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어렸을때 생각하면 허구헌날 술 먹고 주사부리는 아버지의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친정 아버지는 도박, 술, 바람 등등 일삼다가 결국 생을 알콜성 치매로 요양병원에서 쓸쓸히 마감했어요.
엄마가 억척스럽게 보험외판원으로 30년 가까이 일하시면서 저희 3남매를 키우셨죠.
3남매 모두 결혼했고 제가 장녀고 경제적으로 넉넉치는 않지만 성실한 남편덕분에 희망을 갖고 살고 있구요.
여동생은 좋은 직장에 맞벌이 하면서 경제적으로 가장 여유롭게 살고 있어요. 그런데 3남매 건사하는 문제도 있고
직장 스트레스도 너무 심하고 그래서 맨날 명예퇴직한다고 입에 달고 삽니다. 친정엄마는 4년전에 아버지 돌아가신
이후로 여동생집에 들어가 애봐주고 살림해주시면서 생활 유지하면서 사세요.
동생집에 들어가기전 시골집 달랑한채 남은게 재산의 전부였습니다. 그나마 여동생집에 들어가 생활비 받고
동생이 따로 적금을 들어줘서 3천만원 모으셨어요. 그렇게 돈모으는게 엄마의 유일한 낙입니다.
문제는 막내 남동생입니다. 엄마말씀에 의하면 어쩜 그렇게 지 애비를 똑같이 닮았냐는 남동생....
어렸을때부터 공부는 저리가라 하고 입학금만 내면 다닐 수 있는 시골 구석 2년제 대학 입학시켜 놓았더니
것도 가족 모두 속이고 다닌다고 하고 다니는 둥 마는 둥 해서 결국 졸업도 못하고..
군대가기전 컴퓨터 게임에 미쳐서 pc방에서 살다시피 하다가 군대 다녀와서 서점 직원으로 일하다가
공장에서 일하다가 웨이터로 일하다가 여자 만나서 30살에 결혼했어요. 그 사이사이 돈버는 여동생이
대학 등록금이다 빌린돈이다 뭐다 해서 꽤 여러번 도와주었어요.
근데 심각한 문제가 이번에 터졌습니다. 쥐뿔도 없는게.. 중소기업 생산직으로 월급타서 겨우 먹고 사는 주제에..
한방을 터뜨리려고 했는지 주식에 손을 대서 몇천만원 빚을 지게 된겁니다. 꼴랑 5천짜리 전세사는 주제에..
것도 지가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먼저 밝힌것이 아니라 몇달전부터 이상한점을 눈치챈 친정엄마가 추궁해서
알게 된거예요. 제3금융권, 마이너스 통장, 사채 등등 여러군데서 빚을 지고 있더군요.
어제 친정집에 와라 해서 저희도 갔는데 정말 남동생 얼굴도 쳐다 보기 싫고 말한마디 하고 싶지가 않았어요.
인간같이 보이지가 않았어요. 결혼해서 착실하게 사는가 싶더니 간간히 또 컴퓨터 게임이 빠져서 다니기도 하고..
그래도 이렇게 큰 돈사고는 안쳤는데.. 문제는 본가가 빵빵해서 도와줄 구석이 있는것도 아니고..
지가 친정엄마를 부양해도 모자를 판에 집안이 풍지박살나게 생겼어요. 제가 엄마한테 걔 집안 파탄 나던지..
길거리 거렁뱅이가 되던지 말던지 놔두라고 해도 엄마는 그래도 부모의 마음은 그게 아니다라면서..
급한 불부터 꺼야지 하면서 그동안 모은 돈으로라도 해결해주려고 하는 모양입니다. 이러다가 친정집까지
날리게 생겼습니다. 친정암마는 홧병으로 죽게 생겼어요.
여러분의 남동생이 이런 경우라면 어떻게 하시겠나요? 급한불은 꺼준다고 해도 앞으로가 문제입니다.
그애가 과연 정신을 차리고 착실하게 타는 월급가지고 살아나가려고 할런지.. 저는 믿지 못하겠어요.
다시 한번 이런일이 발생한다면 정말 남동생 가정이 파탄나는건 둘째 치고 친정엄마까지 죽을거 같아요.
올케도 정말 이상합니다. 구정즈음에 집안 통장이 사라지고 월급도 안가져오길래 남동생 추궁했더니..
금방 가져온다고 해결해준다고 했답니다. 제가 그말을 믿고 기다리면 어쩌냐고.. 그때 집안 뒤집어 놓고..
어디에 썼느냐고 족쳤으면 일이 이렇게까지 크게 벌어지진 않았을텐데.. 라고 했더니 그냥 믿었답니다.
끼리끼리 만난다고 어쩜그렇게 똘똘하지 못한 여자와 결혼했는지ㅠㅠ
어제도 얘기해 봤는데 자기가 벌인 일도 아닌데 나모른다는 식.. 시어머니더러 전부 해결하라는건지 뭔지ㅠㅠ
기본적으로 동생부부는 서로 소통도 안되고 무늬만 부부 같아요.
정말 답답합니다. 우중충한 날씨만큼이나 제마음은 타들어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