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기가 아직 종북인지 모르지만 그 시절 배운 솜씨로
통진의 당권을 잡고 있는 모양입니다.
모든 고급 정보에 접근이 가능한 국회의원 신분을 가지고서
그 솜씨를 국회에서 발휘하는 것은 상당히 걱정되는군요.
김석기가 공개적으로 종북에서 전향을 양심선언했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군요.
이하는 곽대중 컬럼 내용입니다.
한때는 친구였던 통진당 당권파 K에게...
<곽대중의 加油 KOREA!-storyK 칼럼> 전남대 총학생회실에서의 논쟁
진보진영을 망하게 하고 싶다면 지금처럼 반민주 행태를 계속하길
진보진영을 망하게 하고 싶다면 지금처럼 반민주 행태를 계속하길
곽대중 칼럼니스트 (2012.05.07 18:00:47)
우리의 관계를 ‘친구’라고 표현하는 것에 대해 네가 어떻게 생각할는지 모르겠구나. 우리가 마지막으로 만난 지도 벌써 13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해 여름 우리대학 총학생회와 전북대 총학생회가 “앞으로 학생운동권은 북한의 인권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세상의 주목을 받았고, 너는 그것을 ‘따지기 위해’ 학생회실에 찾아왔었다. 짧은 시간 우리는 격렬한 논쟁을 주고받았지.
주로 네가 물었고, 나는 답했다. 어찌하여 그런 황당한(?) 주장을 하였던 것이냐고 너는 물었고, 나는 북한의 참혹한 현실에 대해 얘기했었다. 3백만 명이 굶어죽은 끔찍한 식량난과 탈북자 문제, 가혹한 주민통제와 인권탄압 실태 등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그러한 불행의 원인이 수령독재에 있다고 나는 설명하였다. 너는 미제(美帝)에 화살 을 돌렸고, 나는 그런 식의 ‘미국 핑계’는 이제 버릴 때가 되지 않았냐고 대꾸하는 식으로 갑론을박이 계속 되었다.
2천5백만 인민들은 현세의 지옥에서 고통 받고 신음하고 있는데, 그런 와중에도 고급 양주와 벤츠 자동차 를 사들이는데 수백만 달러를 탕진하고 기쁨조 파티를 즐긴다는 ‘위대한’ 지도자 동지 에 대한 이야기로 화제는 흘렀다. 다른 이야기에는 비교적 담담하던 너는 김정일을 거론하니까 격렬한 반응을 보였다. 1년 365일 쉬는 날도 없이 현지 지도를 다니며 인민들과 동고동락, 풍찬노숙하시는 ‘그 분’을 어떻게 그렇게 모욕할 수 있느냐며 주먹을 불끈 쥐고 나를 노려보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마지막엔 내가 질문을 던졌다.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 대해 알고 있느냐”고. 정치범 수용소의 존재 자체를 부정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순순히 ‘알고 있다’고 대답하는 것에 우선 놀랐다. 그리고 이어지는 너의 답변에 더욱 놀랐다.
“혁명을 하다보면 반드시 제거해야할 세력이 있기 마련이고, 혁명에 승리하고 나서도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 반혁명 세력들은 오랜 기간을 두고 제압하여야 한다. 그래서 나는 이북 에 정치범 수용소가 존재하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하고, 우리 혁명(남한에서의 혁명을 말함)이 승리하고 나서도 그런 수용소를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학생회실을 나서면서 네가 그랬다. “이제부터 우리는 동지가 아니다. 친구도 아니다. 적(敵)이다.”
너희들의 마음에서 ‘민’과 ‘주’가 사라진지는 오래
끝까지 덮어두려던 이야기를 십여 년이 지난 오늘에 와서 새삼스레 공개적인 편지를 통해 이렇게 꺼내놓는 이유는 두 가지 바람에서다. 첫째는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진보당 당권파를 비롯한 ‘범(凡)주체사상파’라 불리는 사람들이 과연 어떠한 사람들인지 알리려는 것이고, 둘째는 이제라도 너 같은 사람들이 반성하고 전향하여 올바른 길에 들어서기를 바라는 실낱같은 희망에서다.
