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전 일인데요. 강아지 산책 시키러 아파트 단지에 나갔어요.
천천히 걸어가고 있는데 갑자기 저쪽에서 개가 한마리 마구 뛰어오더니
개 주인이 "XX야! 야 이리와! 이리오라고! 맞을래!!" 해가며 쫓아오는데
개가 안 가고 저희 개 주변을 막 돌면서 계속 냄새를 맡더라고요.
저야 뭐 그냥 개들끼리 노는 거겠거니 하고 보고 있는데
개 주인이 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화를 내면서 오더니 저보고 개 데리고 저리 가시래요.
그래서 승질이 나쁜가보다, 하고 뒤돌아가려는데 순간 두 개가 엉키더니 막 서로 물어 뜯는거예요.
제가 막 놀래서 두 개를 떼어놓느라고 손바닥으로 둘이 엉킨 걸 막 때렸는데
그 개 궁둥이에 두 번 정도 맞았어요.
그랬더니 그 아저씨가 갑자기 "남의 개를 왜 때려!" 하면서 소리를 버럭 지르더니
제 팔을 두 번 손바닥으로 때리는 거예요.
제가 너무 황당해가지고, 아저씨, 개가 물잖아요. 그랬더니
"그 집 개가 먼저 물었잖아!" 그러면서 저보고 막 소리소리를 질러요.
어느 집 개가 먼저 물었는지는 모르겠어요. 다만 저희 개는 생전 다른 집 개 물거나 먼저 달겨들고 하는 일이 없거든요.
그래서 '저희 개는 가만있었는데 그 개가 먼저 와서 그러지 않았냐'고,
그러게 개 간수를 똑바로 해야지 왜 줄을 안 묶어서 풀어놓냐고 저도 소리를 질렀어요.
그랬더니 저보고 "싸가지 없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거예요. (저희 아버지뻘)
그래서 아저씨 미쳤냐고, 어따대고 욕을 하고 대낮에 사람을 치시냐고,
아저씨 신고 당하고 싶으세요?? 하니까
신고해 신고해!! 하면서
나 원래 미쳤어! 나 병원 다녀! 그 소리를 여러번 계속 하면서
뻘쭘하니까 자기 있던 자리로 돌아가면서 계속 큰소리더라고요.
그러고보니까 저희 아버지가 며칠전에 '집 앞 가게에 개 한마리가 새로 왔다더라'고 말한 거랑
크기나 종류가 비슷해보이는데, 제가 평소 상가분들 얼굴을 잘 안보고 다녀서 무슨 가게 하는 분인진 모르겠고요.
암튼 끝까지 잘했다고 뻗대길래 저도 뒤에다 대고 "어디다대고 사람을 쳐! 미쳤나봐!" 소리소리 지르고 있었어요.
아저씨 가고나서 전 저희 개 다친데 없냐 여기저기 살피고 있는데 그 아저씨 일행(?)인지 누군지 다른 아저씨가 오더니
개 물렸냐고, 다쳤냐고 묻더라고요. 그래서 그렇진 않다고 대답하고
저 아저씨 여기서 장사하는분이냐고 여쭤보니 아뇨, 하던데 뭐 진짠지 거짓말인진 모르겠네요.
암튼 산책 마저 하고 돌아오면서 보니까 어딜 간 건지 숨은 건지 아저씨 안 보이던데.
신고를 할까요 말까요?
세게 치거나 아프진 않았어요. 화가 날 뿐 -_-
동네 사람일지 모르겠는데 이런 걸로 신고하면 너무 야박한가 싶기도 하고
아저씨가 너무 경우가 없고 저한테 욕한게 괘씸해가지고. 한번 혼내주고 싶기도 하고.
엄마한테 말씀드리니까 그냥 상종을 말래요.
집 코앞인데 창문에 돌이라도 떤지면 골치 아프다고.
어뜩할까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