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카레이서의 손

톱니 조회수 : 626
작성일 : 2012-05-10 11:52:09
어느 기계공학도가 있었습니다.
최고의 대학의 나오고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뛰어난 연구능력과 탁월한 개발능력을 인정받는 인재였습니다.
어느날 우연한 기회에 카레이서로 데뷔하게 됩니다.
그리고 몇년후 세계제일의 카레이서가 됩니다.
무리한 레이싱을 하다 몸을 다치게 됩니다.
그에게는 바퀴가 있습니다.
한번도 쓰지는 않았지만 언젠가 꼭 필요할때 쓰려고 늘 간직하고 있는 바퀴입니다.
바퀴는 그의 친구입니다.
바퀴는 그에게 말합니다.
레이싱을 좀 쉬라고.
그래서 쉽니다.
마음 한구석 답답하였고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들었지만 대신 달리기를 배웠습니다.
달리기를 하면서 사고가 날일은 없다고 생각한거죠.
하지만 다시 레이싱이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작은 대회에 나가려고 바퀴에게 물어봅니다.
바퀴는 그가 레이싱을 다시 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바퀴의 말을 듣습니다.
그는 바퀴를 믿을 수 있는 친구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바퀴는 그에게 햇빛의 나라로 가자고 합니다.
그는 바퀴와 함께 햇빛의 나라로 갑니다.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멋진 차와 집을 팔고 대신 햇빛의 나라에서 살 수 있는 바퀴가 없는 차를 하나 삽니다.
그의 친구인 바퀴에게 달릴 기회를 주기 위해서죠.
햇빛의 나라는 햇빛이 너무 강해서 달리기를 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새로운 차에 바퀴를 달았지만 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하루에 한번씩 차를 밀어서 갈 수 있게 했습니다.
달리기가 어려운 나라에서 차를 미는 일은 더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바퀴를 위해서 차를 밀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햇빛의 나라에 온 이유이기도 했기 때문이죠.
1년이 지나도 차는 가지 못했습니다.
그는 몸이 많이 약해졌습니다.
햇빛의 나라에서 날마다 차를 밀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그보다 더 큰 이유는 달리기도 하지 못하고 레이싱도 하지 못하기 때문이겠죠.
햇빛의 나라로 오기로 하면서 보트 레이싱을 시작해보려고 했었죠.
차를 날마다 밀고 몸이 약해지면서 보트 레이싱은 마음뿐이었죠.
빨리 차가 씽씽 달리게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엔진을 더 좋은 것으로 바꾸었습니다.
책을 사서 보면서 부품을 하나하나 사서 직접했습니다.
여전히 차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트랜스미션을 바꿉니다.
세상에 없는 하나뿐인 트랜스미션을 만들었습니다.
특별한 바퀴였기 때문에 특별한 트랜스미션이 필요하다 생각했죠.
보통의 트랜스미션으로는 움직일 수 없는 바퀴라고 생각했죠.
차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하루에 열번씩 차를 밀어줍니다.
혹시 차가 갑자기 씽씽 달리게 될까 해서죠.
이상한 것은 바퀴가 달리고 싶어하면서도 잘 굴러가지 않는다는 거죠.
바퀴는 엔진과 친하지 않았습니다.
친해지려 하지 않았습니다.
트랜스미션과도 같이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아직 한번도 달려보지 못한 바퀴이기 때문일까요?
그는 바퀴가 자꾸 차와 함께 달리다 보면 점점 잘 달리게 될거라 생각했습니다.
다시 1년이 흘렀습니다.
그는 처음부터 다시 해보기로 합니다.
차의 몸체를 열고 모든 것을 다시 설계하고 다시 연결해 봅니다.
차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뿐이었습니다.
그가 하루에 열번씩 밀어서 달리게 할때는 바퀴가 차와 같이 달리는 듯 보였지만 열번을 다섯번으로 줄이고 다섯번을 한번으로 줄이자 다시 원래와 같았습니다.
그는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는 어느날 이상한 생각을 합니다.
혹시 바퀴가 아닌 것은 아닐까.
그렇습니다.
그것은 레이싱 자동차바퀴가 아니었습니다.
모형자동차용 바퀴였습니다.
달릴 수 없는 바퀴였죠.
그는 비탄에 잠겼습니다.
어느덧 3년이 흘렀습니다.
