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얼마전 폐렴으로 약 열흘 못되게 입원을 했답니다.
코목감기가 낫질 않더니 그만 폐렴으로 되더라고요.
요새 안그래도 어른이고 애들이고 코목감기 유행이잖아요.
아이 앓기 전에 약 3주 정도 제가 먼저 앓았다가 제가 좀 낫는다 싶더니 아이가 그대로 아프더라고요.
저한테 옮은게 아닌가 싶어 참 미안하고 안쓰럽더라고요.
네살이래봤자 12월생이라 아직 제눈엔 애기인데 기침할때마다 힘들어하고 가래를 뱉어내질 못하니 계속 기침이 끊이질 않고.. 제가 그대로 아팠으니 그 고통이 눈에 보여 더 맘아팠답니다.
일부러 알린건 아니지만 어찌하다 보니 지인들이 아이 입원사실을 알게 되서.. 문병 온다 해도 죄다 말렸죠..
거의 어린아기들 키우는 엄마들인데 혹여나 왔다가 감기라도 옮기면 어쩌냐..
독실도 아니고 6인실이어서 안그래도 번잡한데 올것까지 없다 맘이라도 고맙다..
크게 아픈거 아니니깐 올 필요없다 라고 전부 말렸답니다..
물론 오겠다 말한 사람들이 전부 꼭 올려는 맘이 아니었고 인사치레인 경우가 많았겠지만 일단 걱정해주며 말이라도 그렇게 해주는게 고마운거고 정인거잖아요..
암턴 병원에 입원한 아이 걱정해 주셔서 참 고마웠었는데요..
아이 입원하기 직전 시댁에 갔었는데 그날도 아이가 하루종일 축 쳐져있고 열이 꽤 높아서 부랴부랴 집으로 왔다가 입원한건데요. 그럼 아이상태가 어땠는지 보신거잖아요.
더구나 저희가 둘째 계획이 없어서 저희아이가 유일한 손주시거든요. 시누들도 아이가 없어요.
머 입원 기간 동안 아이보러 오신다고 했어도 괜찮아요 괜찮아요 했을텐데..
가끔 전화 오셔선 딱 한마디 물으셔요.. XX는 어떠냐.. 괜찮냐..
그러고선 어머님 본인 아픈것만 말씀 하시네요.
하루는 혹여나 걱정하실까 싶어 병실에서 아이가 장난치는 사진 카톡으로 보내드리면서 많이 좋아졌어요~ 이렇게 장난도 치네요. 보냈더니 "엄마는 감기 걸렸따"라고만 답하시네요.
입원한 열흘 동안 네다섯번 정도 통화한거 같은데.. 전부 아이 걱정은 한마디만 하시고 통화 내내 본인 감기 걸린것만 말씀하셔요. 그것도 나 이렇게 아프다 이런게 아니라.. 나 감기란다.. 라고만 하시고 가만히 계세요. 그렇다고 끊으시는것도 아니고.. 제가 어머님 편찮으셔서 어쩌세요.. 병원은 다녀오신거죠? 어떻게 아프신거에요? 등등 제가 어머님 걱정하는걸 듣고 싶어 하시는거에요.
물론 립서비스 해드릴수 있죠.. 근데 지금은 상황이 저도 몸이 좋지 않고.. 통화하는 내내 저도 가래섞인 기침을 했거든요.. 아이가 입원한 상태인데.. 어쩜 그러신가..
말이라도 내가 지금 몸이 이래서 가보질 못하네.. 라고도 할수 있는 거잖아요.
친정 부모님께서 두분다 일하시는데.. 요즘이 가장 바쁠때가 두분다 너무 피곤해 하셔요.
아파서 밤에 못주무실 정도고 아빠는 계속 코피가 난다고 하시더라고요.
근데 저한텐 이런말 일절 안하시고..(언니와 통화중 들었답니다)
XX 아픈데 못가서 미안하다. 너무 바빠서 쉴수가 없다. 애는 둘째치고 병원밥 맛없는데 넌 밥이라도 잘 먹냐.. 애나 너나 고생이다 등등.. 이렇게 말씀해주시는데..
사실 저도 아이 아파서 속상하고 저도 병원생활이 익숙치 않아 힘든데..
그말듣는데 눈물 날 정도로 맘에 위안이 되고 고맙더라고요.
휴..
어제 퇴원했는데.. 혼자 퇴원하느라.. 짐챙기고 퇴원 절차하고 머 이러느라 전화를 못받았답니다..
어제 퇴원하는거 미리 말씀 드렸었는데..
신랑한테 전화해서 그랬다네요.. 왜 전화를 안받냐고..
진짜.. 남들 아픈것보다 내몸아픈게 더 아프다지만..
어쩜 그러시는지.. 어머님 아버님 시누 전부 너무 매정하다 싶네요.
저희 아이 어제 퇴원햇는데.. 하루만에 상태 다시 안좋아져서 재입원해야 하는 상황이라 더 그렇게 느껴지는건지..
진짜 그나마 있던 정도 떨어지려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