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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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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주부남편, 전문직아내

남과 다른 삶 조회수 : 6,175
작성일 : 2012-05-09 10:52:02
저는 고시를 패스, 그리 수입이 많지는 않지만 안정적인 고위공무원입니다.
일만 하나보니 혼기를 놓쳐 서른 중후반이구요. 저보다 네살 적은 다정다감한 외국인(불란서)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는데 이 친구 학벌도 좋고 자기네 나라 최고의 교육기관에서 석사 2개에 국제기구, 정부기관(프랑스)과의 계약직 등 다양한 근무경력이 있지만 지금 유럽이 워낙 실업률때문에 난리라서 당분간 저처럼 안정적인 직장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여러면에서 취미생활, 가치관 등이 참 많이 비슷하고 착한 사람이라 같이 살면 재미있게 오손도손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친구 사고가 여러모로 우리나라 남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자유롭습니다. 자기는 아이들도 좋아하고 제 직장이 워낙 노동강도가 세다보니 아기를 갖게 되면 1-2년 정도는 자기가 house husband로 전업주부 생활을 할 수도 있고 자기는 고정적인 job보다는 제 직장에 따라 freelance consulting 을 하면서 살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직업이 또 여기저기 전근다니는 직장입니다. 이 사람, 한국말도 배우고 있고 벌써 저한테 김치담그는 법(김치를 너무 좋아해 김치 치즈 햄 샌드위치를 매일 먹을 정도)을 배워 혼자 만들어볼 정도입니다.

한국남자들처럼 처자식 먹여살려야 한다는 부담과 함께 이게 잘 안되고 아내보다 못나갈 경우 자격지심이 생기거나 할 것 같진 않습니다, 평소 사고를 보아하건데. 혹시 이렇게 잘나가는 전문직 아내, 그리고 프리랜스로 일하며 전업주부를 하는 남편분들 계신가요? 아무래도 한국에서는 흔하지 않은 조합인데 어찌 생각하면 꼭 남편이 부인보다 사회적으로 출세해야 한다는 것도 우리의 고정관념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IP : 122.200.xxx.242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참나
    '12.5.9 10:55 AM (1.251.xxx.58)

    왜 남자가 쓴 글같지...?

  • 2. 참나??
    '12.5.9 10:58 AM (122.200.xxx.242)

    여기서 가끔 남자 아니냐는 댓글 달리는 거 볼때는 아무 생각없었는데 지금 제가 당하고보니 엄청 기분 나쁘네요. 남자 아니구요, 소설쓸만큼 한가하지 않거든요 윗님. 이상한 분들 많네요 정말.

  • 3. brams
    '12.5.9 11:01 AM (222.236.xxx.164)

    프랑스 최고 교육기관이면 그랑제꼴인가요? 그랑제꼴을 두 개나 졸업하다니 대단하긴 하네요. 그러고도 취업을 걱정할 정도면 요즘 프랑스 경기가 정말 말이 아닌가 보군요.

    사실 여자분이 남편분보다 사회적 성공을 더 거둔다고 해도 둘 사이에 아무 문제가 없으면 주위에서 뭐라든 무슨 걱정이겠습니까? 주위 사람들의 말에 흔들리지만 않으면 괜찮지 않을까요?
    원글님이 주위 사람들의 말에 흔들릴 자신만 있다면 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 4. 남자전문가
    '12.5.9 11:02 AM (202.30.xxx.237)

    한국 남성도 원글님 남친만큼 자유롭고 싶어하죠. 다만, 한국 여자들이 그걸 싫어하기때문에 못할 뿐.

  • 5. ...
    '12.5.9 11:03 AM (58.122.xxx.211)

    이런 구성으로 외국에서 살면 아무 문제 없을꺼 같지만..
    한국에서 살면 아무래도 주위에서 뭐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이런건 좀 스트레스 받을꺼 같아요

  • 6. ^^
    '12.5.9 11:04 AM (125.135.xxx.84)

