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월급은 세후 500 정도입니다. 집은 없습니다. 2억 안되는 전세 살고 있고요.
결혼할 때 양가도움 없이 빚내서 전세 얻은 거라, 빚 갚고나서 모은 돈은 거의 없습니다.
천만원도 안되어요.
애 출산하기 바로 전날까지 회사다녔고... 휴직 후 나가려다가 5개월된 아기 맡길 곳이 없어 사직했습니다.
지금 그 아기가 두 돌 조금 넘었고요.
저는 사실 제 손으로 세돌까지는 키우고 싶었어요.
하루 종일 애 보는 일이 여전히 무척 힘들고요.
아기 세돌까지 키우고 차차 일하고 싶었는데,
주변 분위기를 보니 저는 한심하고 생각없는 전업주부네요.
여건이 좋은 것도 아니고, 가난한데 돈 더 벌 생각 안한다고요...
사실 비정기적으로 재택 근무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그걸 좀 더 본격적으로 시작해보려고 오늘 처음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갔거든요.
일할 시간이 확보가 안되어서요.
그런데, 두 시간을 어린이집에 같이 있으면서 관찰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세 돌 안된 아가들한테는 어린이집이 엄마보다 나을 수 없다는 생각밖에 안들더라고요...
한참 떼쓰고 자아가 강해진 아기에게 무조건 안돼, 하지마, 그러면 큰일나. 를 되풀이하던 선생님들...
박봉에 강도높은 업무에 지쳐 표정없고, 아이들에게 살갑게 웃어주지 않던 선생님들...
집에서는 아기가 해보고 싶은게 크게 위험하지 않으면, 한 번만 더해보자, 열 셀 때까지만 하자. 고 약속을 해요.
그러면 조금 더 해보고 싶던 아가는 약속한 만큼을 더 하고 더 이상 울거나 떼를 쓰지 않거든요.
하지만 어린이집에서는 아무리 짧은 시간이라도 모든 아이에게 그렇게 할애할 수가 없겠죠.
고집 센 저희 아이가 신발은 꼭 혼자 벗어야하는데, 선생님이 한쪽을 벗겨줬더니 막 통곡을 했어요.
혼자 하겠다고요. 혼자, 혼자, 혼자 할거에요 하고 흐느껴 우는데
선생님은 그 얘기를 못들으셨는지 강압적으로 나머지 신발을 벗기시더라고요.
마음이 너무 아프고,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어요.
세상의 사회생활하는 많은 엄마들이, 백일쟁이부터 어린이집 보내놓고 겪는 가슴앓이가 어떨지,
아기에게 제일 필요한건 엄마인 걸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아의 차선을 택하는 많은 이유에 대해서 말입니다.
사실 저도 제 일을 사랑하고, 소위 말하는 전문직이고,
여러 조건도 좋고, 자아성취에 큰 도움이 되는 일이었다면,
이렇게 고민하지 않았을 거에요.
사실 몇 푼 못버는데, 대단히 인정받을 일도 아닌데,
세 돌 안된 아기를 저렇게 남의 손에 훈육시켜가며 꼭 이 일을 다시 시작해야하는가 싶은 생각이 든 거에요.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