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가족간 대화가 잘 되지 않아요.
대화를 잘 해보고 싶어서 여러번 시도를 했지만, 자꾸 좌절해요.
부모님은 자식이 과묵하기만 바라세요.
단답형으로 대답하기만 바라시고, 두 문장 이상 이야기를 하면, 그땐 큰일나요.
오늘은 이런 일이 있었어요.
엄마는 마당에서 화초를 보고 계셨고,
저는 단호박 피자를 만들고 있었어요.
피자가 다 될쯤, 아버지가 마당으로 나가시니까, 엄마께 피자 다 만들어졌으니 드시러 오시라고 전해주세요, 라고 말씀드렸죠.
저는 아버지가 제 말씀을 다 들으셨으니까, 분명히 엄마께 전해주셨을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엄마가 안 들어오시더라구요.
한참을 기다려도 안 오셔서, 엄마 휴대폰으로 전화했더니, 휴대폰을 집에 두고 나가셔서 받지 않으시고,
마당에 나가서 엄마를 부르고 주변을 다 둘러보아도 안 계시더라구요.
엄마랑 따뜻할때 같이 먹고싶어서 만들었는데,
피자는 식어서 딱딱하게 굳어가고...
한참 후에 아버지와 어머니가 집에 들어오셨어요.
어찌 된 일인지 여쭸더니, 같이 마트에 다녀오셨대요.
제가 아빠께 말씀드릴때는 이미 마트에 가려고 엄마가 차에 타신 상태였대요.
그래서 제가 "그럼 진작 그렇게 말씀해주셨으면, 제가 안 기다렸잖아요" 라고 말씀드렸더니
아빠가 잔소리한다고 화내시네요.
말할때 짜증스럽게 목소리 톤을 높였거나, 같은 말을 여러번 되풀이 한 것도 아닌데,
아빠가 화를 내시니까, 울컥했어요.
그래서 자초지종을 엄마께 말씀드렸더니, 엄마도 귀찮아하세요.
대화로 차근차근 소통하고 싶은 저와
자식들은 과묵해야만 한다고 생각하시는 부모님...
이제는 부모님과 소통하는 걸 떠나, 제발 부모님이 제게 소리라도 안 지르셨으면 좋겠어요.
아버지가 화내서 소리지르실 때마다 제 가슴은 쨍그랑 깨져서 상처가 깊어지는 느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