    그러고 보면 전업 주부로 살수 있는 것도 능력 같아요.
    우리나라 남자들은 전업주부로 살면서 스스로의 가치를 인정하고..
    열등감 없이 상대를 존중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일하는 아내의 스트레스를 열등감 없이 위로 하기도 어렵고...
    일하는 아내를 자랑스러워 하기도 어렵고...
    일단 사회 분위기란 것도 무시 못하니...더 그런 것 같아요.
    이 환경에서 살면 외국 남자라고 뭐가 다를까 싶어요....
    부부란 좋을 때 좋은 것은 누구나 할수 있는거지만...
    좋지 않을떄 서로 힘이되고 함께 견뎌줘야하는데...
    외국인은 좋을때만 생각하고 힘들때는 함께 견디려하지 않고 헤어지는 생각을 해서
    결혼 상대로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아요.
    좋고 힘듦에는 경제적이거나 상황 조건도 있지만 애정도 포함되요..
    사람에 대한 애정이 항상 똑같지는 않거든요.
    좋을때도 있고 부덤덤할때도 있고 싫을때도 있는건데..
    그걸 함께 극복하려하지 않고 헤어지는 것 같아요...
    울나라에 있는 나이 있는 남자 외국인들 대부분 결혼 경력이 화려한 것 같아요..

  • 7. 제 지인
    '12.5.9 11:06 AM (168.131.xxx.156)

    제 지인이 대학교수인데 남편이 좋게말하면 프리랜서구요. 옆에서 보기에는 백수입니다.
    지방대학 부임하면서 남편이 자영업 할 수 있는(밖에 못하는)전공이라 따라와서 업체를 차렸는데 2년만에 말아먹고 지금은 다양한 사업을 구상중입니다.
    그런데 왜 주위에서 전업주부라 불러주지 않고 백수라하느냐면,전업주부라면 의당 해야할 노력이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매일 비슷한 반찬만 사다놓기.장보기는 부인 몫. 아이 등하교도 부인 몫.

    같은 학교에서 전업 부인을 두신 남편들은 귀가할 때 오늘 반찬 기대도 되고 애들 때깔도 좋은데, 그 집 아이는 '시설'사는 애처럼 매일 같은 음식에 줄어들고 낡은 옷만 계속 입고 다닙니다. 애가 몸상태가 어떤지 관찰도 안하고 아파야 알고.ㅠㅜ

    엄마는 뭐하느냐면,젊은 교수라서 정년보장받을 때까지 죽도록 논문써야하는데,돈은 돈대로 가져다 주고, '플러스 알파'가 없는 살림에 스트레스 받고, 남편 '사회생활'하러 나가면 아이 돌보느라 승진 누락되었습니다.ㅠㅜ

    남편이 사회적으로 출세해야한다는 것은 고정관념이기는 한데,남자가 생각하는 전업주부의 노동'제때 밥만 나오면 됨.애들은 알아서 크는 것임'과 여성 전업주부의 실제 노동내용'계절 보고 메뉴 구성,생활을 풍부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고민'은 참으로 커다란 차이가 있습니다.

    저도 제 지인도 남녀가 평등한 가정을 꾸려나가야한다고 생각하도 계속 일하려는 마음입니다만,현실 생활속에서 부딪히는 부분이 큽니다.전업주부인 부인이 있는 집과 전업주부인 남편이 있는 집의 생활이 너무 차이가 납니다.ㅠㅜ

    남자가 잘나야한다는 선입견만은 아니고요.
    님이 가정생활에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지,곰곰히 생각해보셔요.
    그리고 한국에서 전업주부가 행하는 노동중 큰 부분인 '자녀교육'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미리 결정해보시구요.

  • 8. ㅇㅇㅇㅇ
    '12.5.9 11:06 AM (222.109.xxx.247)

    훌륭하시구만요, 결혼하시면 행복하게 잘 사세요. 님께서 한국적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계시지만 않다면 얼마든 행복하실 것 같아요.

    그나저나 이런 케이스와 비교해보면 한국 남자들은 진화가 덜 된 것 같은 느낌도 들어요 -_-;;;

  • 9. ...
    '12.5.9 11:10 AM (121.157.xxx.79)

    남자가 자격지심이 없고 전업주부로서의 역활을 여자 아내만큼 잘한다면
    평생 직장생활하는 사람으로선 대단한 메리트입니다.
    그런데 좀 수입이 적은게 흡일것도 같습니다만,
    상황에 맞춰 잡을 충분히 가질수 있는 분이라 걱정안하셔도 될것도 같으네요.

    가장 중요한건 님의 스타일입니다. 님이 생각하는 가치가 뭔지요 자신에 물어보세요.
    사실 밖에서 활동해야 할 강도 높은 전문직 여자는 누군가 안에서 도우미든 친정이든 시댁이든 도움없인 힘든것 같습니다.

