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하고 싶은 말은 꼭 해버리고 마는 내 성격 ㅠㅠ

어이쿠나 조회수 : 3,682
작성일 : 2012-05-20 22:37:24
졸업을 한달 반 정도 남겨두고 있는 외국 유학생입니다.
엊그제 번역 수업이 있었는데 같이 강의를 듣는 한국 사람 중에 하나가 나이 서른 먹은 남자에요.
멋 부리기는 좋아하는데 정말 90년대 촌놈 스타일로 입고 다녀서 같은 한국인들에게 대놓고 지적 받는 것도 여러번 봤고 술 마시고 정신 못 차리고 다른 여자랑 키스 하고 다니고 (이 사람 여자친구는 일본여자고 일본에 있는 관계로 장거리 연애 중이에요) 친목 축구한다고 수업도 잘 안나오고... 여튼 이 사람을 볼 때마다 이 사람을 철썩같이 믿고 학비를 지원해주시는 이 사람의 부모님이 안타깝고 측은해 미칠 거 같아요.
수업 시간에 필기구 안 가지고 와서 다른 사람한테 빌리는 건 기본, 수업 받다가 배고프다고 집에 가서 밥 먹고 오기도 하고....
어제는 교수님이 이 사람을 불러서는 넌 도대체 필기도 안하고 뭐하냐고 짜증을 내셨어요. 그런데도 고개만 푹 숙이고 필기는 하지도 않고 보는 제가 한심스럽고 같은 국적이라는게 부끄러울 정도였어요. 수업을 마치고 이 사람이 저에게 오더니 시험 전에 제 노트 필기를 빌려 달라고 하더라구요. 어찌나 짜증이 나는지!!!!
그래도 오빤데 거절을 해도 웃으면서 했어야 하는데 그만 ㅜ 정색을 하면서 "싫어요. 오빤 최소한의 노력 조차 안 하잖아요"
에고고... 사람들 많은 앞에서 그만 저렇게 대답하고 말았어요. 순간 분위기는 싸해지고 다들 이 사람 눈치만 보고.
짜증나서 나오는 제 뒤통수에 대고 저 들으라는 식으로 그러더라구요. "내가 이리 살아서 뭐하겠냐. 농약 먹고 확 죽어버려야 겠다"
달려들어서 욕을 한바가지로 퍼부을까 하다가 그래도 오빠 대접 해주자 싶어서 못 들은 척 하고 나왔어요.
몇몇 사람들이 저한테 와서 그러더라구요. "왜 그랬어 그냥 빌려줘 버리지"
저도 사실 번역 강의 교수님과 스타일이 맞지 않아서 수업이
재미가 없을 때가 많아요. 그래도 절 믿고 뒷바라지 해주시는 우리 부모님 기대에 어긋나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해서 필기하는 거구요. 제 노력의 댓가를 일말의 죄책감 없이 훔쳐 가겠다는게 너무 아니꼬왔어요.
웃으면서 거절해야지 머릿속으론 그렇게 생각했는데 막상 뱉은 말은 차가운 얼굴로 제 마음속의 있던 그 사람을 향한 한심한 감정 까지 섞어버린 채로 대답을 해버렸어요.
몇몇 사람들이 저한테 성격이 너무 강직하대요. 좋고 싫음의 표가 너무 정확히 나고 입에 발린 말 안 하고 생각한 바가 있으면 그게 아무리 불편한 자리일지라도 주장을 굽히지 않고 해버린다고 이 성격으론 사회 생활 하기 힘들다네요.
어찌해야 할까요... 이 놈의 성격.
IP : 123.197.xxx.3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2.5.20 10:41 PM (114.207.xxx.126)

    절대 빌려주지 마세요.
    저 대학 때 제 노트 빌려간 인간이
    오픈북 시험때 노트 안 돌려줘서 참 .... 뻔뻔하기가 이를 데 없는...

    아무튼
    님은 할 말 하신 거에요.

    다만, 나중에 '회사'에서는 그러지 마세요.
    지금부터라도 실실 웃으면서 뒷통수 칠 수 있는 어법을 연구하시는 게 좋아요.
    남보기엔 칭찬인데 본인이 나중에 생각하면 욕 같은 그런 거요.

