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오후 초등학교 도서관에서 일을 하고 있는 학부형입니다.
작은 시골학교라 학생수 150명도 안됩니다. 그러니 왠만한 학생들 거의 다 알고있구요.
지난주에..학교로 중학생 2명이 들어왔습니다.
학교지킴이샘께서 이 학교 졸업생이라면서 데리고 도서관에 오셨더군요.
초등생만 보다가 덩치 큰 중학생이 오니.. 순간 '헉!' 했어요.
그때가 3시도 안된 시간이라 이 시간에 학교는 어찌하고 왔나 물었더니.
"학교는 째고 왔는데요." 이럽니다 ㅠㅠ
곧이어 도서관 컴퓨터켜길래.. 게임은 안된다고 주의를 주었고,
좀 있으니.. 다른 학생들이 컴퓨터를 써야 할 일이 생겨 비켜달라 했더니, 물러나긴 했어요.
그러고는 옆에 있는 작은 공간에 들어가더니.. 친구더러 "여기서 잠이나 자자" 이럽니다. ㅠㅠ
그래서 또 제가 아이들이 책읽는 공간이라 자면 안된다고 했어요.
그랬더니..또 도서관을 이리저리. 돌아댕기면서..폰게임도 하고 낄낄대더군요.
아.. 진짜.. 당장 가라고 하고 싶었습니다.
작은 학교라 선생님 몇분 계시지도 않고,,
작년부터 샘이 다 바뀌셔서 그 학생을 아는 샘이 한분도 안 계시고,
그나마 초등 고학년 아이가 중학생 형아를 알아보긴 하더군요.
이래저래 물어보니 저와 같은 아파트단지에 사는 아이들이었네요.
도서관에 책대출하러온 엄마들이.. 중학생들을 보고 눈이 커지면서 물어보네요.
졸업생이라 학교에 놀러온거다라고 설명은 해주었지만..
다들 경계하는 눈빛이에요. ㅠㅠ
그 담날은 3명이 와서 교실,강당까지 맘대로 학교안을 돌아댕깁니다..
휴.. 그 아이들 입장에는 분명 모교를 찾아온 건 맞는데
맞이하는 저는 왜이리 달갑지가 않을까요?
한편으론 그 중학생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