  • 10. .......
    '12.5.9 11:17 AM (124.53.xxx.169)

    한국사회에서 전업주부아닌 커리어우먼, 워킹맘의 제일 큰 빽그라운드는 남편이 아니라 친정입니다. 아무리 남편이 잘해줘도 친정뒷받침없이는 자녀케어하기 힘들어요. 자기일 열심히 하고싶으시면 친정형편부터 돌아보세요. 자녀없이 살 계획이시면 다르지만요.

  • 11. 낚시 아니라는 가정하에..
    '12.5.9 11:21 AM (112.172.xxx.232)

    1.
    비슷한 고민을 해봤어서 답변드립니다.

    2.
    세상 모든 것에는 공짜는 없고 다 좋은것도 없다고 생각이 듭니다.
    문제는,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 가치 없어 보이는걸 내가 지나치게 많은 값을 치르면서 사는건가?
    라는 의문이 들 때인거죠.

    어? 나는 이 정도 값을 치르고 이 물건을 살 각오가 되어 있는데
    시장에서는 (이경우에는 "결혼"시장이겠죠) 이 물건이 크게 인기가 없네.. 라는거죠.

    3.
    방금 말씀하신 전문직 아내, 가정적인 남편 조합은 최근 생기기 시작한
    (적어도 한국에서는) 조합이라고 생각해요.
    전통적으로 나보다 더 경제적으로 여유있고 능력있는 남자와 결혼하는 풍습이
    별로 매력이 없다는 걸 깨닫기 시작하거든요. 세상이 많이 변했으니까요.

    4.
    지금 남편을 선택하시면, 아마
    친구들이 남편덕에 얻게되는 free riding 혜택들을 못본다는것? 주변 사람들 수근거림?
    그런것들이 아주 마음 편하시지는 않을테지만

    사랑스러운 남자와 함께 하는 "삶"의 즐거움도
    이때까진 큰 가치를 못 얻었지만 분명 재평가되고 있는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희생할수 있다고 생각되는걸 희생하시고
    가치롭다고 생각하는걸 얻으세요.

    5.
    눈앞의 행복을 믿고 잡는 연습을 하시다 보면 더 행복해지리라 믿습니다.
    행복하세용~

  • 12. ...
    '12.5.9 11:31 AM (121.132.xxx.36)

    주변에 휘둘리지 않을수 있다면 괜찮을것 같은데요.

  • 13. 원글
    '12.5.9 11:34 AM (122.200.xxx.242)

    참 지혜로운 분들도 많으시고 여러가지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조언들 하나 하나 감사드립니다. 행복하게 살라고 덕담해주신 분들도 더더욱 행복하시길 저도 빌께요. 감사합니다.

  • 14. ....
    '12.5.9 11:35 AM (121.157.xxx.79)

    경제적인 문제는 그렇다 치고 ,
    육아와 살림에서 여자 아내처럼 완벽하게 커버해준다면 좋지만,
    아니라면 정말 마음 다스리기 어렵답니다.

  • 15. 위에 낚시..님에 덧붙이자면
    '12.5.9 11:38 AM (71.165.xxx.228)

    지적하신 것 중 4번이, 우리나라에서 살자면 제일 큰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한국에서 사신다면, 부모와의 관계도 무시할수 없구요.
    말이 안통하는 문제가 아니라, 그들의 부모자식관의 사고방식이 원글님한테 매우 힘들수도 있다는 겁니다.

    티비에서 인간극장에 나오는 사람들(외국인 사위들이 한국부모한테 한국식으로 엄청 잘하는)은 극히 예외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신다면, 그리고 남들이 뭐라고해도 별로 휘둘리지 않으신다면,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같은집에서 살 맞대고 사는 사람은 원글님이시니까요.

  • 16. 낚시 아니라는 가정하에..
    '12.5.9 12:00 PM (112.172.xxx.232)

    그렇죠.. 실은.
    벗어날 수 없는 문제인것 같아요.

    그런데!
    나이 좀 찬 전문직 여자들은 그다지 결혼할 만한 자리가 많지 않은것도
    최근 시장에서 이러한 조합이 많이 생기는 이유중에 하나랍니다.
    ㅠㅠ

    많아요 많아. 아주. 주변에 골드미스들 득시글 합니다.