    회사에선 강직하게 말한다고 통하질 않거든요.--;;

  • 2. 어이쿠나
    '12.5.20 10:43 PM (123.197.xxx.3)

    사실 몇몇 사람들한테 잔소리를 들으면서도 내가 잘못한 건 웃지 않았다는 것 뿐인데 싶었거든요 ㅋㅋㅋ 그래도 저도 제 성격을 아니까 혹시나 저같은 성격을
    지니셨던 분들 중에 좀 유들유들(? )하게 바뀌신 분 있나.. 있다면 어떻게 해서 바꾸셨나가 궁금해서요^^

  • 3. 맞아요
    '12.5.20 10:47 PM (121.88.xxx.239)

    담부터는 생글생글 웃으면서 하세요.. "호호호...싫어요. 오빤 최소한의 노력 조차 안 하잖아요^^"

    그리고 바꾸는 방법은 연습과 삶의 내공밖에 없더라고요..

  • 4. 사회생활
    '12.5.20 10:48 PM (110.8.xxx.109)

    저도 딱 님 같았요...ㅠㅠㅠ 근데 꼭 제가 옳은 것도 아니고 그 사람 사정 다 아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말하는게 굉장히 우스울 수도 있다는 걸 알았어요. 그 후로 조심하게 되더군요. 그래도 도저히 안되겠는 상황이 오면 할말은 꼭 해야 직성이 풀리긴 하지만 전처럼 다이렉트가 아니라 웃으며 돌려 말하는 법을 찾게 되더라구요. 아마 유학마치고 취직하면 님도 점점 적응할 거에요. 그게 잘못 되었다는걸 직접 느껴야 고쳐져요. 전 제가 옳다고만 생각했지만 다른 사람이 어떻게 받아드릴까는 생각못했었더라구요.

  • 5. ..
    '12.5.20 10:49 PM (58.143.xxx.48)

    원글님, 적을 만들지 않는 게 사회생활하는 사람의 첫 계명이래요.
    남들이 보면 잘난체 하는 걸로 보일거예요. 안 빌려주면 됐지 나이 많은 사람한테 훈계하는 거 나쁘게 보지 않으면 다행이지요. 그 사람이 지금 당장은 한심해보여도 자존심 상하는 상황에서 유들유들하게 넘기는 건 한켠 대단해 보이기도 하네요. 사회생활할 때 직장상사가 정당하게 부하직원을 혼내도 사람 많은 곳에서 하는 건 되도록 꺼려요. 저렇게 사람많은 곳에서 공개적인 망신이라니.. 조금 말을 참았다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 6. 어이쿠나
    '12.5.20 10:54 PM (123.197.xxx.3)

    전 웃지 않고 거절한 것만 잘못인줄 알았는데 생각지더 못했던 잘못들이 많네요ㅠ.ㅠ 다시 한번 반성하게 되네요... ㅜㅜ

  • 7. 내입장만 말합시다
    '12.5.20 11:16 PM (218.39.xxx.29)

    나는 내 입장만 말하면 됩니다 남을 내 잣대로 평가할 필요없고 더구나 그걸로 자격은 없어요 저라면 싫습니다 딱 한마디 합니다 왜 싫은지에 대한 가짜이유를 친절히 변명하거나 가식적인 실실 웃음을 짓거나 그 사람에 대한 나의 반감을 폭발시키지 않습니다 적을 만들필요없고요 그 사람을 그렇다고 나편으로 포용할 필요도 없어요 나는 내 입장 사실만 이야기 하면 됩니다 안되겠어요 라고 한마디 그래도 빌려달라면 죄송해요 한마디하고 자리를 뜨겠어요

  • 8. 순화
    '12.5.20 11:50 PM (203.226.xxx.82)

    심리 성태는 이해가 가지만 표현방법이 지나치셨네요. 님처럼 행동하면 사회에서 융화되기 힘들어요. 최대한 사실만 말하려고 노력하시고 타인에게 아무리 상대가 못마땅해도 대놓고 적개심을 드러내는건 님이 더 크게 다칠수 있어요.
    험한 세상에서 드러내놓고 성질부리면 무섭지 않으세요?
    저라면 지금이라도 그 남자한테 가서 사과할거예요, 제가 심했다고. 그리고 노트도 빌려줘야겠죠 어차피 교수한테 불려가서 혼날 정도면 그 노트 빌려줘봤자 크게 성적나올것도 아닐테고 맘 좋게 빌려주겠어요.

