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혼할게 아니라면 제가 마음을 다스리는 수 밖에 없겠죠..?

마음이지옥 조회수 : 1,849
작성일 : 2012-05-21 12:25:17

남편이 보름쯤 전에 술 마시고 사고를 쳤어요.

원래도 술주사가 심한 사람이라 거의 끊다시피 살다가

마음이 풀려 막걸리 두 대접 마시고 그 사단이 났네요.

 

동네 싸움도 나고 아직 어리지만 애들도 좀 놀랬고..

그런데 저는 제가 가장 중요한 사람인지.. 이번엔 제가 너무 마음을 다쳤어요.

저한테 남편이 못할 말을 했거든요. 이전에 술 마시고 저희 부모님을 욕되게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보다 더 마음이 아프고 속상하고 남편한테 화도 뭣도 아닌 지친 감정이 들고 그렇네요.

 

남편은 뭐.. 보통 그렇듯, 술 주사만 아니면 성실하고 능력 좋은 그런 사람이죠.

이번에도 술 깨고 미안하다 잘못했다 사과하고 나름대로 자숙의 기간을 가지고 있나봅니다.

시댁에서도 남편이 그러는거 잘 아셔서 시어머님은 뭐라 말씀 안하셔도 전후 사정을 다 알게 된

시누님이 저를 달래기도 하시고 미안하다 말씀도 하시고 다독이시네요.

그래봤자 팔이 안으로 굽긴 하겠지만 그간 남편의 주사에도 시어른들 생각해서 풀고 넘긴게 많아요.

 

이번엔.. 제 자존감이 와르르 무너져서..

술김이라곤 해도 아주 마음에 없던 소리는 아니겠지 싶은 생각이 계속 들고..

내 인생이 뭔가, 저 사람한테 나는 뭔가, 우리 사이는 어디서부터 꼬인건가.. 그렇네요.

 

보름 째 남편과는 말 한마디 안하고 있어요. 이젠 소리 지르고 화내고 싸우는 것도 아무 의미가 없는거 같아서.

화를 내고 성질을 부릴 그런 에너지도 남편에겐 쓰고 싶지 않은 그런 상태에요.

그런데 어제 저녁엔 남편이 평소처럼 저에게 말을 걸고 회사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하는데

정말 대꾸도 하기 싫고 남편을 보고 싶지도 않고.. 애들도 있는데 이러면 안되지 싶어서 건성으로 듣는 시늉만 했죠.

 

남편은 별 말 안해요. 말 꺼내봤자 제 말이 열배는 더 많이 나올걸 알테니까요.

이런식으로 아무 의미없는 정신적 에너지 소모가 계속 되고 있는데요.

 

애가 하나일 땐 이혼도 쉽게 생각했어요. 이젠 둘이되다 보니 그것도 쉽지 않구나 싶어요.

그렇다고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그렇게 살기는 아직은 제 마음이 너무 얼어서 . .

하지만 결국 이렇게 그냥 살거라면 제가 또 이번 일을 없었던 듯이 잊고 마음을 내려놔야 하는걸까요.

하루하루 밥을 먹고 물을 마시는것 조차 마음이 힘드니 너무 힘들고 지치네요.

IP : 121.147.xxx.17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ㄴㅁ
    '12.5.21 12:28 PM (211.238.xxx.37)

    그런 마음 다 담아서 남편한테
    편지 한번 써보는 건 어떨지..

  • 2. 저는 집요해서
    '12.5.21 12:41 PM (1.245.xxx.136)

    끝까지 추궁할 거에요

    무의식까지 추궁해 들어갈거에요 ㅎㅎ

    도대체 무슨 불만이 자리하고 있길래 그러는지


    아예 날잡고 둘이서만 집중 대화를 하세요. 족치며 몰아가지 말고

    들을 준비가 되어있다며 마음 놓고 말할 수 있게 멍석을 까는 거죠

    힘든 일이 있었냐며 살살 달래가면서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며 위장술도 쓰고 막