물론 13년전 나눴던 이야기를 네가 다른 사람들 앞에서도 거리낌 없이 내뱉는 것은 아닐 터이다. 우리끼리니까 솔직히 까놓고 말했던 것이겠지. 그리고 지난 시간동안 너의 생각에도 적잖은 변화가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 주제넘게도 나는 몇 편의 정치 칼럼 을 썼다. 거의 대부분 ‘진보당 내부에 뒤섞여있는 종북(從北)좌파들을 경계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거기에 어떤 사람이 ‘진보진영에 대한 색깔 공세’라고 반박을 하던데, 그때에 내가 분명히 말했다. “진보진영 전체를 종북주의로 매도하려는 것이 아니다. 진보진영이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받으며 성장하려면 반드시 일부 종북좌파들부터 솎아내야 한다”고.
결국은 문제가 터졌다. 네가 속한 그룹이 사고를 쳐도 단단히 쳤더구나. 자유당 정권을 뺨칠 정도로 기가 막힌 부정선거라니! 대리 투표, 유령투표, 시간외 투표에다가 투표함(소스코드)을 중간 에 열어보기까지……. 민주주의에 대한 유치원생 수준의 인식만 있어도 감히 그렇게 할 엄두조차 내지 못할 일들을, 너희는 마치 부정선거의 종합 패키지를 보여주고 싶었던 듯 서슴없이 용감하게도 저질렀더구나.
순진한 사람들은 아직도 의아해한다. ‘그래도 명색이 진보를 지향하는 사람들인데, 왜 그랬을까, 과연 그랬을까……?’ 너희들의 실체를 몰라도 너무 모르는 사람들이 아직도 대한민국에는 많고도 많다. (그러니 좋겠구나.)
너 같은 사람들, 지금 네가 속해 있는 그룹의 사람들은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사람들이라는 것은 나는 익히 알고 있었다. 세월이 지나 약간 유연해지고 노련해졌을지는 모르겠지만, 민주주의에 대한 기본 인식이 없는 너희들은 언젠가는 그런 대형 사고를 칠 가능성이 충분히 예견되어 있었다.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이해 못할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렇게도 목놓아 민주주의를 외치는 사람들이 실은 민주주의에 대한 기본 개념조차 없다니!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적들의 방식대로’ ‘악랄하게 전진하여야’ 한다는 강렬한 대결의식은 너희들의 마음에서 민(民)과 주(主)라는 따뜻한 두 글자를 앗아간 지 이미 오래다. 오로지 반미주의, 남한정권에 대한 적개심, 어떻게든 북한정권을 살려놓아야 한다는 무한한 충성심, 실체도 없는 계급의식과 영웅의식 같은 것으로만 똘똘 뭉쳐 있겠지.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도 계속하여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끝까지 버티는 너희들의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며 ‘역시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구나’ 혀를 끌끌 찼단다. 뺏기지 않고 싶겠지. 그동안 ‘누려온 것’이 있는데 말이다. 그동안 ‘쌓아온 것’이 있는데 말이다. 여기까지 어떻게 달려왔는데, 이제 와서 그것들을 송두리째 날리고야 싶겠니. 그렇게 누려온 것, 쌓아온 것을 한자어로 뭐하고 할까? 바로 ‘旣得權(기득권)’이라고 말한다. 너희는 바로 기득권 세력이 된 거야. 너희들이 그렇게도 싫어하던 세력의 모습 그대로 된 거지. 이제야 알겠니?
진보진영을 망하게 하고 싶다면……
당내의 기득권을 뺏기지 않으려 그렇게 아득바득 애를 쓰는 너희들의 모습을 보면서, 너희 같은 사람들이 정권을 잡으면 과연 나라가 어떻게 될지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치는구나. 종북주의자들는 본질적으로 반(反)민주주의자, 독재주의자들이다. 그래서 진보진영에서 솎아내야 할 대상이라고, 그렇게 누누이 말해왔던 것이다.