  • 9. 근데
    '12.5.20 11:52 PM (188.22.xxx.188)

    외국 유학생이시라면서 그 반에 한국인들만 있었나요?
    한국말로하면 다 못알아들었을텐데

  • 10. 어이쿠나
    '12.5.21 12:15 AM (123.197.xxx.3)

    번역수업이라 같은 나라 사람끼리만 모여서 수업을 받았어요^^;;
    내일 찾아가서 말이 너무 과했다고 먼저 사과하고 노트 빌려줘야겠어요^^

  • 11. ...
    '12.5.21 12:17 AM (58.143.xxx.48)

    결과적으로 그 분도 정신 번쩍 났을 거고
    원글님도 계기가 될 수 있을 거 같으니
    둘 모두에게 나쁘지만은 않은 일이 될 수도 있을 거 같네요. ^^
    즐거운 유학생활 하시기를 빕니다.

  • 12. 12
    '12.5.21 12:21 AM (218.155.xxx.186)

    이제 와서 굳이 빌려주는 것도 우스울 거 같아요. 그리고 그렇게 할 말 하고 사는 성격을 부러워하는 사람도 많답니다. 왜 그 때 그 말을 못했을까 나중에 두고두고 곱씹죠.
    윗분들이 잘 얘기해주셨듯이 표현만 더 부드럽게 하는 훈련을 하세요. 사회생활하면서 자기 편을 만들어야지 적을 만들면 힘들거든요.

  • 13. 어이쿠나
    '12.5.21 12:31 AM (123.197.xxx.3)

    표현 부드럽게 하는 훈련이라.. 학원있음 학원이라도 다니고 싶어요 ㅋㅋ 사실 거절하는 게 너무너무 어려워서 거절을 해야 할 적마다 미안함+죄책감+민망함 때문에 표정을 숨긴다고 일부러 더 딱딱하게 말하곤 했었더든요 ㅜㅜ 그러다가 그동안 좀 한심하게 산다고 생각했던 사람의 거절이라 더 정색을 해버렸지 뭐에요 ㅠㅠ

  • 14. 원글님 하고싶은대로~
    '12.5.21 12:53 AM (203.226.xxx.82)

    잘 생각하셨어요. 어차피 한동안은 얼굴 마주할 관계이고 하니 조금 손해본다 생각하셔도 그게 사실은 님에게 더 좋은 일이 될거예요.
    사람은 누구나 실수와 실패로부터 배우고 성숙해나가는 거죠. 어릴땐 괜찮지만 나이들수록 특히 중요한게 실력이나 가진 거보다도 품성인 것 같습니다. 다음부턴 더 잘하실거라 보여지네요. 잘 풀으세요!

  • 15. 지금 빌려줘봤자
    '12.5.21 2:10 AM (125.177.xxx.137)

    그 선배는 고마운것도 몰라요...
    걍 이번에는 안면까시고...
    님경우도 이런 성격이 좋은것은 아니죠.
    담부터는 본인이 싫은 경우 적을 만들지말고 살살 웃어가며
    구렁이 담넘어가듯 슬쩍 피해가심이 좋을듯해요..
    물론 이런 스킬도 부단한 연습이 필요합니다...

  • 16. 하고싶은 말 다 하다가 오지라퍼 되는 거 아닌가요
    '12.5.21 8:57 AM (1.245.xxx.136)

    노트 빌려 줄 배려 한 조각도 없이 충고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세요

    아무리 못난 사람이라도 님한테 인격적 모독 받을 이유는 없어요

    최소한의 존중을 못할 상대라면 아예 말도 섞지 않으면 그만 아닌가요

    님이 알고 있는 전부가 세상의 전부가 아니에요

    사람일은 어떻게 될 지 누구도 장담 못하는 거구요

    똑똑하다고 나대는 사람중에 헛똑똑이들도 많더군요

    제 사심 섞인 이런 말 들으면 불쾌하시죠?