  • 17. 현재진행형
    '12.5.9 1:06 PM (210.122.xxx.6)

    지금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외국인이 아니라 한국인이라는게 차이이고요,

    1. 남편의 연애때 말과 행동이 결혼 후 이어지지 않는다. --> 연애때는 얼마든지 스스로 "잘" 해낼 것 같았는데, 입으로만 잘하더군요. 주말, 혹은 퇴근 후 제가 집안 일을 할 시기에 입으로 시련을 줍니다ㅠㅠ

    2. 168.131 님 의견이 저의 경우와 가장 흡사하고, 전업남편을 둔 사람들의 일반적인 모습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아이가 생긴 후에는 전업 남편은 물론이거니와, 일하는 부인 쪽도 직장에서 성공하기 힘듭니다. 어, 어, 하다보면 수렁에 빠져버리는 가족을 발견할 수 있지요. 즉, 아이가 생긴 후에는 부인 역시 직장에서의 성공을 일단 한수 접어야 하고, 아이에 대해서도 일정부분 포기해야 하는 부분이 생깁니다. 왜 이렇게 살아야하나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지요.

    3. 124.53 님 의견에도 크게 동의합니다. 전업이라고 집에 있는 남편은 실상 나에게 도움이 안 됩니다. 저의 경우는 차라리 남편이 없으면 친정 도움이라도 맘 편히 받겠는데, 남편이 친정과 사이가 좋지 않기 때문에 더 힘이 들지요. 전업남편과 처가가 좋은 관계를 가지는 건 어려운 일이니까(처가 쪽에서 꾹 참고 표현을 안 한다 해도), 이것 역시 일반적일 거라고 생각해요.

    4. 결국, 남편이 전업이든 아니든 중요한 것은 부부 사이인데, 그 관계를 깨뜨릴 위험이 매우매우 크다, 는 것이 제 결론입니다. 부부만 사는 기간은 상관없습니다. 아이가 태어난 이후가 문제이지요.

    5.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크게 보아 거기서 거기지만, 사람 사이 관계란 언제나 일대일의 문제이니까, 이럴 수 있겠다, 그럼 나는 어떻게 해결하겠다 정도로만 생각해 두시는 것이 적당하겠지요.

    즉,

    복/불/복

    되겠습니다, 인생이란.

  • 18. 원글님
    '12.5.9 1:22 PM (58.29.xxx.50)

    우리 딸같아 조언하자면
    결혼해서 살다 그런 상황이 되어 자연스럽게 된 경우면 몰라도
    처음부터 그리 사는 건 아니다 싶어요.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지금은
    둘만이 사니 보수에 대해서도 큰 관심이 안 가겠지만
    이제 아이 낳아 성장하면
    부부가 같이 버는 집이랑 비교하게 되고 우울해지기도 합니다.
    게다가
    상황이 문제가 생겨도 쉬기도 어렵잖아요.
    쓰신 거 보니 검사이신 거 같던데
    제 딸이 님 같은 입장이라면 절대 싫을 거 같습니다.
    신혼부부 사는 데 집안 일 뭐 그리 대단하다고
    시작부터 주부 생활하려는 남자랑 결혼하나요?
    요즘은
    여자도 결혼하자마자 집에서 살림만 한다하면
    다들 이해하기 힘들어하는 분위기잖아요.
    애기 낳고 육아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전업으로 돌리게 되지요.
    전 그런 마인드를 가진
    남자를 우리 딸이 왜 먹여살려야하나 하는 생각에 화가 날 거 같아요.
    너무 급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교회 다녀 보시면 어떨까 권해요.
    님 정도 스펙이면 교회가서 어른들 많이 알게 되면
    여기저기서 주선 많이 들어 올겁니다.

  • 19. ㅅ.ㅅ
    '12.5.9 1:38 PM (58.163.xxx.191)

    남편이 나이가 많아 집에서 아이봐요. 늦게본 아이라 너무 좋아하고 아이케어는 잘 하는 데요
    솔직히 음식같은 건 잘 못해요.
    전 프리랜서로 계약직 전전하고.. 일단 경제적인거 탄탄하면 둘이 즐기면서 살면 괜찮죠.
    외국인과 먼저 결혼한 케이스로 조언을 드리자면 어디서 결혼식 크게 한다 그러지 마시고 최대한 조용하게 하시구요. 워낙 깨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전 직계가족만 제 결혼 알아요. 그리고 고학력 무직일 수록 생각도 많고 우울증도 많다는 거 감안하세요. 또 여자가 아이 낳으면 최소 5년 정도 아이에게 올인하시는 게 좋은 데 그후에 직장잡기가 아주 힘들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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