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일반인의 생각으로는 천하에 못배워먹은 개자식으로 생각하겠지만
돈의맛 영화에 나오는 부자지간보니 그럴수도 있더군요.
그집안에 장가온 아버지니까요.
가난한데 학벌이 좋아서 부잣집 재벌딸과 결혼해서 돈은 원없이 쓰고 살았지만
하는 일이란게 그집안 부를 위한 더러운 돈로비 같은 일이고.
아이들도 힘의 관계, 서열을 누구보다 눈치껏 잘 안다잖아요.
기존 부자지간 관념에 젖어있다 이 영화를 보니 새삼, 관념이란것도 아무것도 아니더라고요.
아버지가 자기도 얼마안있으면 기저귀 찬다고 남은 인생 이제 행복하게 살고싶다며 떠난다고 선언하자
그 아들의 반응이 인상적이더군요.
아버지가 방을 떠나자마자, 엄마, 그럼 이제껏 아버지가 해오던 일은 누가 하죠?
할아버지-엄마-아들, 이 셋은 정말 대을 이어 똑같은 사고방식을 잘 물려주고 물려받았더군요.
중요한건 자신의 부를 지키는것.
그를 위해 그집안의 마름처럼 돈로비해오던 아버지,
학벌높고 겉으로 폼나는 아버지가 떠난다니 아들 입장에서
아버지의 부재가 가져올 가장 큰 문제가 그런거였죠.
아버지와 이별하는데 차에 짐 다 싣고 떠나는 아버지를 2층 창문으로 엄마와 내려다보기만 하는 아들
나중에 백여사가 남편의 돈줄을 끊고, 돈의 힘으로 출국정지까지 시키고 옴쭉달싹을 못하게하자
아버지가 그 가족앞에 나타나서 인생 그렇게 살지 말라고 한마디하고 떠나니
아들이 엄마한테 하는 말이 걸작입니다.
아버지 저대로 내버려둬도 괜찮을까요.
그집안의 온갖 비리를 다 아는 아버지를 그냥 내버려둬도 괜찮을까 우려하는 아들,
이쯤되면 부자지간은 그냥 생물학적으로 정자 하나 받았을 뿐이고,
자신의 부를 위해 저 마름같은 아버지를 어떻게 처리해야하나를 고민하는 아들
부계사회의 허울을 한순간에 날려버리더군요.
부계사회에서 어머니란 존재는 그래도 자기를 그 몸에서 낳고 클때까지 품고 키워주는 존재라
아무리 부계사회라도 엄마의 존재감은 있는데,
음,
모계사회에서 아버지의 존재는 다르죠. 아예 아버지가 누군지 모를 수도 있고,
누군지 궁금해하지도 않고
중국 오지마을의 모계사회처럼 알아도 그냥 애키우는데 협조나 할 존재죠.
현재의 부자지간이란 관념은 이 사회가 부계사회니까 그런 관념도 있는거더라고요.
영화에서처럼 집안의 재산이 모계쪽에 있으면 아버지 알기를 그냥 집안의 마름쯤으로 알더군요. 흠.
차원이 다른 사람들의 얘기,
군데군데 생각할 꺼리가 많은 영화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