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니까 남편 일이랑 아주 직접적인 관련(도움을 주고받을...)이 있는건 아니고
저희 남편도 그렇고 이 여자분도 그렇고 서로 자기 직장에서 서로 딱가리 같은 위치에서 상사를 모시고 참가한 컨퍼런스였는데
그때 이 여자분과 일본 사람들 몇명, 저희 남편 해서 아시아 사람들끼리 저녁도 먹고 했었나봐요.
여자는 중국계 동남아사람이고요.
이 중국인은 매우 사교적인 성격이라
유머, 퀴즈 이런걸 메일링 리스트로 해서 사람들한테 보내고 가끔 메신저도 하고 연락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친구들이랑 서울에 온다고 연락이 와서
저희 집에 초대해서 저녁식사하고 저랑 아기랑 만나는 자리를 남편이 잡아도 되겠냐고 물어봤어요.
(친구들은 아니고 이 사람만)
저도 영어를 할 줄 알고 직장에선 늘 영어를 쓰고 있고 어차피 저녁식사라고 해도 남편의 계획은 코스트코 불고기+ 사온 김밥+ 사온 잡채 + 떡볶이+ 만두 + 과일 정도 대접할 생각이라 제 도움이 필요한 것도 아니긴 한데
저는 사실 좀 귀찮았고 왜 만나야 하나? 남편만 나가서 밖에서 저녁 먹고 헤어지면 안되나? 하는 생각이 들다가
아 그렇지만 토요일 저녁에 그래도 남녀가 유별한데 단둘이 만나서 저녁먹고
나는 집에서 애 보고 있는 시츄에이션도 아닌거 같기도 하고
여러가지로 좀 그랬어요.
그래도 약속은 약속이라 테이블세팅이랑 이것저것 도와주고
그 친구가 와서는 저는 사실 거의 애기 보고 있었고 나중에 과일 깎아주고 그냥 이런저런 얘기하고 했는데
좀 난감한 질문들이 많았어요.
이 집은 렌트냐 자가냐? 얼마냐? (서울 물가에 대해 알려고 하는거 같긴 했지만...)
대화도 겉돌고... (사실 몇년전 컨퍼런스에서 만난 젊은 미혼 외국인과 무슨 공통화제가 있겠어요)
그리고 문화 차이인지 초대받아 오면서 꽃 한송이도 없고.
자긴 한국음식 별로라고 하고ㅠ
그래도 다시 데려다 주라고 하고 좋게 웃으면서 다음에도 만나자고 하고 바이바이 했지만
저는 솔직히 다시 만날 이유도 모르겠고 그럴 시간과 정력이 있으면 제 친구들이나 초대하겠다고
그리고 어쨌든 외국인이라도 여잔데 둘이서만 계속 연락하고 만나는건 아닌거 같다고 했더니
남편은 아무 사이 아닌데 제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는거 같아요.
좀 폐쇄적인 성격이라고 생각하는듯??
제가 이상한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