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지바고 영화나 책 읽어보신 분 많이 있으시죠?
예전 남자친구 사귈때, 남친이 닥터지바고 책을 읽고나서 지바고의 캐릭터가 자신과 비슷한거 같다며
지나치게 솔직한 얘기를 해준 적이 있었네요.
아내인 토냐를 사랑하면서도 마음속으로 라라도 사랑하는..
아내에 대해선 친구같은, 가족같은 책임감에 의한 사랑이고 라라는 연민과 애정의 대상이었겠죠.
그러면서 스스로 갈등하고 괴로워하고
조그만 불의도 못참고 사회의 격변기 속에 있기에는 너무나 예민하고 섬세한 감성을 가진 남자..
그런 캐릭터가 자기와 너무 비슷한 거 같다며 당시 여자친구이던 저에게 얘기 한 적이 있었는데
그 얘길 듣고 책을 읽어보면서
가족같이 자란 오랜 친구이자 아내인 토냐가 오래된 여자친구인 저를 보고 하는 말인거 같아 너무 기분이 안 좋았었네요.
솔직히 그런 생각 맘 속으론 할 수도 있지만, 그때 정말 여자친구인 내가
엄마같이, 진짜 진정한 친구같이 느껴져서 그런 말을 했겠지만
그 말이 너무나 여자인 나를 깡그리 무시한 처사 인거 같아서..
당시 그 남친과는 오래된 씨씨 였으나 여러가지 일을 겪으면서
본인의 일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여러고 섬세한 감성을 가지면서 막상 여자친구인 나에게는
그다지 남자답지 않고 중요한 일에서는 회피하는 그런 면모가.. (지바고가 아내도 잃고 라라도 잃는 것처럼) 너무 싫어서
결국 헤어지게 됐네요.
감성만 풍부하고 여리고 지나치게 자존심도 세고 그런 캐릭터가 살아가는 데 별로 도움이 안되는 거 같아
좀 단순하고 현실적이고 책임감 강한 스타일 남자를 만나고 싶었고 현재는 그런 사람과 결혼해서 살고 있네요.
어제는 오랜만에 할 일이 없어서 예전에 책으로 읽었던 닥터지바고를 영화로 다운받아 봤는데..
극중 지바고 처럼 남자들은 두 여자를 동시에 사랑하는 일도 많은 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바람을 핀다고 해서 아내를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니고 아이도 역시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니고
아내는 아내로, 아이는 아이대로 사랑하는데 바람의 대상은 또 여자로서 사랑하는 거 같아요.
적당히 삶에 때가 묻고 감정이 좀 무디고 그런 사람이면 안 그럴거 같은데 말이죠.
아무튼 예전 남친은 그 당시 어떤 여자에게 라라에게 대하는 것처럼 연정을 품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 성격에 많이 힘들었을 거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닥터 지바고 영화나 책 읽어보신 분 극 중 지바고 같은 캐릭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전 극 중에선 코마롭스키나 라라, 토냐 같은 사람이 지바고 보단 훨씬 괜찮은 사람인거 같다는 생각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