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어머니 집에가서 단호박 해물찜을 했어요. 메뉴 고민했는데 아는 엄마가 힌트줘서
한 번도 안해본 걸 인터넷 찿아 해보기로 했어요. 시댁이 전체적으로 호박종류를 싫어하는데 그 엄마가 안에 매콤하게 해
물 넣으면 다 좋아할 거라고 해서 단호박찜,잡채, 양배추샐러드 이렇게 정하고
시장을 봤어요. 어머니가 고기재놓은것 그냥 쌈하고 먹지.. 하시는데 저도 이런것 처음해봐요.
이런날 아니면 언제 해보나요? 하니 그렇긴 하다. 하며 좋아하시는 것 같았어요.
전자렌지 사용하는 레시피들이 대부분이더군요.
할 수없이 2분정도 돌려 두껑열고 속파내고 다시 단호박을 찜기에 10분넘게 찌고 하나 더 찌고(두개가 한 번에 안들어가네요}
안에 오징어와 냉동해물을 조금 맵게 볶아 넣고 전자렌지에 상에 올리기전에 조금 돌렸어요.
두 접시에 호박 하나씩 놓고 가운데 양배추, 양상추넣고 살림돋보기에서 배운 소스(샐러드소스) 뿌리고
저 수분 잡채해서 한 접시 내놓고 어머니가 고기재신것 구워내고 상추내고...
축하합니다 하고 호박커팅 어머니가 하시고 저도 너무 흐뭇했어요. (제가 너무 감격했어요)
맛을 보는데 호박이 너무 쓴 거에요. 껍질만 쓴 것이 아니라 살도 너무 써서 무슨 약을 뿌린 것 같았어요.
해물만 대충건져먹고 내려놓고 호박은 푹 잘 익었었거든요. 쓰지만 않으면 정말 맛있었을 것 같았어요.
하지만 먹을 순 없겠더라구요.
단호박 하나는 조금 덜 익혀져서 푹 익은 맛이 없어서 쓰지는 않았지만 별로 였구요.
냉동해물에서 물에 한 번 데치지 않아서인지 냉동냄새가 나는 듯하구요.
큰 맘 먹고 한 요리 대실패였어요.
다들 어머니께서 고기잰 것 열심히 먹구 샐러드도 맛있게 먹긴 했어요.
어머니도 단호박 쓴 것은 처음본다고 하시더군요. 하지만 너무 고맙다고 잘 먹었다고 하셨어요.
다음날 동네분들이랑 드시라고 레시피 알려드리고 재료도 다 남겨놨어요. 양배추 채 썰어놓고 채칼가져갔어요.
그날 양배추값 엄청비싸 저렴한 6천원짜리 샀네요. 어버이날 아니면 안 샀음
오징어손질한 것,양념장, 호박쪄서 해드시라고 했는데 오늘 전화드리니 월요일날 해드셨다고 다 며느리칭찬 엄청했다고 좋아하시더군요. 서울인데 변두리고 마당있는
옛날빌라라 어머님 비슷한 연배분들이 몇분계시는데 음식해서 마당평상에서 드셨데요.
요리를 못해 무슨때(어버이날, 어머니생신) 저 혼자 스트레스 엄청받는데
외식도 안 하고 집에서만 먹거든요. 조금씩 느는것 같기도 하고.
또 한번 행사를 잘 치루어서 당분간 편안할 것 같아요. 남편에게 친정엄마가 우리시어머니 속으로 부러울 것 같다고
했더니 맞다고 하네요. 엄마한테는 아직까지 받기만 하는데.. 미안한 맘이 생기네요.
쓴단호박얘기가 삼천포로 빠졌나요? 전체가 써서요. 달지 않고 맛없는 것은 그래도 먹잖아요.
처음 본 것 같아서요. 쓴 단호박.. 내용물 때문은 아닌 것 같아요. 두번째 것은 같은 내용물 넣었는데 아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