    그 분도 기분 더러웠을 거에요

  • 17. + 게다가
    '12.5.21 9:03 AM (1.245.xxx.136)

    님은 님 성격 때문에 피해볼 님에 대한 걱정이 주된 글이었네요

    그러니 더더욱 그 사람에게 직접적 충고할 자격이 없어 보여요

  • 18. 그런 말 한게
    '12.5.21 12:16 PM (121.165.xxx.120) - 삭제된댓글

    미안하다고 노트 빌려주실 필요는 없구요^^
    앞으로도 절대 빌려주지 마세요.

    주위 사람들이 왜 원글님보고 뭐라 그러는지 아세요?
    그 사람이 자기들한테 민폐를 더 끼칠 거라고 생각하니 그걸 원글님 탓을 하는 거예요.

    다만 모든 안좋은 말에는(앞으로 살면서 많이 생길겁니다.) 생글생글 웃으면서 하거나
    거절같지 않게 거절하는 법만 배우시면 되요.

    사실 원글님 잘 못한 건 없어요......

  • 19. phua
    '12.5.21 4:04 PM (1.241.xxx.82)

    절대로 원글님 잘못 없음....
    거울 보고 연슴 쫌.. 하면 웃으면서
    거절 할 수 있음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9194 나친박 9회 나와으요 6 화이팅 2012/05/21 1,376
109193 답답하네요... 부모님 노후 질문 12 deffut.. 2012/05/21 3,231
109192 5월 21일 [손석희의 시선집중] “말과 말“ 세우실 2012/05/21 624
109191 집에 자꾸 좀도둑이 들어오네요. 18 도둑놈잡자 2012/05/21 4,252
109190 레어아이템 노통님 우산 구입 원하시는 분들... 4 혹시나 2012/05/21 1,232
109189 일식, 흐린 날인 줄 알았어요.^^ 5 잠시만 멍청.. 2012/05/21 1,586
109188 영어 문장 좀 봐주세요 3 질문 2012/05/21 716
109187 올레길 추천해 주세요 3 미즈박 2012/05/21 812
109186 방광명 앓아보신 분들 산부인과 가야할지 비뇨기과 가야할지...^.. 11 어디로 2012/05/21 2,166
109185 오렌지색 썬캡 너무 튈까요....? 3 ........ 2012/05/21 1,067
109184 똥꿈 자유 2012/05/21 1,276
109183 지금 태양을 보세요 일식이 일어나고 있어요 18 ㅁㄴㅇ 2012/05/21 3,074
109182 알려주세요...(초등1학년 시험지 풀기) 8 급.. 2012/05/21 1,227
109181 5월 21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서울신문 만평 세우실 2012/05/21 751
109180 와이셔츠 일반fit과 슬림fit 어떤걸 사야하나요? 9 셔츠 2012/05/21 7,003
109179 음식사진찍는분들 제발 식당내부는 자제해줬으면.. 7 매너 2012/05/21 3,665
109178 이 시간에 조언을 구할수 있을런지 모르지만...ㅠ 7 ,. 2012/05/21 2,615
109177 살짝19금, 항생제 부작용. 도와주세요~ 10 항생제 2012/05/21 7,695
109176 밀가루 반죽은 며칠이나 냉장보관 가능하나요? 3 밀가루 2012/05/21 22,066
109175 덜익은 키위, 신키위 이렇게 해보세요. 1 키위 2012/05/21 8,797
109174 야심한 시간을 틈탄..속풀이..키 160이 작은건가요? 41 참나 2012/05/21 6,552
109173 금방 끝난 SOS 3 둘맘 2012/05/21 1,400
109172 전문대 간호학과 문과도 갈수 있나요? 4 궁금해요 2012/05/21 3,615
109171 남편이 짐꾼같아요.... 5 에휴~~ 2012/05/21 1,636
109170 60대이상 부모님 터치폰 많이 쓰시나요?? 4 바람 2012/05/21 1,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