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릴때부터 지금까지 주욱...
어린시절에는 책, 테이프 (음악, 영화)
결혼하고 내집이 생겨서도 책, CD,DVD 가 집에 많습니다.
어린시절 환경이 그랬는지 아니면 유전적으로 그런것들을 수집하는걸 좋아하는 성향인건지
엄청나게 많아서 깜짝 놀랄 수준은 아니지만
평균보다는 그런 것들이 좀 많은 편입니다.
그래서 그런가 학창시절부터 우리집에 오면 책 테이프 CD DVD 등을 빌려달라는 친구들이 참 많았어요.
그럴때 안된다고 할수도 없고 해서 많이 빌려줬었는데
제대로 돌려받은적이 몇번이나 될까 싶습니다.
(물론 꼬박꼬박 돌려주면서 우리집을 대여점처럼 이용했던 친구들도 있었습니다만)
그러다가 대학교때
제가 아꼈던 CD들을 쇼핑백으로 한가득 가져가놓고 입 싹 닦은 친구한테 한번 데이고 나서 ㅠ.ㅠ
(그것도 97~98년 당시 구하기 힘들어서 한장에 7~8만원짜리 J-pop CD들 위주로 커헉~ -0-;;;)
왠만하면 안빌려주려고 잘 돌려 말하고
거절하기 힘든 상황에서는 못받는다 생각하고 빌려줬습니다.
네.. 그리고 대부분 빌려주면 못받는 경우가 70% 이상. 흑.
그러다가
직장생활하고부터는 집으로 오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이것들을 떼이는 경험이 없어졌나 했는데
아이가 유치원 들어가고 아이 친구들이 집으로 놀러오게 되면서
한 친구와 그 엄마가 일주일에 한두번쯤 우리집에 오게 되었는데
그 엄마가 저희집을 샅샅이 살펴보더니
책 DVD 등을 빌려달라고 하기 시작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웃으면서 네..그러세요. 라고 반은 빈말로 했었지요.
친한사이도 아닌데 설마 진짜 빌려갈까 싶은 마음도 있었구요.
어느날은 진짜로 빌려달라면서 화보집들을 빌려달라고 합니다.
저랑 남편이 그림에 관심이 많아 집에 그림도 좀 있고 화보집들이 꽤 있는데
아시다시피 화보집은 그 가격이 상당합니다.
좋은 책은 10만원이 넘는것들도 있구요. 일단 구하기 힘든 책들이 많아요.
하필... 왜 화보집을? 하는 생각이 순간 들어서 당황했는데.. 거절할수도 없게 되어버려서
그러라고 했더니
정말 잔뜩 고르더군요.
그러면서 이렇게 많이 빌려도 되냐고 하길래.
돌려주시기만 하면 된다고 했지요.
어찌 알았는지 정말 귀하고 구하기 힘들거나 비싼 책들을 잘도 골라서 대여섯권 가져갔어요.
더 많이 골랐는데 무거워서 더 가져가지 못했던거예요.
그 책들도 무거워서 가져가는데 힘들었을겁니다.
그런데 책들을 빌려 간 이후 두달이 되어가는데 돌려줄 생각을 안하고
3주째 우리집에 오지도 않고 연락도 잘 안합니다.
문자해도 아주 한참 후에나 답이 오고 전화하면 잘 안받네요.
물론 책때문에 그러는건 아니겠지만...
돌려받으려면 제 입으로 "그 책 돌려주세요." 라고 말을 해야하나봅니다.
책 빌려간 사람들
순순히 자기 손으로 잘 봤다고 가져다 주는 사람을 잘 못봐서
이번에도 그런가 싶긴 하지만
이번에는... 워낙 고가의 책들이다보니 신경이 쓰이고. 심지어 기분이 나빠지려고 하네요.
일주일에 두번도 오던 사람이
갑자기 책 빌리고 난 후 슬슬 발을 끊는건... 설마 아니겠죠?
저번에 책 빌리면서 우리집에 있는 미드 DVD 시리즈들을 다 빌려달라고 했었는데
책을 돌려받더라도 그건 빌려주지 말아야겠어요.
뭐라고 변명을 해야하나..
일단 책을 뭐라고 하면서 돌려달라고 해야하나...
이런 고민하기 정말 짜증나요.
빌려준 사람이 더 전전긍긍해야하는 이... 현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