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전 새아파트 분양받아서 입주해 지금껏 살았어요.
이 동네가 진짜 살기가 좋아요. 전철역까지 1분, 병원, 애들 학교, 수퍼마켓 등등 모든게 다 10분도 안 걸리는 거리에 있어요. 뒷산도 10분이면 가구요.
근데 다음주 이사해요.
저희가 다른데 땅을 좀 사서 돈이 모자라거든요.
지금 이 집 전세 주고, 좀 더 싼 전세집으로 이사가요.
나쁜 일로 가는 것도 아니고, 이사가는 집은 진짜진짜 낡았지만, 동네는 거기가 더 좋거든요.
그런데도 맘이 너무너무 심난해요.
7년살다 전세주고 가려니 제가 정성껏 가꾸었던 집안에 있는 하나하나가 다 눈에 밟혀요.
제가 이사가는 집은 워낙 오래되었기도 하고, 전세로 오래 돌리던 집이라 손 볼 곳이 한두군데가 아니에요.
화장실 타일도 칙칙하고, 씽크대도 칙칙하고, 대문도, 베란다도.....
맘 붙이고 살면 되지, 싶은데도 기분이 이상해요.
이사가는 집은 대단지 완전 끝 쪽이라 수퍼, 병원, 버스정류장까지 가려면 10분 넘게 걸어야해요. 가는 길은 나무도 많고 좋긴 하지만, 걱정스러워요. 재활용품 버리는 곳도 멀고, ......
단지 내 나무가 많고 집에서도 산이 보이니 그 곳으로 이사가면 몸과 마음이 다 건강해질거야 위로하는데 기분이 왜 이럴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