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놀이터에서 이런 경우 어떻게 하세요?

음.. 조회수 : 1,971
작성일 : 2012-06-02 13:52:09

오전에 네살, 두살 딸래미들 데리고 아파트 놀이터에 잠깐 갔다 왔어요.

토요일 오전이라 한산한 놀이터에 마침 큰애 어린이집 보내기 전에는

자주 산책길에 만나곤 했던 아이가 할머니랑 같이 놀러왔더라구요.

저희 애도, 그 애도 올 봄부터 어린이집에 다니게 되서 통 만날 일이 없었거든요.

아이 할머니가 반갑기도 하고 또래 아이가 있으니 좋았는데.. 음.. 좋은건 저만 좋았는지

 

1. 저희 큰애가 대뜸 그애한테 너 미워! 미워! 미워! 계속 그러는거에요.

2. 그런데 이번엔 그 아이가 어디서 주워왔는지 꽤 튼실한 나뭇가지를 들고 있으니 저희 애가 괜히 건드려요.

 

건드리면서 거의 뺏으려고 해서 제가 저 뒤에 가면 있을지도 몰라.. 해서 놀이터 뒤로 가니 정말 더 좋은;; 가지가 있어서

저희 애가 그걸 찾아 들고와서 의기양양 해 있는데 이번엔 또 역시 오랜만에 보는 다른 애와 그 할머니가 오시네요.

저희 아파트가 유난히 할머니가 봐 주시는 또래 애들이 많은데.. 우연찮게 또 대부분 올해 봄부터 어린이집에 보내서

그 아이도 지난 초겨울에 보고 오늘 처음 보는거에요. 반가웠죠.

 

3. 아 글쎄 그런데 또 저희 큰애가 너 미워! 하면서 의기양양 들고 있던 나뭇가지로 그 애를 때리는거에요!

4. 그러면 같이 못 노니 집에 가야겠다 가자_ 하니까 이번엔 아주 징징징 울상이죠.

 

더 있어봤자 애들끼리 더 시끄럽게 싸울까봐 집에 가서 아이스크림 먹자고 꼬셔서 겨우 집에 왔어요.

 

1-4의 경우 저희 아이가 잘못한거 맞지요. 그래서 바로 그 자리에서 저는 저희 큰애에게

 

1. 오랜만에 봤는데 왜 밉다그래. 반가워~ 해야지!

2. 다른 친구 물건 막 손대고 뺏으면 안되는거야!

3. 왜 동생을 때리니 (그 애는 한살 더 어린 세살이에요) 미안하다고 해!

4. 그럼 너 혼자 있을래? 엄마는 애기 데리고 집에 갈거야!

 

이렇게 혼을 냈어요. 아이 마음을 읽어주자면 엄마나 그 할머니랑 애 만나서 반갑지

자기는 오랜만에 봐서 낯선 사람들인데 같이 놀기 싫었을테고 다른 애가 좋은 나뭇가지를 들고 있으니 갖고 싶었을테고

역시 또 엄마만 반갑고 자기는 안반가운 다른 애가 또 왔고.. 간만에 놀이터에 왔으니 더 놀고 싶었을테고.. 그랬겠죠.

 

그런데 저는 그 상황에서 차근차근 조곤조곤 설명하면선 달래지 못하겠는거에요.

일단 저희 애가 흥분한 상태라서 제가 조용히 얘기한다고 듣지도 않을테고

둘째가 이제 막 걸음마 하는 중이라 넘어지지 않는지, 너무 멀리 가지 않는지 계속 봐야 했으니까요.

그리고 동네 할머니들 만나면 제가 더 어린 사람이니 자세가 낮춰지기도 하구요.

그래서 아이에게 너는 이러저러하구나 하지만 그러면 안되는거 알지? 하면서 달래지 못했죠.

 

집에 와서 씻기면서 그러면 안되는거야, 친구들과 같이 놀 수 없어, 엄마 딸이 그런 미운 짓 해서 슬프다..

뭐 이랬더니 큰애가 혼자 뒹굴다가 저한테 와서 엄마 미안해요_ 그러는걸로 일단락 났지요.

그러면서 밥 차려 같이 먹이고 먹고 하는데 저 어린 시절이 생각나는거에요.

저희 엄마가 그러셨어요. 밖에서 제 편 들어주거나 우리 딸 최고최고 그러시는 분이 아니셨어요.

그게 저는 참 서운했었는데 제가 딱 제 어린시절의 저희 엄마처럼 그러는거에요.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내가 무슨 잘못을 했을테니 혼을 내셨을테고 그랬겠지만

엄마가 한번이라도 내 잘못은 그냥 생각치 않고 내 편 들어주기를 바랬었는데..

 

제가 그 모습으로 제 아이를 키우고 있는거였죠..

