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 같은 분 계신지 갑자기 정말 궁금해집니다

cocorico 조회수 : 1,288
작성일 : 2012-05-18 21:23:24

중학교 다닐 무렵에 그런 생각이 아주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아주 유명한 그림도 아니고 영어책이나 국어책에 조그맣게 삽화가 그려져 있으면

그 그림 속으로 들어가고 싶었어요.

그냥 그런 기분이 들었던 게 아니라 아주 간절히, 수업시간에 그 그림을 뚫어지게 바라보면서..

들어가고 싶다. 들어가고 싶다... 주문이라도 외우듯이요.

그 그림 안으로 내가 들어가면 그 그림의 한 구석에 내가 새롭게 그려져 있는 재미있는 상상.

그런 상상을 참 자주 했어요.

친구도 많았고 외로왔던 기억도 없는데 왜 그런 생각이 들었을까요?

공부가 하기 싫었을까요?

그림은 그냥 만화처럼 색깔도 없고 배경도 없는,

이름 없는 삽화가가 대충 그린 교과서 그림일수록

더 들어가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 안에는 그림의 사람들이 서로 얘기를 나누고 있을 것 같았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좀 정신병자같은 생각이 아니었나 싶네요.

이런 생각 해보신 분 없으신가요?

 

그리고  오늘은 저녁에 잠깐 나가 장을 봐서 집으로 오는데...

참, 저희 집은 강북에 골목이 많은 주택가예요.

큰 집이랑 아주 작은 집들이 혼재된, 평범하고 오래된 동네죠.

저녁무렵이라 어둑어둑해지는 골목 여기저기에 푸근하고 다정해 보이는 불빛들이

새어나오는데 아주 작은 골목이 하나 눈에 띄는 거예요.

매일 지나다니는 골목인데, 커봤자 한 15평 내외의 작은 집들이 6-7집 정도 모여있는 작은 골목.

그 골목은 너무 작은데다가 옆으로 구부러져서 끝이 보이지 않았어요.

그런데 너무 갑자기 그 골목으로 들어가고 싶은 거예요.

그 골목으로 들어가면 골목 어디선가 제가 흡수돼 버릴 것 같은 생각.

그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 그러면 참 마음이 편해지겠다 그런 마음.

아주 잠깐이지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기분 나쁘거나 슬픈 상상은 아니고 마치 커피 한 잔을 마시려고 할 때 처럼

약간 설레기도 하고 아련하기도 한... 그런 생각.

 

제가 외로운 걸까요?

왜 이런 생각이 드는 걸까요?

아님, 님들도 가끔 이런 생각 하시나요?

궁금해지는 저녁이네요.

 

IP : 203.229.xxx.9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12.5.18 9:28 PM (119.64.xxx.179)

    전어릴적 초등학교 3,4학년쯤인가 .. 아이가누워있고 엄마가 일하러나가시는 장면이있거든요
    그때부터 교과서책이나 그림같은것보면 끝없이 상상의나래를펴고 들어가고싶단생각을했어요
    지금은 이상하게 다른사람들과얘기는하는데.....혼자서 공상을 잘해요.....
    제가생각해도 제자신이 조금이상한데요......
    저같은분이계신다니 좋은데요.... 원글님이 저처럼이상하단말은아닙니다 .......

  • 2. 하하
    '12.5.18 10:09 PM (218.159.xxx.194)

    좀 몽상가 기질이 있으시네요.
    저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길 가다 작은 사잇길 같은 거 보면 꼭 그 길 따라 가보고 싶은 마음이 항상 생겨요.
    대체로 못가보지만.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11999 집에 둥지튼 새 어디에 신고해야하나요? 7 동물보호소?.. 2012/05/25 2,618
111998 정말 촉촉한 파우더/파운데이션/BB크림 없나요? 4 피돌이 2012/05/25 2,648
111997 초등5 조카 학교시험지 보고 깜짝 놀랐네요 6 공부하자 2012/05/25 2,774
111996 축하해 주세요ㅠㅠㅠㅠㅠㅠ 81 좋아요 2012/05/25 12,822
111995 한 오이 김치 하시는 분들 노하우좀 알려주세요. 7 김치 2012/05/25 1,808
111994 숙제 도움 요청이요 호주하면 떠오르는것 하나만 써주세요 25 라일락 빌리.. 2012/05/25 1,953
111993 일반 민간 어린이집도 방학기간이 있나요? 5 .. 2012/05/25 1,354
111992 더킹에 미안하네요. 17 샬랄라 2012/05/25 2,887
111991 어제 '옹정황제의 여인' 줄거리좀 알려주세요 ㅠ 4 올레 티비로.. 2012/05/25 6,892
111990 두 문장의 동명사의 위치가 맞는지요. 3 영어질문 2012/05/25 960
111989 한미 FTA로 건축사 수의사들은 좋을거 같아요. 4 ... 2012/05/25 2,286
111988 전세 계약기간 이전 이사할 경우 세입자의 의무는? 3 당황스럽네요.. 2012/05/25 3,964
111987 한지민씨 말이에요 3 2012/05/25 2,748
111986 사람들이 고현정씨에게 관심이 많나요?^^;; .... 2012/05/25 1,471
111985 1위 탈환 김한길, 이해찬 흔들고 역전 드라마? 3 세우실 2012/05/25 1,639
111984 남편이 화를 심하게 낼때? 5 화? 2012/05/25 1,811
111983 서울에서 지방으로 에어컨 보내기? 3 중고에어컨 2012/05/25 1,281
111982 영부인이 집에 오는 꿈 8 사과 2012/05/25 6,340
111981 전라도지역에 여행지 추천좀 해주세요 초1 2012/05/25 1,021
111980 (급)시어머님 생신상 메뉴 추천해주세요!!!! 11 초보주부 2012/05/25 3,536
111979 여수 엑스포 다녀왔어요~ 좋은 곳 추천합니다~^^ 80 분당시민 2012/05/25 10,215
111978 [131회] 민주당대표경선 "문재인을 막아라?".. 5 사월의눈동자.. 2012/05/25 1,330
111977 어른도 감기심하면 눈꼽끼나요?? 2 옮아서.. 2012/05/25 5,830
111976 애들이랑 어디를 다녀올까요? 1 연휴 2012/05/25 799
111975 흑염소 농장 아시는 분 소개해주세요.~ 동글이 2012/05/25 1,5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