준 딸이

    눈물나도록 고맙고 대견하더이다.


    "그 흐뭇한 진미를 만약 님께도 한숟갈 드릴 수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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