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조카를 매일 울리는 언니

보기가 괴로워 조회수 : 2,693
작성일 : 2012-06-04 23:37:50

언니와 저 모두 멀리 떨어져 살다가 지난달부터 같은 동네에서 살게 되었어요. 저는 귀국해서 부모님 집에 머물고 있고, 언니도 외국에서 살다가 잠시 나와 조카와 함께 시댁에 머물고 있어요. 조카는 돌이 좀 지난 아주 어린 아기랍니다.

언니와 제가 각별히 친하기도 하고, 엄마가 조카를 정말 잘 봐주셔서 언니가 친정집에 거의 매일 오다시피 해요. 저는 미혼이고 아이를 별로 좋아하는 사람도 아니지만 저희 부모님만큼이나 조카의 귀여움에 푹 빠져있어요.

그런데 고작 1달이 지났을 뿐인데 언니와 조카를 보는 것이 마냥 좋지만은 않네요. 언니나 조카를 사랑하는 마음이 변한 건 아니고..... 언니가 조카 밥 먹는 문제로 아기를 거의 매일 울려요. 아기가 이유식을 잘 먹지 않을 때가 있는데 그 때마다 정말 제가 옆에서 눈물이 나올 정도로 호되게 아기를 다그쳐요. 정해진 시간에 딴 짓 안하고 잘 먹지 않는다고 초등생 혼내듯이 계속 겁을 주며 훈계를 해요. 억지로 아기 입에 숟가락을 집어넣다가 막 소리를 지르고 째려보고 살짝 때릴 때도 있어요.

아기 키우는 일이 쉽지 않다는 걸 알지만 곁에서 보고 있기가 너무 괴롭고, 또 정도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어서 언니와 이 문제로 몇 번이나 언쟁을 했어요. 부모님도 언니와 같은 문제로 충돌하신 적이 많아요.

조카가 특별히 까다로운 아기는 아니에요. 밥 먹을 때만 아니면 울지도 않고 잘 웃고 잘 자고 사람들 좋아하고, 또 혼자서도 잘 노는 아주 사랑스러운 아기랍니다. 그렇다고 언니가 무식하거나 성격이 이상한 그런 사람도 아니고요. 신경질을 좀 낼 때가 있지만 현명하고 똑똑한 사람이고, 대인관계도 아주 원만한 편이에요. 또 형부나 사돈어르신들 모두 좋은 분들이셔서 시댁일로 스트레스 받을 일도 별로 없고요. 평소에는 정말 좋은 사람인데 아기 밥 먹일 때는 야수로 변하는 것 같아요. 아무리 옆에서 아기 정신건강에 좋지 않다고 얘기를 해도 그때뿐이고 일단 아기가 자기 의사대로 따라주지 않으면 이성을 잃은 것처럼 화를 내기 시작해요.

밥 먹이며 아기와 매일 전쟁을 치루는 게 흔한 일인가요? 언니가 아기를 너무 혼내서 아기가 오히려 밥 먹는 거에 대해 거부감을 갖게 될 수도 있을 것 같고, 또 엄마와 정상적인 애착관계를 형성할 수 없을 것 같아 걱정이 돼요. 

제가 지나친 걱정을 하는 걸까요?

IP : 121.161.xxx.104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인생의회전목마
    '12.6.4 11:40 PM (116.41.xxx.45)

    제 아이도 안먹는 아이라 무지 속썩고 혼도 냈는데요...
    그래도 돌 조금 지난 아이를 혼내는 건 영 아니네요..
    그러다 자존감 낮아지고 밥먹는걸 더 싫어하게 됩니다.
    언니께서 교육서 같은 보고 공부좀 하셔야 겠네요.

  • 2. 아이들은
    '12.6.4 11:45 PM (180.70.xxx.45)

    모두 다릅니다.
    어던아이는 돌 전이라도 이유식 죽 그런거 생락하고 밥 먹으려하고, 어떤아이는 마시는 거 외엔 입에 넣으려고도 하지 않죠..
    저희 큰아이는 밥달란 말을 여섯 살때 했습니다. 작은녀석은 상만 차리면 딱 자리 차지하고 앉아서 한그릇 받았죠. 젓가락질 흉내도 내고(돌 전에요..ㅋㅋ)
    큰놈 지금 스무살, 밥 잘 먹습니다. 입맛도 토종입니다.
    먹는 걸 가르치는 것도 여유를 갖고 천천히 하는 게 좋다는 생각입니다.
    때가 되면 다 먹습니다.
    야단치면서 다그칠 일은 아닙니다.