물론 말이다,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람의 뇌(腦) 속을 들여다볼 수도 없을 진대, 주홍글씨를 새기듯 무작정 종북주의자로 지목하여 쫓아내서는 안되겠지. 이번 부정선거와 같이 외형적으로 드러난 사례를 낱낱이 조사하여 구체적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고, 그들의 영향력을 진보당 내부에서 하나둘씩 거세해나가는 것이 ‘종북주의(=독재주의) 솎아내기’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실은 말이다, 진보진영이 완전히 몰락하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너희 같은 종북주의자들이 진보당에 더욱 오래 남아주기를 바랄 것이다. 그렇게 내버려두면 너희 그룹은 계속해서 당내에서 세력을 확장해나갈 것이고, 시나브로 수준과 정체를 드러내 보여줄 것이고, 그러다가 언젠가는 또 한 번 초대형 사고를 치겠지. 아마도 그때는 ‘종북의 몰락’이 아니라 ‘진보의 몰락’이 될 것이다.
다시 한 번 되풀이해 이야기하자면, 한국 의 진보가 건승하려면 너희 같은 종복주의자들이 하루빨리 진보당을 떠나주어야 하고, 한국의 진보가 패망하려면 두고두고 진보당에서 기득권을 지켜보려 악착같이 애를 쓰기 바란다. 갈수록 점입가경 멋지더구나.
편지가 길어졌다. 최근 며칠간 신문 지면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는 진보당 부정선거 사태를 흘겨보면서 잠깐 이런 생각도 했었다. 너희 주사파 그룹이 조금 딱하다고 말이다. 계속 암흑세계에서 지하 당이나 만들고 있을 것이지 무엇하러 준비도 되지 않은 채 양지 로 기어나와서 그런 고생을 하고 있는지, 쯧쯧…….
○○아. 13년 전 네가 나를 친구라고 생각지도 않는다기에 나도 그동안 너를 친구라 불러보지 않았다. 너는 민주주의의 적이고, 무엇보다 2천5백만 북한 인민의 원수이며, 김정일-김정은 세습정권의 노리개이자 소모품 에 다름 아니다. 그런 네가 이제라도 생각을 고쳐먹기를 바란다만, 사실 그리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
그저, 이 말만 해주 고 싶구나. 네가 처음으로 변혁운동의 길에 뛰어들던 그 날의 마음을 떠올려 보거라. 억압받는 민중에 대한 애정, 그들을 억압하는 자들에 대한 분노, 혁명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는 열정!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억압받는 민중은 북한에 있고, 인민을 가장 억압하는 세력도 북한에 있고, 네가 혁명을 위해 목숨을 바쳐야 할 시대적 과제도 바로 북한에 있다. 나중에 2천5백만 북한 인민으로부터 ‘독재왕조의 협력자’라는 이름으로 돌팔매질을 당하고 싶지 않다면, 이제라도 자숙하기 바란다. 네가 독재왕조와 최후를 함께 하는 악어새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오랜 친구의 마지막 충고다.
2012년, 여름보다 뜨거운 오월.
한때는 동지였던 너의 친구가.
글/곽대중 중국 거주 칼럼니스트(http://www.storyk.net)
주로 네가 물었고, 나는 답했다. 어찌하여 그런 황당한(?) 주장을 하였던 것이냐고 너는 물었고, 나는 북한의 참혹한 현실에 대해 얘기했었다. 3백만 명이 굶어죽은 끔찍한 식량난과 탈북자 문제, 가혹한 주민통제와 인권탄압 실태 등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그러한 불행의 원인이 수령독재에 있다고 나는 설명하였다. 너는 미제(美帝)에 화살 을 돌렸고, 나는 그런 식의 ‘미국 핑계’는 이제 버릴 때가 되지 않았냐고 대꾸하는 식으로 갑론을박이 계속 되었다.
2천5백만 인민들은 현세의 지옥에서 고통 받고 신음하고 있는데, 그런 와중에도 고급 양주와 벤츠 자동차 를 사들이는데 수백만 달러를 탕진하고 기쁨조 파티를 즐긴다는 ‘위대한’ 지도자 동지 에 대한 이야기로 화제는 흘렀다. 다른 이야기에는 비교적 담담하던 너는 김정일을 거론하니까 격렬한 반응을 보였다. 1년 365일 쉬는 날도 없이 현지 지도를 다니며 인민들과 동고동락, 풍찬노숙하시는 ‘그 분’을 어떻게 그렇게 모욕할 수 있느냐며 주먹을 불끈 쥐고 나를 노려보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마지막엔 내가 질문을 던졌다.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 대해 알고 있느냐”고. 정치범 수용소의 존재 자체를 부정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순순히 ‘알고 있다’고 대답하는 것에 우선 놀랐다. 그리고 이어지는 너의 답변에 더욱 놀랐다.
