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의 사소하다면 사소한 행동 좀 그래요 ㅠㅠ
우선 저는 친정과 멀리 떨어진 지방에 아는 사람없이 내려와서 있습니다. 그리고 두 달전에 아이를 낳았어요 시댁도 친정도 모두 멀리 있어 육아며 집안일 혼자 해야하지요
그런 딸래미가 안쓰러워서 엄마가 이 주에 한 번 내려와서 반찬을 해주고 가세요
많이 감사할 일이라는 건 아는데 가끔 엄마 왜이러시나 싶을 때가 있네요 ㅠㅠ
예를 들어 저한테 묻지 않고 장을 봐오셔서 집에 있는 채소들도 잔뜩 사오시곤 하세요.
아직 애 보는 게 서툴러 그런지 주중에는 요리해먹을 짬이 없어서 그렇게 쌓인 채소들은 상하기 일쑤에요 내려와서 장을 보시자고 해도 그럼 시간 너무 걸린다고 바리바리 장을 봐서 오세요
저녁 늦게 오실 때가 있는데 담날 일찍 가실거라며-특별한 약속이 있어서는 아니고-한밤중에 음식을 해주시는데 그 소리에 간신히 잠든 아기가 깰까봐 조마조마해집니다
요리하시면서 심심하신지 아기 재우는 저한테 자꾸 큰 소리로 말 거시기도해요 아이도 그 소리에 자다 깨기도 하고요 그 다음날 아침에는 간다는 말씀도 없이 가버리세요 그렇게 가버리시면 기분이 안 좋아요 엄마 막 내쫓는 거 같고
글고 음식해주실 때 행주삶는 냄비에 야채를 데치신다거나 음식하는 냄비에 행주를 삶으세요
어떤 게 행주 삶는 냄비인지 아세요 근데 그냥 손에 잡히는 냄비에 하시는 거 같애요ㅠㅠ뭐 어떠냐며 그리 하시는데 보고 있자면 좀......그렇습니다
또 어떤 때는 연락도 없이 불쑥 오신 날도 있어요 그날은 마침 결혼기념일 앞두고 남편이 케이크랑 꽃이랑 사와서 단란한 시간 보낼까했는데 ㅠㅠ 갑자기 엄마 등장! 운전하면서 정신이 없으셨다는데 출발 전에 전화주시면 좋을텐데 남편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만약 시어머니께서 그러셨다면 저 남편한테 엄청 뭐라 했을 듯해요;
엄마도 그렇게 왔다갔다 하시는 거 무척 고되다는 거 알아요 저번주에 몸살도 걸리셨대요
근데 괜찮다고 해도 걱정된다고 오세요-
먼저 결혼해서 아이 낳은 오빠 처가에서 오빠한테 음식 챙겨다주는 게 보기 좋았다며 하고 싶으시대요
딸 걱정된다고 오신 엄마한테 사소하다면 사소할 문제로 뭐라 말씀드리기도 그렇고 그냥 있자니 계속 신경쓰이네요
조심스럽게 말씀드리면 되지 않냐 싶지만 저희 엄마 싫다고 강하게 얘기하지 않으면 잘 안 듣고 그렇다고 강하게 말씀드리면 너무 서운해하세요
누군가한테 하소연이라도 하고파서 이렇게 글 남겨요 철딱서니 없는 딸이라고 너무 뭐라 하시진 마셔요 그건 저도 아니까요 ㅠㅠ
1. 원글님 힘든건 이해가 가는데
'12.5.19 6:38 AM (95.82.xxx.217)저는 친정엄마한테 빙의되어서 눈물이 나네요
친정엄마가 많이 외로우신거 같아요2. ..
'12.5.19 6:44 AM (175.113.xxx.88)친정엄마가 생각하기에 딸에게 당신 나름으로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일부러는 아니지만 당신 편한 방식으로...
원글님이 친정엄마 오실때 집안의 식재료 사다 놓지 마셔요.
당신 살아오신 방식이 누구의 의견대로 사신게 아니고 옛날에 배운 생각대로 하시는 거예요.
나이가 들어서거나 성격상 유연성이 떨어지시는 거죠.
원글님이 철딱서니가 없는게 아니예요.
거절은 누구라도 기분좋게 만들지 않아요.
서운해 하셔도 지금 서운해 하시는게 나아요.
말씀드리세요. 더 힘들어 지기전에..3. ..
'12.5.19 6:49 AM (72.213.xxx.130)읽다보니 전 출산을 해보지 않았으나 친정 어머니 성향이 이해가 되서 써 볼게요.
1) 엄마 맘대로 장을 봐오시는 것 - 우선 아기 보는 딸 데리고 시장 나가실 생각이 없으시구요,
두번 걸음해서 시장 갔다오시기 싫으신 거에요. 그래서 딱딱 찍어서 푸짐하게 장을 봐오시는 거에요.
그땐 어느것은 오래되서 먹지도 못하고 버렸고, 어느 것은 절반만 사오셨음 좋았을 거라고 얘길해 드리세요.
오래 두고 먹지 못하는 거 아깝다고 반복해서 얘기하시면 덜 사오시거나 물어보고 사오십니다.
2) 일찍 떠나심 - 저도 이해가 안가던데 울 엄마도 그랬어요. 딸네 집에 와서 언능 돌아가려고 하셔요.
그때 제가 멀리 원룸에서 혼자 잘던때라서 굳이 서둘러 돌아가실 필요도 없으셨고, 아빠랑 사이가 좋아서
하루도 떨어져 못 지내시는 그런 부부라서 그런 것도 아니고 암튼 울엄마 성향을 첨엔 뭥미 했었어요.
보니까 울엄마 스케줄이 나름 있으셨던 거에요. 그니까 쉬는 건 집에가서 쉬고싶으신 스타일~
3) 요리하시며 혼자라도 수다를 떠시는 스타일 - 이건 제 동생 스타일같은데 혼자 가만히 하면 심심해서
일이 안되시고 딸과 수다를 같이 주고받고 싶으신 마음인 듯 합니다. 계속 나 뭐한다 니 뭐하냐 확인하심.
4) 행주와 음식 삶는 기구의 공통이용 - 위생에 좀 부족한 면이 울 엄마한테도 있으세요. 그럴땐 강조를 해서
딸이 싫어함을 계속 주지시키면 조금씩 조심하세요. 아기 위생이나 냄새가 이상하다고 따로 써달라고 얘길 반복하시면 덜 하실 거에요.
5) 불쑥 오시는 일 - 딸한테 가는데 그리고 오래 있는 것도 아닌데 미리 허락을 구한다는 것에 대한 인식이
없으세요. 차라리 특별한 기념일일땐 미리 전화해서 오시지 마시라고 얘길하시는 게 낫습니다.4. sunnyrice
'12.5.19 8:08 AM (218.50.xxx.172)엄마가 되셨으니 님의 어머니에 대해서 더 많은 생각이 들겁니다. 모르고 있던 엄마와 나의 관계와 나와 내 딸의 관계의 불편함.
님 글 읽고 우리 엄마와 똑같다 생각했어요.
우리 엄만데 미묘한 불편함.
저도 고민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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