  • 3. 저..
    '12.6.4 11:48 PM (121.147.xxx.42)

    아이 둘 키워본 엄마 입장에서 보자면 원글님 언니분 .. 이해가 가는데요.
    이유식 안먹는다고 혼내는게 너무하다고 하셔서 아주 어린 애긴 줄 알았더니 돌 지났다구요.
    그렇다면 조카가 6개월에 이유식을 시작했다고 치면 언니분은 거의 반년 넘게 아기 잘 먹이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었던거네요. 아기가 늘 입을 쫙쫙 아가새 처럼 벌려 잘 받아먹지도 않았을테구요.
    아기가 한번씩 이유식 거부하고 잘 안먹고, 그 사이에 몸무게 재봤더니 몸무게도 더디 늘고..
    그러는 동안에 남편분이나 다른 누군가가 애기 잘 먹게 도와주거나 거들어 주지도 않았을테고.

    아기가 잘 안먹으면 엄마 속이 타들어가요.
    아기도 물론 사람이니 먹기 싫을 때도 있고 다른게 더 재미있을 때도 있겠죠.
    하지만 이 한 끼니 잘 못 먹이고, 애기 덜 먹이면 행여 나중에 덜 자라진 않을까
    그 와중에 애기가 한번씩 아프기라도 하면 내가 잘 못 챙겨 먹여서 아픈건 아닐까..
    오만 생각 다 들고 심정적으로 복잡해 지기 시작하는게 딱 이유식 먹이기 시작하면서부터에요.

    다음에 또 언니분이 조카 혼내고 그러시면요,
    언니 그러지 말라 언쟁하지 마시구요 옆에서 애기 잘 먹게 도와주세요.
    아주 입 짧은 애기 아니면 입 한번씩 벌릴 때 마다 밥 넣어주면 꼴딱꼴딱 얼마나 맛있게 먹는다구요.
    그 모습이 오지고 예뻐서 엄마는 너무너무너무 좋았다가 또 애기가 고개 한번씩 절레절레 하면
    그 모습에 좌절하고 슬퍼지고 온갖 자괴감까지 들게 되는게 엄마거든요.

  • 4. 오잉
    '12.6.5 12:45 AM (175.116.xxx.107)

    언니가 잘못하고는있지만 왠지 이해는가네요.. 엄마들마다 어떤부분에있어서는 예민해지는구석이있는것같아요.. 언니분은그게 밥먹이는데서 나오는거구요.. 그렇게혼낼일은 아닌데 나도모르게 내감정을컨트롤못하고 계속화를돋우게되는순간이요.. 저도 그러는적이많아서 항상반성하고 이러지말자..참자..하지만 그게맘대로안돼네요 ㅠㅠ

  • 5. .....
    '12.6.5 12:50 AM (116.126.xxx.116)

    저도 평소 뭔가 계획대로 안되면 울컥해서 언니 심정 이해되요.
    특히 잘차렸을때 안먹으면 더 열받아 하진 않는지?
    거기다 아기때 잘먹어야된다는 거 강박적으로 생각하잖아요.

    근데 안먹는거는 혼내도 안먹드라고요. 그러다가 잘먹을때도 있고.
    두돌 지나니까. 이젠 제가 좀 나아졌는데
    원글님 언니는 아직 힘든중인듯합니다.

    아이의 개인차가 있어서
    먹이고 싶어도 안먹을수도 있고
    가르치고 싶어도 안받아들일수도 있고
    그게 엄마의 잘못은 아니라는것을 언니에게 알려주세요.
    그럼 언니도 좀더 아이를 편하게 대해주지 않을까요?

  • 6.
    '12.6.5 1:00 AM (175.206.xxx.21)

    에고. 언니도 첨부터 애를 때리면서 먹이진 않았을 거예요.
    물론 잘하고 있다는 이야긴 아니에요.