아까도 그냥 혼내지 말고 그냥 둘걸 그랬나요. 정말 뺏은 것도 아니었고 세게 때린 것도 아니었는데.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한번쯤은 그냥 내 새끼가 최고야 제일 예뻐_ 하면서 진상 엄마가 되어보는게

어쩌면 아이에게 뭔가 다른 차원의 만족감과 위안을 주는거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저는 너무 교과서적이고 다른 사람을 의식하는 성격이라서 절대로 그렇게 하지는 못할텐데

제 이런 성격때문에 저희 애들은 또 아이들만의 생각으로 이 유년기에 상처를 받는거 아닐까 싶어요.

 

참 힘든일이에요.. 육아는..

IP : 121.147.xxx.42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냥
    '12.6.2 2:09 PM (211.108.xxx.154)

    하던데로 하셔요
    그럼 앞으로 세게 때릴때나 혼내실건가요?
    그러다 안하무인 왕싸가지 자식으로 크면
    그땐 어찌하실건가요? 감쌀때가 따로있지요

  • 2. 근데요
    '12.6.2 2:49 PM (110.35.xxx.214)

    상대가 나에게 해코지하는 상황도 아닌데 먼저 공격적인 말고 행동을 하는데
    그건 고쳐줘야하는거 아닐까요?
    아이가 낯설다고 남에게 공격적인 언사와 행동을 하는게 당연한건 아니에요

    무조건 혼을 내시라는건 아니지만 지금은 감싸줘야할 상황이 아니라
    왜 그런 말과 행동을 하는지 아이의 감정을 알아보시고 고칠건 고쳐주고 안아줄건 안아주셔야하지 않을까요
    제가 만약 원글님의 아이에게 맞는 아이의 엄마였다면 원글님과 아이를 보면
    무조건 피하고 싶을거 같아요
    무턱대고 싫다고 말하고 나뭇가지로 때리는 아이는 제 아이와 놀게해주고 싶지 않아요

  • 3. 착각
    '12.6.2 3:10 PM (175.112.xxx.104)

    그상황에선 원글님처럼 행동해야죠.
    그럴때 오냐오냐 하면 아이는 안하무인으로 자랄지도 몰라요.
    원글님이 말한 내편은 그런게 아니예요.

  • 4. .....
    '12.6.2 3:12 PM (121.169.xxx.78)

    아이 감정을 읽어주는것, 아이를 전폭지지해주는것, 아이에게 도덕과 규칙을 가르치는건 각각 별개의 문제인데 왜 연관 지으시나요?
    어쨌든 다른 사람에게 신체적 감정적 피해른 입히면 안되는건 가장 기본적인거 아닌가요?

  • 5. 정말
    '12.6.2 3:38 PM (39.120.xxx.78)

    정말...말씀하신대로 진상엄마네요.
    정말 모르셔서 여쭤보시는건가요? 제기준에도 이유없이 미워미워 소리하며
    남의 물건 빼앗으려는 아이도 싫지만 그걸 방관하거나 마음읽어주기 따위 하는엄마 너무 싫을것같아요.
    교과서적인게 아니라 그럴땐 혼내는게 답이에요. 그럴때 아이편을 들어줄걸 그랬을까라니요?
    그럼 잘때렸다고 칭찬이라도 해주시게요??
    정말 이상한 엄마세요. 육아가 힘든게 아니라 엄마성격이 힘든성격같네요ㅡㅡ;;

  • 6. ...
    '12.6.2 4:11 PM (58.143.xxx.104)

    제가 생각하기에는 그런 경우
    바로 격리시켜야 할 것 같아요.
    예를 들어 큰 마트에서도 아이가 떼를 쓰기 시작하면 바로 데리고 화장실로 들어가서 야단치든지 타이르든지 하고 아예 마트에서 나와버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하잖아요.
    사이에 비는 시간이라고 해도 아이가 다른 아이에게 해꼬지하고 못되게 굴면 바로 작은 아이랑 큰 아이랑 데리고 집으로 들어가 앞으로 그런 행동을 하면 노는 것 끝이다, 라는 굳은 자세를 보여주셔야 할 것 같아요.
    아이 감정도 중요하지만 안되는 일에는 안된다고 해야 아이가 더 편안함을 느껴요.

  • 7. 진상이네..
    '12.6.2 4:16 PM (222.101.xxx.158)

    제게 안 때리면 때려도 되나요?
    정말 천지분간 못하는 애도 아니고 저라도 님네 갇은 애와는 못놀게 하겠네요.
    왜요? 그자리서 잘했다고 칭찬해주고 안아 주지 그랬어요?
    그 할머니 좋은 분인 줄 아세요.
    막가는 할머니었음 님네 아이 혼줄이 났을겁니다.

