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아닌데 사정상 이사 와 딸이랑 둘이 살던 적이 있었어요.
보통은 도우미 아주머니께서 상가 2층 세탁소에 드라이클리닝 할 거 맡기시는데
제가 빼놓은 트렌치코트가 하나 있었고 2층까지 가기 귀찮아
아침에 세탁~ 세탁~ 하고 다니는 상가 지하 세탁소에 맡겼어요.
트렌치코트를 찾아왔는데 보니까 손목 부분에 끈이 없어진 거예요. 비닐을 벗긴 상태도 아니였어요.
아저씨한테 가서 끈을 빼놓으신거 같다고 하니까 아니라고 펄펄 뛰면서 집에 가서 확인하자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쫌 띨띨했죠) 집까지 왔어요.
제가 비밀번호 (그때는 4자리였음) 누르는거 뒤에서 지켜봤구요.
현관까지 들어와 기다렸고 (그때 현관에 남자 신발 없는 거 확인했겠죠)
제가 방에서 트렌치코트 가져와 보여주고 봐라, 비닐도 안 벗겼다, 없다, 했더니만
자기는 모른다, 없다 우기고 갔어요. 그러면서 비릿하게 웃는게 정말 기분 나빴어요.
제가 혹시 실수했나 싶어 도우미 아주머니에게 물어봤는데도 모른다 하셨고...
암튼 그냥 없는셈 치자, 하고 지나갔는데...
어느날 딸하고 둘이 외출하고 돌아왔는데 손님방 침대 위에 트렌치코트 끈이 얌전히 놓여 있는 거예요.
아주머니가 찾아서 올려놨나? 하고 전화해 물어봤더니 아니래요.
아우, 어찌나 소름이 쫙 끼치던지.
그 세탁소 아저씨 그 이후에도 저만 보면 비릿하게 웃고 지나갔거든요.
엘리베이터에 둘이 탄 적 있었는데 이상하게 웃더라구요.
그날 너무 소름끼쳐서 현관 비밀번호 바꾸고
남동생 불러 살았어요.
지금도 아주 불쾌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