    음. 울 애기는 보통 잘 먹는편인데요, 가끔 그냥 안 먹겠다 할 때가 있어요.
    보면, 이제 간을 해줘야 할 시기인데 계속 무염식으로 먹였던 시기..전
    아기가 토피가 있어서간을 되도록 늦게 해줄려고 했거든요.
    돌지나고 14개월까지?도 간을 안 해줬어요.
    그러다 주변 어른들이 가끔 거들어주는 반찬은 간이 되었으니 그걸 맛보고는 제가 해준 밥을 안먹더라구요.
    그래서 그후론 간을 해주었지요..

    이유식 안 먹는 아기들 중엔 정말 그냥 맛없어서 안 먹는 아기들도 있답니다. ^^;;
    돌 지난 아기라면 식생활의 다양화를 꾀해보는 게 어덜까요?
    아기들이라지만, 고기를 잘 빚어서 경단. 탕수육 비슷하게 튀김은 아니더라도, 쪄주면 되구요.
    국수도 줘보시고, 울애긴 밀 알러지 땜에 못먹었지만요..
    하여간 새로운 걸 주면 잘 먹더라구요. 참. 직접 손으로 먹게 하는 연습도 하실 시기에요.

    아이의 발달 단계를 외면하고 (잘 감지하지 못하고) 엄마 마음에 계속 관성처럼 하게 되면
    아이는 어느 순간 성장해 버리는 경우가 있더라구요.
    전아직 ㅇ경험이 일천한. 17개월 엄마인데도..^^;; 가끔 느껴요.

    마더고양이인가 블로거분이 쓴 아이가 잘 먹는 이유식은 따로 있다..이런 제목의 이유식 책이 있어요.
    검색해도 레시피는 많이 나오는데, 그래도 책을 보면 정리돼있어서 좋더라구요.
    한번 이모가 책을 사서 거기 나오는 후기 이유식을 맛나보이는 거 넘 많은데..만들어봐주세요 ^^

    전 친정 가면 좋았던 게 엄마가 이유식을 만들어줘서, 하루 한 끼 만드는 것만 해방되어도 넘 좋더라구요.
    언니도 힘들 거예요. 비난보단. 우회로를 만들어주세요.

    암튼..중언부언..인데..정리하면 새로운 음식/재료/간을 시도한다.입니다 ^^

    참 그리고 울 아이는 입을 꼭 다물고 도리질치다가도
    뭔가 다른 재미있는 것, 새로운 것 을 보여주면 그거 쳐다보거나 작동해보느라 입을 기냥 벌려주더라구요.
    밥 먹일 때 정신 빼놓을 것들을 준비해보세요 장난감 같은거.. ^^

  • 7. 행복은여기에
    '12.6.5 8:28 AM (211.60.xxx.131)

    보기 괴로우시죠 ㅜ
    저도 윗님의견에 동감동감!!
    현명하신 분이세요
    때리면 안되지만 저도모르게 그러는 걸거에요
    잘 먹여야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다른사람들 다 보는걸 못보는거죠 ㅜ
    전 아기가 도리질하고 수저 휙 내칠때
    장난감도 주고 의자에서 내려주고 좋아하는 과자도 쥐여주고 그래요 ㅎㅎ 그러면 또 몇숟갈 먹고먹고.
    잘 통하는 비법을 공개함다.기름안바른 생 김 구워서 찢어서 상에 놔주면 오물오물 그거 먹고 입 벌린 틈에 밥 밀어넣기!!
    암튼 옆에서 거들어주세요
    아기가 뭔 죄랍니까
    남들보다 미각이 발달한걸수도 있고 촉각이 예민한걸수도 있는데 그걸로 혼나면 진짜 인생 억울하죠잉

  • 8. 아이의덕목
    '12.6.5 9:27 AM (58.143.xxx.103)

    잘자고 잘싸고 잘먹는거에용
    근데 안먹음 정말 엄마입장에선 좌절이죠.
    다음엔 언니대신먹여보세요.
    아마 애두 더잘먹고 언니도 좀 편할거에요.