  • 8. ...
    '12.6.2 4:27 PM (121.164.xxx.120)

    놀이터에 가면 원글님 아이같은 애들이 한두명 있어요
    솔직히 말하면 애가 왜그러는지 모르겠어요
    막말로 가정교육을 어떻게 받았길래
    막대기로 다른아이를 때리고 너 밉다고 그러는지...
    원글님 평소 행동을 한번 뒤돌아보세요
    뭔가가 문제가 있기 때문에 애가 그런 행동을 보이는걸거예요

  • 9. ...
    '12.6.2 4:37 PM (124.5.xxx.184)

    어디 하나 감쌀데가 없는 아이의 행동을 두고 그런 걱정하실 필요 없을것 같아요 저는 원글님의 처신이 맞는것같은데요? 아이들은 나중에 혼내면 잘 모른다면서요 까먹어서 그러니까 그자리에서 그때그때 제지해주셔야죠

  • 10. ㅇㅇ
    '12.6.2 5:27 PM (211.237.xxx.51)

    애들 노는거 보면요
    정말 신기할정도로 부모와 닮아있습니다.
    집에서 어떤 언어를 쓰시는지
    남편분과 원글님은 어떤 사이로 지내는지
    원글님과 아이들은 어떤 모녀관계인지 잘 살펴보세요.
    어린아이의 언어는 100% 양육자의 언어입니다.

  • 11. 싫다시러..
    '12.6.3 12:42 AM (218.154.xxx.245)

    어째서 원글님 큰아이는 그런 못된행동을 하는거예요
    아.. 정말 싫다.

  • 12. ㅁㅁㅁㅁㅁ
    '12.6.3 11:47 AM (218.52.xxx.33)

    제가 생각하기에는 그런 경우
    바로 격리시켜야 할 것 같아요22222
    마음읽기에 너무 빠지지 마세요.
    원래 마음읽기 + 행동 제지가 한 세트인데,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는 마음 읽기만 강조돼서 그것도 7-8년 되어가니까 (정확한 년수는 기억 안나지만.. ) 이제는 너무 마음만 읽어줘서 망친 아이들이 상담실에 많이 온다고
    육아방송에서 얘기했어요.
    나뭇가지 들고 있는건 누굴 세게 때리든 안때리든, 놀이터에서 나뭇가지 들고 있는 자체가 용납이 안되는거예요. 바로 뺏어야 하는거예요.
    님 아이가 만나자마자 '미워 미워' 라고 했는데, 그 대상이 눈 앞에 있는데 밉다는 마음이 갑자기 훅 올라와서 눈이라도 찌르면 그 다음에는 어떻게 수습하려고요. 미연에 방지 해야 하는거지요.
    나쁜 행동 하면 고상한척 마음 읽기 하지 말고, 바로바로 행동 제지 하세요.
    억울한 일이 있을 때 마음 읽기 제대로 해주시고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36364 저녁바람이 엄청 시원해졋네요 6 // 2012/08/06 1,642
136363 지금 이시간 그사람이 너무 그리워요... 5 그리움 2012/08/06 2,374
136362 보온병에 찬물넣어 껴앉고있어요 oh219 2012/08/06 928
136361 양학선 선수 자꾸 금메달 금메달.. 하니.. 14 에구 2012/08/06 4,225
136360 쫀득쫀득한 보쌈의 비법 공유해주세요! 7 쫀득 2012/08/06 3,025
136359 아파트 ...담배연기가 나는데 도대체 어느집인지 모르겠네요 1 환장 2012/08/06 2,129
136358 항공대 3 whale 2012/08/06 2,021
136357 집에오자마자 겜하는 남편 8 jan 2012/08/06 1,925
136356 좀있다 양학선 선수 체조 봐야겠어요 체조 2012/08/06 916
136355 김혜경 선생님 천사들이 신문에 나왔네요!! 6 좋은 일 2012/08/06 4,174
136354 대만은 컴퓨터업계에서 굉장히 중요한 나라에요. 30 대만 2012/08/06 3,193
136353 지역마다 아이스크림 할인율은요? 8 거품 2012/08/06 1,092
136352 아이돌들은 대학도 참 쉽게 가네요. 4 .. 2012/08/06 1,046
136351 독도가일본에? 1 ..... 2012/08/06 377
136350 유리컵 깼는데 발바닥이 따끔거려요.. 1 ... 2012/08/06 1,042
136349 해운대 연인들 2 ... 2012/08/06 2,128
136348 중고명품 사고 팔때...어디 가장 많이 이용하시나요? 1 ? 2012/08/06 1,616
136347 연예인들은 성격좋은사람이 그렇게 없을까요? 8 ... 2012/08/06 4,355
136346 싱크대물이 안내려가요 ㅠㅠ 5 ㅜㅜ 2012/08/06 1,669
136345 손연재 선수 팬질이나 한번 시작해볼까요..ㅎㅎㅎㅎㅎ 39 태연 2012/08/06 4,165
136344 이런 감정은 뭘까요? 1 .. 2012/08/06 688
136343 날씨는 넘 덥고~샤워는 두세번씩 했었는데요~~** 6 와미치겠네요.. 2012/08/06 1,492
136342 소녀시대 태연에게 실망해서.. 뒷북인가요? 46 태연 2012/08/06 33,265
136341 아이스크림 투게더 동네마다 얼마? 12 넘해 2012/08/06 1,893
136340 차라리 나를 죽여라..................... 9 영혼이 빠져.. 2012/08/06 3,7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