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이사하는데 고양이와의 동거라는 이유로 집구하기가 힘들었단 글 올렸던 처자예요.
오늘 잔금치루는 날이고, 그 세입자는 오늘 나가고 저는 오늘 새로 들이는 가구와 가전만 배달시키고
지금 사는 집에서 가지고 가는 짐은 며칠 뒤에 들이기로 했어요.
그래서 오늘은 새로 들이는 가구와 가전외 에어콘만 먼저 이전설치를 하려고 LG기사분과 예약을 했구요.
아침 8시에 그 집 이사짐차가 온다기에 잔금치르러 9시쯤 갔습니다.
근데, 이 할아버지께서 이사 나가는 세입자에게 옥상에 있는 실외기를 내리러 올라갈 옥상가는 길이 막혔으니 사다리차를 불러서 실외기를 떼가라.......고 하셨대요.
저는 너무 어이가 없어서 그럼 사다리차 부르는 비용 8만원에 이전 설치비용 10만원 가량 하면 (벽걸이라 많이는 안 들어요)
나는 그럼 에어콘 버리고 올래, 새로 사는 게 낫지..........그랬어요.
세입자로 들어와 살다 나가는 분이 저보다 나이가 좀 적지만 아주 야무진 깍쟁이과같은 젊은 새댁이예요.
할아버지가 기분만 잘 맞춰주면 잘 해 주는데 안 그럼 되게 깐깐하다고 ..... 사다리차 불러서 그 집 에어콘 떼어서 나갔어요.
근데, 잔금을 치루면서 제가 그럼 실외기를 옥상으로 안 올리고 1층으로 내려서 설치하고 싶으니 허락해 달라고 말씀을 드렸어요.
이 할아버지가 당신이 좀 생각해 보고 대답을 해 주겠다네요? 당장 LG기사분이 오기로 약속한 시간이 다가오는데... ㅠㅠ
말이 안 통할 옹고집 할아버지로 보여서 알았다 하고 LG기사분께 오늘 예약 취소해야겠다고 전화드렸어요.
그러곤 오후에 새로 들이는 가전과 가구가 왔다길래 보러 갔는데,
그 할아버지가 에어콘 옥상에 올려서 설치하게 해 줄 테니 당신이 집에 있는 날짜 시간을 맞춰서 설치기사를 부르래요.
옥상에 올려서 설치하게 해 준다니 감지덕지해야겠지만, 날짜는 몰라도 시간은 맞출 수 없는 걸 너무 잘 알아서,
편하신 날짜를 말씀해 주시면 그 날짜로 요청을 할게요, 근데 시간은 그쪽에 맞춰 주셔야 할 거예요, 그 분들 낮 동선이 전날 확정이 되니까 시간을 미리 알고 약속하기 어렵거든요....
너무 비굴할정도로 조심스럽게 말씀드렸는데,
아니, 그 날 꼭 설치를 한다는 건 아니고 일단 와 보라 그래........이러시네요. 아, 어쩌라구.........
이전 세입자가 좀 깍쟁이과의 새댁인 느낌은 저도 받았지만,
그런 부분 때문에 할아버지가 일부러 골탕먹이려고 옥상의 실외기 사다리차 불러서 뜯어가라....고 어기장을 놓은 거더라구요.
그 사람은 사람은 좋은데 너무 따져.........이러시면서 흉을 보시더라구요.
저는 물러터져 만만해 보이셨는지,
착하게 생겼네.... 우리집에 그 미는 청소하는 거 있는데 내가 하나 줄 테니까 나중에 올라와. 이러시더라구요.
청소하고 있는 절 보고 힘들게 쪼그리고 앉아 걸레질하는 게 안스러워 밀대걸레 주고 싶은 마음 들 정도면 좋은 분이신 건데,
왜 나가는 세입자한테 그토록 심한 심술을 부리셨을까요?
결국 사다리차 불러서 에어콘 실외기 떼어서 나가는 걸 보고 마음이 정말 착찹하고,
이 할아버지와 앞으로 어떻게 날마다 얼굴 마주치며 편한 마음으로 살까 싶어 걱정입니다.
현관 키 내놓으라고 하셔서 드리면서,
저 없을 때 들어와 보시는 건 안 돼요, 저 고양이 키운다고 말씀드렸죠? 저 없을 때 들어오시다가 고양이 가출하는 사태 발생할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키는 그냥 가지고는 계시되 절대 저 없을 때 들어오심 안 돼요. 했더니,
내가 사람 없는데 문 열고 들어오는 사람 아니다, 수도관이 터져서 급한 상황아니면....하시길래,
수도관이 터져 급한 상황이라도 저한테 전화하셔야 해요, 절대 문열고 들어오심 안 돼요. 그렇게 급한 상황이라고 전화주심 제가 바로 달려와요. .....
고양이에 관한 건 분명히 짚어야 하기 때문에 조금 언짢으실 수도 있게 강하게 말씀드렸는데,
의외로 또 그 말엔 끄덕이며 수긍하시더라구요.
내일 모레 본짐 가지고 고양이데리고 정식으로 입주할 텐데, 벌써부터 걱정이네요.
에어콘 문제도 그렇고.... LG기사님 건물주 할아버지 스케쥴 맞춰 날짜 지정했는데,
나왔을 때 오늘은 그냥 떼어다만 놓고 가라.......이렇게 나옴 어쩌나요 ㅠㅠ
정말 머리에 쥐가 날 것 같아요.
더구나 집이 너무 맘에 들어 제가 중요한 것 한가지를 놓쳤더라구요.
전 욕실을 아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왜 이 집의 욕실을 꼼꼼히 보지 않았는지, 뭐에 씌었었나 봐요.
욕실이 아주 ..........개판.........이란 말이 개에게 모욕일 정도로 엉망이예요.
살면서 욕실청소를 단 한 번도 안 했어도 저렇게 되진 않았을 거 같은데, 청소를 해 낼 자신이 없을 정도.
오늘 실내 청소 다 하고 왔는데 욕실은 손도 못 댔어요.
어찌나 더러운지 토할 것 같더라구요 ㅠㅠ
사람을 사서 해 달라기도 미안해서 못 하겠어요.
4만원 써서 욕실 반짝반짝 된다면 그 돈 아깝지도 않고 부탁드리고 싶지만,
도저히 부탁드리질 못 하게 더러워요 ㅠㅠ
세제 잔뜩 뿌려두고 왔어요, 좀 이따 가서 문질러 닦아내고 청소해야 할 텐데, 자신이 안 서요ㅠㅠ
주방처럼 욕실도 좀 반짝반짝 하지 않음 우울하지 않나요?
어떻게 저렇게 더럽게 해 놓고 거기서 볼 일 보고 샤워하고 했을지... 상상이 안 갑니다.
공중화장실같아요 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