    제가 해보니 젤힘든건 밥먹이는거에요.
    지금도 밥먹이는게 힘들어요.ㅠㅠ

  • 9. 언니 잘못이에요
    '12.6.5 11:32 AM (119.150.xxx.52)

    동생분이 똑똑하시네요,,돌 지난 아이한테 화 낸다고 안 먹던 아이가 먹을까요??
    어른인 나한테도 안 먹는다고 누가 화내면 오히려 더 안 먹겠네요 ㅜㅜ

    오히려 거부 반응만 생기고,,안 먹는다고 할 때엔 몇 번 시도해보다 그냥 치우는게 나아요,,언니가 다른 건 괜찮은데 유독 아이의 먹는것에 화낸다면 언니분이 음식과 관련해서 무언가 있는게 아닌지,,,언니가 자주 아프다거나
    아님 많이 마른 체형이거나,,,
    아이를 많이 놀리시고 과자나 음료수는 줄이시고 그러면 아이도 배가 고파서 먹을때 먹게 될 꺼에요
    아이가 자주 아프다거나 해서 언니가 걱정되서 먹는거에 집착하는게 아니라면,,엄마가 아이의 먹는거에 스트레스받아서 자꾸 화내면 오히려 아이도 먹는것에 거부반응만 일으키고 그게 커서도 계속될 수 도 있어요
    저희 첫애가 진짜 안 먹었는데요,,어렸을때 먹는 음식이 중요하지만 넘 그렇게 스트레스 받으면서 먹일려고 하는것보담 차라리 먹이지 말고 엄마와 아이와의 사이가 좋은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31104 이촌동 팥빙수집앞에서 최화정, 윤여정씨 봤어요 3 .. 2012/07/23 10,886
131103 카톡 동영상? 1 착한이들 2012/07/23 940
131102 너무너무 습하고 공기가 답답해요 2 답답답답 2012/07/23 1,049
131101 딸 선호하는 세상 67 ㅇㅇ 2012/07/23 13,731
131100 이 외로움을 어찌 극복해야하죠 16 이젠 한계 2012/07/23 5,215
131099 베란다 창틀 실리콘 공사 다시 하신분 계세요? 6 tlfflz.. 2012/07/23 2,886
131098 이메일로 영화표나 그외선물 보낼수 있는것 있나요 2 쿠폰번호 2012/07/23 597
131097 여주에서 4살 여아 성폭행한 50대 영장 4 참맛 2012/07/23 2,223
131096 혹시 경포대에 라카이샌드다녀오신분계신가요? ... 2012/07/23 914
131095 갤럭시 s2쓰시는분. 충전할때 문의드립니다. 2 휴대폰문의 2012/07/23 876
131094 올레길 살인사건 용의자 잡혔네요 12 토스트 2012/07/23 8,318
131093 3억 5천 이하로 구할 수 있는 서울, 수도권 아파트 16 집고민 2012/07/23 3,916
131092 서천석(소아정신과 의사)샘의 '아이 자존감의 비밀'영상입니다. 209 .. 2012/07/23 19,895
131091 파는 샌드위치에 들어가는 햄.. 4 2012/07/23 2,292
131090 한두달만 계약 가능한 원룸도 있나요? 11 거짓말 2012/07/23 2,773
131089 초등생 친구들 오면 뭐하고 노나요?... 4 놀이거리 2012/07/23 1,152
131088 70대 멋장이 할머니 배낭 추천해주세요 1 건강최고 2012/07/23 1,636
131087 청소기 없이 청소하시는 분 계시나요 8 고장난 청소.. 2012/07/23 3,571
131086 아이허브 샴푸바로 세안용으로 쓰니 좋네요 4 ㅍㅍ 2012/07/23 2,998
131085 가방 바닥? 가방 심지?? 어디서 구할 수 있나요? 11 구하고 싶어.. 2012/07/23 7,534
131084 보신탕 재료로 쓰일 살아있는 개를 여객선에 버젓이 나르는 여객선.. 4 --- 2012/07/23 1,400
131083 피부과진료보러 생전처음 대학병원왔는데요~ 아흑진짜ㅠㅠ.. 2012/07/23 861
131082 남편의 사소한 거짓말 5 거짓말 2012/07/23 3,181
131081 요즘 횸쇼핑 노와이어브라 편한가요? 2 홈쇼핑 2012/07/23 3,167
131080 피부과에서 주는 약중에.. 6 스노피 2012/07/23 1,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