그는 이제 중년입니다.
세계제일의 레이서였던 그는 이제 자동차수리공입니다.
그리고, 그가 만든 유일한 자동차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날씬하고 섬세했던 손은 굵고 투박해졌고, 망치에 맞아 굽어진 손도 있습니다.
핸섬하던 얼굴은 쪼글쪼글한 주름이 생기고 기름이 맨날 뒤집어쓰다보니 피부는 엉망이 되었습니다.
사고의 후유증은 다 나아지지 못하고 날마다 밤샘작업으로 고생하다보니 건강은 더 안 좋아졌습니다.
그래도 세계제일의 카레이서답게 그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모형바퀴를 진짜바퀴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고 더욱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그의 몸은 더 망가져갔고, 그는 더이상 레이서가 아니라 완전히 수리공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가까운 곳에 운전을 하는 것조차 두려웠습니다.
차를 운전해본 것은 3년이 되었고 3년간 차를 미는 일만 해왔죠.
다시 1년이 흘렀습니다.
이제 그는 깨닫습니다.
그의 바퀴를, 그의 자동차를 움직이게 하는 일이 부질없다고.
IP : 76.95.xxx.220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13134 삼성전자 다니는 분들은 전자제품 싸게 사나요? 11 ... 2012/05/29 4,931
    113133 이혼후 상대방에 대해 아이에게 어떤이미지를 심어줘야할까요? 4 ... 2012/05/29 1,511
    113132 82의 언니 동생들의 고견이 필요해요.(도우미 아주머니 문제) 6 평강이 2012/05/29 1,574
    113131 공무원 시험에 영어가 그렇게 비중이 높은가요? 6 눈에확띄네요.. 2012/05/29 2,436
    113130 EM으로 설거지나 각종 청소하시는 분 계세요? 8 ... 2012/05/29 2,643
    113129 새로 분양한 마포 상수동 레미안 아파트 어떨까요? 3 아파트 2012/05/29 2,152
    113128 [단독]‘학력 거짓말’ 이자스민, 필리핀 NBI에 피소 2 교민사회 2012/05/29 1,688
    113127 저번에 약국 잘못으로 항생제 두배로 먹었다는 후기 입니다 7 허탈합니다 2012/05/29 2,689
    113126 넝쿨당 귀남이네 양부모는 언제 등장하나요 ㅎㅎ 14 ㅇㅇ 2012/05/29 3,445
    113125 캐나다 이민가서 거기 공무원 되면 좋은가요? 4 궁금 2012/05/29 4,341
    113124 연봉이 어느 정도면 만족하시나요? 긍정의힘 2012/05/29 658
    113123 시어머니의 전술~ 7 며느리 2012/05/29 3,401
    113122 3주된 간장게장 간장이 있는데 버려야할까요? 2 아깝다 2012/05/29 845
    113121 책 곰팡이 냄새제거 도와주세요! 2 도움 절실(.. 2012/05/29 4,718
    113120 초 1 시력이요 2 시력 2012/05/29 717
    113119 강쥐 암컷 중성화 왜 이렇게 비싼가요? 11 강쥐맘 2012/05/29 2,557
    113118 내용다시 수정했어요 고속도로로 땅이 편입된다는 글인데요(제가 잘.. 2 2012/05/29 809
    113117 말 늦게 터진 아이 ..시간이 지나면 공부를 잘 할까요 ? 9 프리티걸 2012/05/29 3,303
    113116 7세. 수학학원 보내라는 시부모님. 추천 좀 해주세요. 4 에구 2012/05/29 1,717
    113115 원웨이는 딴곳과 많이 다른가요~~~?** 3 궁금맘 2012/05/29 1,243
    113114 민주통합당 당대표 경선과 관련.. 10 진짜로 몰라.. 2012/05/29 931
    113113 ‘문제제기’하면 ‘종북’?…MB색깔론, 방송3사 단순전달 1 yjsdm 2012/05/29 639
    113112 7급 공무원이신 분 시험준비 어떻게 하셨나요?? 7 dff 2012/05/29 3,879
    113111 스마트폰, 지하철 와이파이가 왜 안될까요? 6 궁긍 2012/05/29 2,479
    113110 자식이 있으면 기초생활수급자되기 힘든가요? 4 ... 2012/05/29 7,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