“혁명을 하다보면 반드시 제거해야할 세력이 있기 마련이고, 혁명에 승리하고 나서도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 반혁명 세력들은 오랜 기간을 두고 제압하여야 한다. 그래서 나는 이북 에 정치범 수용소가 존재하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하고, 우리 혁명(남한에서의 혁명을 말함)이 승리하고 나서도 그런 수용소를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학생회실을 나서면서 네가 그랬다. “이제부터 우리는 동지가 아니다. 친구도 아니다. 적(敵)이다.”
◇ 지난 2003년 9월 9일 경찰의 수배를 받고 있는 남총련 소속 학생들이 광주 광천터미널 광장에서 합동차례를 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너희들의 마음에서 ‘민’과 ‘주’가 사라진지는 오래
끝까지 덮어두려던 이야기를 십여 년이 지난 오늘에 와서 새삼스레 공개적인 편지를 통해 이렇게 꺼내놓는 이유는 두 가지 바람에서다. 첫째는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진보당 당권파를 비롯한 ‘범(凡)주체사상파’라 불리는 사람들이 과연 어떠한 사람들인지 알리려는 것이고, 둘째는 이제라도 너 같은 사람들이 반성하고 전향하여 올바른 길에 들어서기를 바라는 실낱같은 희망에서다.
물론 13년전 나눴던 이야기를 네가 다른 사람들 앞에서도 거리낌 없이 내뱉는 것은 아닐 터이다. 우리끼리니까 솔직히 까놓고 말했던 것이겠지. 그리고 지난 시간동안 너의 생각에도 적잖은 변화가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 주제넘게도 나는 몇 편의 정치 칼럼 을 썼다. 거의 대부분 ‘진보당 내부에 뒤섞여있는 종북(從北)좌파들을 경계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거기에 어떤 사람이 ‘진보진영에 대한 색깔 공세’라고 반박을 하던데, 그때에 내가 분명히 말했다. “진보진영 전체를 종북주의로 매도하려는 것이 아니다. 진보진영이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받으며 성장하려면 반드시 일부 종북좌파들부터 솎아내야 한다”고.
결국은 문제가 터졌다. 네가 속한 그룹이 사고를 쳐도 단단히 쳤더구나. 자유당 정권을 뺨칠 정도로 기가 막힌 부정선거라니! 대리 투표, 유령투표, 시간외 투표에다가 투표함(소스코드)을 중간 에 열어보기까지……. 민주주의에 대한 유치원생 수준의 인식만 있어도 감히 그렇게 할 엄두조차 내지 못할 일들을, 너희는 마치 부정선거의 종합 패키지를 보여주고 싶었던 듯 서슴없이 용감하게도 저질렀더구나.
순진한 사람들은 아직도 의아해한다. ‘그래도 명색이 진보를 지향하는 사람들인데, 왜 그랬을까, 과연 그랬을까……?’ 너희들의 실체를 몰라도 너무 모르는 사람들이 아직도 대한민국에는 많고도 많다. (그러니 좋겠구나.)
너 같은 사람들, 지금 네가 속해 있는 그룹의 사람들은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사람들이라는 것은 나는 익히 알고 있었다. 세월이 지나 약간 유연해지고 노련해졌을지는 모르겠지만, 민주주의에 대한 기본 인식이 없는 너희들은 언젠가는 그런 대형 사고를 칠 가능성이 충분히 예견되어 있었다.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이해 못할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렇게도 목놓아 민주주의를 외치는 사람들이 실은 민주주의에 대한 기본 개념조차 없다니!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적들의 방식대로’ ‘악랄하게 전진하여야’ 한다는 강렬한 대결의식은 너희들의 마음에서 민(民)과 주(主)라는 따뜻한 두 글자를 앗아간 지 이미 오래다. 오로지 반미주의, 남한정권에 대한 적개심, 어떻게든 북한정권을 살려놓아야 한다는 무한한 충성심, 실체도 없는 계급의식과 영웅의식 같은 것으로만 똘똘 뭉쳐 있겠지.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도 계속하여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끝까지 버티는 너희들의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며 ‘역시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구나’ 혀를 끌끌 찼단다. 뺏기지 않고 싶겠지. 그동안 ‘누려온 것’이 있는데 말이다. 그동안 ‘쌓아온 것’이 있는데 말이다. 여기까지 어떻게 달려왔는데, 이제 와서 그것들을 송두리째 날리고야 싶겠니. 그렇게 누려온 것, 쌓아온 것을 한자어로 뭐하고 할까? 바로 ‘旣得權(기득권)’이라고 말한다. 너희는 바로 기득권 세력이 된 거야. 너희들이 그렇게도 싫어하던 세력의 모습 그대로 된 거지. 이제야 알겠니?