    속에 있는 거 다 박박 토해내도록


    제가 좀 끝장을 보는 성격이라서

    인간 심사 밑바닥까지 들여다봐야 직성이 풀려서요

    근데 그렇지 않으면 부부가 한 지붕 밑에 살아도 동상이몽으로 서로 무슨 꿍꿍이 속이 들었는지도 모르고 산다는 것인데 찜찜하잖아요

    님이 사과받고 위로받으려는 태도로 나가지 마시구요

    지랄을 부릴 때엔 자기도 상처를 받고 꽁하니 뭔가 안 좋은게 있다는 거니까


    먼저 접고 들어가서 생각을 안 뒤에 오해는 풀고 비논리적 생각을 하고 있으면 논리적으로 설득 시키세요

  • 3. 에휴~~
    '12.5.21 3:11 PM (110.47.xxx.79)

    저랑 거의 비슷한 입장이시네요.
    저흰 주말부부인데 정말 안보고싶어요.
    그러다가 안스럽기도 하고,
    하지만 정말 술생각만하면 끔찍스러울정도거든요.
    제마음도 갈팡질팡....그냥 원글님의 심정이 백프로 공감되서 써봐요.
    답이 없는것같아요.
    끝없는 되풀이일거라고 생각하면 정말 딱 죽고싶거든요.

  • 4. 인생이 허무 그자체
    '12.5.21 8:50 PM (116.34.xxx.145)

    잠시 반성일뿐 그버릇 못 고치네요
    아이들 어릴때 고민 많이 했습니다
    술주정뱅 아빠라도 같이 보면서 사는게 좋을지.. 아님 헤어져 따로 사는게 좋을지...

    그런데 용기가 없었어요

    60이 넘은 지금도 가끔 사고 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10618 임신 안했는데 태동 처럼 느껴지는 움직임은 몰까요? 1 태동 2012/05/21 1,635
110617 (급질)맥도날드랑 버거킹중 뭐가 몸에 더 나쁠까요? 5 전공수학 2012/05/21 1,908
110616 NCIS 보기 시작했어요 23 2012/05/21 2,186
110615 이번 주말에 담양, 보성쪽으로 여행가려고하는데... 9 도와주세요 2012/05/21 2,277
110614 일본어는 원래 그렇게 어색한가요, 아님 번역만 그런 건가요? 7 진짜궁금 2012/05/21 1,701
110613 코스트코에서 파는 와인색 플라스틱에든 초이스커피요.. 8 카푸치노 2012/05/21 1,685
110612 초2 영어 질문 2012/05/21 616
110611 [질문]외모에 대한 지적질을 하는 여자와는... 5 남자사람 2012/05/21 1,466
110610 갈색 라탄의자를 화이트로 칠하고 싶어요.. 2 의자 2012/05/21 874
110609 끌어당김의 법칙, 시크릿..여러분은 어떠셨어요? 18 ... 2012/05/21 7,841
110608 어제 닥터지바고를 봤는데요 3 그건요 2012/05/21 1,326
110607 이선균 어제 실물 본 후기 24 2012/05/21 28,300
110606 홧병 생기신 분들 어떻게 푸셨나요? 8 좋은날 2012/05/21 2,954
110605 3~4인용 전기밥솥 추천 부탁드립니다 급질 2012/05/21 634
110604 류시원이혼사유 43 이혼 2012/05/21 40,862
110603 이제 고등학생인 아이 어찌해야 서울대보낼까요? 12 ... 2012/05/21 3,265
110602 눈 안 시린 썬크림 좀 추천해주세요~~ 4 아옹 2012/05/21 1,866
110601 근데 증권맨이 직업 좋은건가요? 5 ... 2012/05/21 2,774
110600 집에서 살빼는법 알려주세요~~ 5 행복한영혼 2012/05/21 2,209
110599 사람자체가 명품스러워 보이는 경우가 언제인가요 12 명품백말고 2012/05/21 4,618
110598 딸은 아빠 키 닮나요? 26 .... 2012/05/21 4,599
110597 ebs보다가.. 5 .. 2012/05/21 1,257
110596 “선관위가 디도스공격 때문으로 해달라고 요청했다” 2 참맛 2012/05/21 1,128
110595 올림픽 선수촌 아파트 궁금해요 2 쑹입니다 2012/05/21 3,552
110594 마음 껏 하세요...(가슴이 아픕니다) 6 마음 2012/05/21 2,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