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경찰대학2학년에 다니는 아들생일 입니다.
생일 날 미역국이라도 끊여주고 싶은 맘에 전화를 걸어 내일 오라고 했더니 곧 시험기간이라 못온다고 하네요.
그런 아들에게 문자로 " 아들 넌 내꺼 중에 최~고 미리 생축" 보냈더니 "ㅋㅋㅋ 감사" 라며 답장이 왔네요.
아들을 생각하면 참 이쁘고 기특하고 대견하고 고맙고 또한 미안한 마음이 드네요.
남들은 과외및 학원에 다니면서도 못가는 SKY를 학원도 다니지 않고 혼자 공부해서 척 붙어주는 아들입니다.
남편이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가지라며 어리서부터 학원에 보내지 못하게 하여 아들은 다른아이들 다 다니는 학원에 한번 가지못하고 초, 중을 다녔습니다. 공부에 욕심이 있는 아이라서 혼자서도 공부 하더니 항상 우등생이었죠. 아이는 어떤 공부를 하던지 먼저 원리를 알고 이해하고 하던군요.
자율형사립고에 들어가 고등학교때부터는 기숙사 생활을 하였습니다.
가장 중요한 시기인 고2 여름방학때 사업을 하던 남편사업이 어려워지고 많은 빛만 남기고 사업을 접어야만 했습니다.
10을 가지고 있었다면 그때 저에게 남은 것은 0이었습니다. 절망과 슬픔이 가득찬 시기였고 내몸하나 챙기기도 어려웠던 시절에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아들을 챙기기에는 너무 버거웠습니다.
친구들 부모들은 입시설명회도 다니고 여러가지 정보를 수집하여 주고 몸보신하라고 약도 챙겨주는등 보모들이 아이들 매니저역할을 하며 뛰고 있을 때 제가 해 줄수 있는것은 전화해서 어디 아픈곳은 없는지... 엄마는 걱정말고 너나 몸챙기고 공부열심히 하라는 말밖에 할 수 있는것이 없었지요.
요즘 모의고사 본다고 엄마들 걱정하던데 그 시절 전 모의고사는 보는지... 수능시험과목은 뭔지 ...아이가 학교에서 공부는 잘 하고 있는지등 전혀 관심을 쓰지 못하고 쓰러져 가는 집 챙기기에 급급해서 아들에게 너무 무심했던 저는 돌이켜 생각해보니 너무 무심한 엄마였었습니다.
방학 때 집에 온다는 아들을 괜히 집에오면 걱정만 생기고 심란해 할것 같아 할아버지집에 보내고 또는 작은아빠집에 가 있게 하곤 하였습니다.
3학년 8월에 혼자 경찰대 시험을 보고 1차 합격소식을 안겨 주었을 때 너무 고맙고 미안하더군요.
수능시험 보는 날에도 기숙사에서 도시락도 다 싸주고 기숙사에서 모두들 시험장으로 데려다 줘서 얼굴도 보지 못하고 문자로만 "믿어 잘할 수 있을거야" 보냈더니 "열심히 잘 할께요" 문자가 왔었고 시험 끝나는 시간에 가서 고기만 좀 사준것이 제가 수능시험 시험을 본 고3에게 할 수 있는 전부였습니다.
대학입학원서도 선생님과 의논해서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연세대 경영학과를 썼고 모두 합격이라는 기쁨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많은 고민끝에 경찰대에 입학해서 지금 2학년을 다니고 있습니다.
TV에서 간혹 수능1등하는 학생들에게 어떻게 공부했나요? 하는 질문에 "학교공부 열심히 했구요 잠도 잘 잤어요"하는 아이들 보면 웃기네~ 하시는 분들 있을 것입니다만 정말로 그렇게 공부해서 명문대에 합격하더라구요.
딸보다도 애교도 많고 성격도 밝고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살아가는 우리아들. 지금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런 아들이 있기에 하루하루 웃으면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못난엄마, 무심한 엄마이지만 내가 정말 사랑하고 있다는것을 알기에 아들도 내일을 위하여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아들! 고맙고 사랑해!
참 이쁜 아들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