진보진영을 망하게 하고 싶다면……
당내의 기득권을 뺏기지 않으려 그렇게 아득바득 애를 쓰는 너희들의 모습을 보면서, 너희 같은 사람들이 정권을 잡으면 과연 나라가 어떻게 될지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치는구나. 종북주의자들는 본질적으로 반(反)민주주의자, 독재주의자들이다. 그래서 진보진영에서 솎아내야 할 대상이라고, 그렇게 누누이 말해왔던 것이다.
물론 말이다,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람의 뇌(腦) 속을 들여다볼 수도 없을 진대, 주홍글씨를 새기듯 무작정 종북주의자로 지목하여 쫓아내서는 안되겠지. 이번 부정선거와 같이 외형적으로 드러난 사례를 낱낱이 조사하여 구체적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고, 그들의 영향력을 진보당 내부에서 하나둘씩 거세해나가는 것이 ‘종북주의(=독재주의) 솎아내기’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실은 말이다, 진보진영이 완전히 몰락하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너희 같은 종북주의자들이 진보당에 더욱 오래 남아주기를 바랄 것이다. 그렇게 내버려두면 너희 그룹은 계속해서 당내에서 세력을 확장해나갈 것이고, 시나브로 수준과 정체를 드러내 보여줄 것이고, 그러다가 언젠가는 또 한 번 초대형 사고를 치겠지. 아마도 그때는 ‘종북의 몰락’이 아니라 ‘진보의 몰락’이 될 것이다.
다시 한 번 되풀이해 이야기하자면, 한국 의 진보가 건승하려면 너희 같은 종복주의자들이 하루빨리 진보당을 떠나주어야 하고, 한국의 진보가 패망하려면 두고두고 진보당에서 기득권을 지켜보려 악착같이 애를 쓰기 바란다. 갈수록 점입가경 멋지더구나.
편지가 길어졌다. 최근 며칠간 신문 지면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는 진보당 부정선거 사태를 흘겨보면서 잠깐 이런 생각도 했었다. 너희 주사파 그룹이 조금 딱하다고 말이다. 계속 암흑세계에서 지하 당이나 만들고 있을 것이지 무엇하러 준비도 되지 않은 채 양지 로 기어나와서 그런 고생을 하고 있는지, 쯧쯧…….
○○아. 13년 전 네가 나를 친구라고 생각지도 않는다기에 나도 그동안 너를 친구라 불러보지 않았다. 너는 민주주의의 적이고, 무엇보다 2천5백만 북한 인민의 원수이며, 김정일-김정은 세습정권의 노리개이자 소모품 에 다름 아니다. 그런 네가 이제라도 생각을 고쳐먹기를 바란다만, 사실 그리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
그저, 이 말만 해주 고 싶구나. 네가 처음으로 변혁운동의 길에 뛰어들던 그 날의 마음을 떠올려 보거라. 억압받는 민중에 대한 애정, 그들을 억압하는 자들에 대한 분노, 혁명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는 열정!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억압받는 민중은 북한에 있고, 인민을 가장 억압하는 세력도 북한에 있고, 네가 혁명을 위해 목숨을 바쳐야 할 시대적 과제도 바로 북한에 있다. 나중에 2천5백만 북한 인민으로부터 ‘독재왕조의 협력자’라는 이름으로 돌팔매질을 당하고 싶지 않다면, 이제라도 자숙하기 바란다. 네가 독재왕조와 최후를 함께 하는 악어새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오랜 친구의 마지막 충고다.
2012년, 여름보다 뜨거운 오월.
한때는 동지였던 너의 친구가.
글/곽대중 중국 거주 칼럼니스트(http://www.storyk.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