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에 제 소견이 다 들어갈지 모르겠지만.....혹시나 오해는 하지 말아주세요.
제가 살면서 느낀 건 인생의 모든 일이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는 것입니다.
아직 결혼하자는 남자 없는데 '결혼을 해야 할까요 안 해야 할까요, 게시판 보면 불행한 이야기가 많아서요.'라는 질문은 필요없는 질문인 듯합니다. 왜냐면, 결혼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상대 남자가 어떤 사람인지, 경제력, 취미 일치 여부, 시댁 친정 문화 등 여러 요소가 결합되어 그 결혼의 행불행이 결정되기 때문이죠.
어떤 사람에게 결혼은 정말 안 하면 큰일날 뻔 했을 행복의 근원일 수 있고,
어떤 사람에게 결혼은 크게 불행한 일도 없는데 해보니까 별 감응이 안 오는 시큰둥한 것일 수 있고,
어떤 사람에게 결혼은 안 하느니만 못한 사건들과 풍파를 가져오는 매개일 수 있겠죠.
그런데 굳이 '결혼 꼭 하세요. 저도 뒤늦게나마 결혼해 보니까 이 결혼 안 했으면 어쩔 뻔했나 싶어요.' 혹은
'결혼하지 마세요. 정말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에요.'라고 글을 쓸 필요가 없는 것 같아요.
왜냐면 정말, 다 다르거든요.
요인은 여러가지예요. 1) 자신의 성품 2) 배우자의 성품 3) 둘의 궁합(화학작용 내지 취미생활 공유 여부)
4) 화학작용이 심지어 오랜 연애동안에도 강했지만 이상하게 결혼하고 나니까 한쪽이 파사삭 식어 버리는
경우도 있고 5) 불가항력적으로 찾아오는 '팔자' 혹은 '운명'이라는 것도 있고
6) 배우자 한쪽의 외도도 있고 7) 아이 낳고 사이가 무척 좋아지는 부부가 있는가하면 아이 낳고 나서
사이 나빠지기 시작해서 이혼하는 부부도 있고
너무너무너무 다 다릅니다.
딩크 논란도 마찬가지예요.
아이가 주는 불행은 질병이나 장애 또는 아이의 유별난 성격 혹은 부모와 유독 안 맞는 성격일 경우
좀 큰 불행이겠지만
성적이나 다른 자잘한 것들로 오는 고통을 상쇄하리만치 행복한 일이 더 많다는 게 여러 분들의 얘기지만
그건 또 사람마다 다릅니다.
여기에도 자주 올라오는 글인데,
자기가 분명 괜찮은 사람인데, 이상하게, 아이 키우다 보니 어릴 적 자신의 정서적 문제가 불거지면서
아이를 자신의 '감정 쓰레기통'으로 만들며 학대하고 나서
아이 자는동안 울고 괴로워하고
그런데 나중에 또 독설 퍼붓게 되고
아이는 분명 사랑스러운데 자신은 이상한, 무의식에서 올라오는 감정을 제어할 수 없고,
아이 때문에 일어난 우울도 아닌데 그 우울한 감정이 온통 아이에게 화풀이 되고..
요런 문제도 분명 있다는 거지요. 그래서 아이 낳기 전에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심사숙고해 봐야 하는 것 같습니다.
자신이 신체적 정서적으로 건강하다면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게 분명 큰 기쁨일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러 케이스를 보니까,
사람이 자신의 정신건강이 어떤지 먼저 살펴보고 결혼을 하든 아이를 가지든 해야 되겠더라구요.
아이를 건강하게 길러내는(제가 보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신체적 정서적 건강인 것이지,
아이가 공부 잘 하냐 못 하냐, 못 생겼냐 예쁘냐는 아닌 것 같습니다) 분들,
정말 부럽고 보람차 보입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그 행복이 허락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불임일 수도 있고,
위에 말한, 자신의 정서문제로 인해 먼저 자기수양부터 해야 해서 유예하고 있을 수도 있고,
경제적으로 너무 짐이 많아서 여기서 아이까지 낳으면 모두 다 너무 고통스러워질 것 같아서일 수도 있고.
그래서 지금 막 싸우듯이 딩크 나쁘냐 아니냐는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처한 상황, 그리고 살아보니까 팔자라는 것도 분명 있구요,
어떤 사람에게는 아이가 엄청난 기쁨을 주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아닐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어떤 삶이 과연 더 '우월하고 보람찬' 삶인지 여기서 논쟁하면서 서로 상처줄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