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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동서한테 이런 부탁 해도 될까요?

섭섭 조회수 : 2,868
작성일 : 2012-05-03 16:45:46

시댁살다가 분가한지 두달째입니다.

어머님과 남편이 집안일로 지난주 토요일에 서울에 올라가셨어요.

남편은 화요일에 돌아왔고 어머님은 다음주 수요일에 오십니다.

그래서 아버님이 지금 6일째 혼자 지내시고 계시구요.

토요일 어머님 떠나실 때 죽을 한 냄비 끊여두고 가셨데요.

저는 5살이랑 4개월 된 남자아이 둘이 있어요.

토요일. 일요일 두놈 데리고 씨름을 했는데요. 그래도 아버님 식은 죽 드시게 하기가 그래서 식사하러 오시라고 전화드렸더니 절대 안오세요. 감기기운이 있어서 어린 둘째한테 옮길까봐 안오신다며. 우리도 오지말라고 계속 말씀하시더라구요.

원래 아버님 성격이세요. 본인 신경 전혀 쓰지말고 애 아빠 없는동안 조심해서 애들 잘보라고만 하시구요.

동서와 잠깐 통화해보니 시동생이 토요일 저녁 함께 먹고 거기서 자고 오겠다고 했다네요.

그래서 저도 그냥 넘기고 일요일엔 과일 좀 챙기고 좋아하시는 단팥빵 사다가 오전에 애들 둘 데리고 시댁에 갔어요.

감기기운이 아직 있으셔서 애들 정신없는데 데리고 들어가면 더 힘드실 것도 같고 아버님도 그냥 얼굴만 봤으니 집에가라고 하셔서 전해만 드리고 왔어요.

오지말라고 하셔놓고도 막상 찾아뵈니 좋아하시더라구요.

그리고 또 여기 며칠동안 비가 많이 와서 아이들 데리고 움직일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아버님께는 매일 아침.저녁 전화만 드렸어요.

식사 여쭈면 알아서 할테니 걱정말라고만 하시고..

화요일에 남편이 오는 날이라 저녁상 잘 차려서 기다렸어요. 아버님 모시고 저녁먹으로 오라고. 그런데 굳이 또 안오시네요. 감기 옮는다고.ㅜㅜ

이제 남편이 왔으니 아침. 저녁으로 남편이 찾아뵙고 가능하면 식사도 밖에서 사다먹는거지만 같이 먹고 했구요.

오늘 정도 낮에가서 청소 한 번 해드리고 저녁준비 해드리고 싶은데 날씨탓인지 어제부터 둘째가 콧물이나고 열이 좀 나서

또 못가게 되었네요. 남편은 오늘 늦게 퇴근하는 날이구요.

마음이 좌불안석인데..

솔직히 동서한테 (시동생도 마찬가지예요.) 너무 서운하네요.

지금까지 둘 다 자영업 한다면서 일주일에 4-5일은 시댁에다 아이 맡겼어요. 자영업 바쁘지도 않고 둘중에 하나는 운동도 다니고 볼일 있으면 볼일도 보고 아니면 집에서 쉬기도 하고 하더군요.

제가 부모님과 함께 살때는 조카보는 것도 나름 스트레스였는데 이제 분가하고나니 그런 건 없지만. 저는 어머님께 그렇게 애 맡기는 것도 사실 별로 좋아보이진 않거든요. 자기들이 좀 요령껏 하면 그렇게 자주 맡기지 않아도 충분히 가능한데..

그런데 이번에 아버님 혼자계신데 전화 한통도 안드렸다네요.

제 맘 같아서는 아이 어린이집 가니까 5시까지 시간 있거든요. 동서가 가서 식사 좀 챙겨드리고 청소도 한 번 해드리고 해주면 좋을텐데 어찌 저렇게 가만히 있는지..

제가 지난 일요일에 통화했을 때 시동생이 아버님 댁에 가서 잠을 자기로 했다나. 죽을 끊여들이기로 했다나.. 말로만 해놓고 나중에 보니 하나도 안했더라구요. 그래놓고 제가 과일이랑 좀 챙겨서 다녀왔다고 하니.. 저는 전화도 안했는데.. 역시 큰며느리다 하시겠네요. 호호. 이러네요.

어찌 저렇게 부모님에 대한 마음이 없는지.. 어른에 대한 예의도 없고.

우리 부모님이 나쁜 분이시면 또 그러려니 하지만. 아버님이 얼마나 좋으신 분인데.. 자기들도 매번 애 맡기고 음식 다 받아먹고 하면서 얌체같이 이러나요..

동갑이지만 결혼하고 한 번도 말 놓은 적 없고 싫은소리 한 적 없는데.

오늘 전화해서 내일은 가서 청소 한 번 해드리고 식사 한끼라도 좀 챙겨드리라고 하면 안될까요?

정말 제가 가서 할 수 있으면 당연히 했을거예요. 근데 아픈 애 데리고 가면 뭐라고 하실것도 뻔하고. 괜히 일만 더 커질까 싶어서 망설여져요.

아님 그래도 그냥 제가 애 델고가서 저녁이라도 차리고 올까요.. ??

속상하네요.

 

IP : 220.124.xxx.131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입만 아픕니다.
    '12.5.3 4:53 PM (124.49.xxx.117)

    말해서 들을 사람같으면 벌써 했겠지요. 욕이 배 뚫고 안 들어 온다 뭐 이런 생각을 가지고 사는 사람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냥 속 끓이지 마시고 할 수 있는 일만 하세요. 사람 절대 안 바뀌구요 . 괜히 인심만 잃고 형제간에 분란 나면 시부모님도 맘 상하십니다. 대부분 형제간 갈등이 부모님 섬기는 일로 일어나던데요. 그냥 자기 할 일만 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 2.
    '12.5.3 4:54 PM (150.183.xxx.253)

    님이 하실수 있을만큼만 하시고
    남한테 강요는 마셔요.

  • 3. ...
    '12.5.3 5:00 PM (98.248.xxx.95)

    왜. 강요하시려고 하지요?

  • 4. ..
    '12.5.3 5:00 PM (211.108.xxx.154)

    다 내맘같진 않아요

  • 5. ...
    '12.5.3 5:05 PM (123.109.xxx.36)

    원글님 애 많이쓰셨어요
    어르신들도 참 든든하셨겠어요
    그런데요 딱 거기까지입니다
    남도 나만큼해라..이건 주변을 모두 불행하게하는 시작입니다

  • 6. 동서가
    '12.5.3 5:08 PM (118.222.xxx.98)

    경우가 없긴하네요.. 원글님이 말해봤자 좋은소리 안나올거 같아요. 그럴 생각있었다면 벌써 했겠지요. 이런글 보면 남편, 아들 교육 잘 시켜야겠단 생각.. 여자 없이도 밥도 해먹을수 있고 집안일도 할수 있게요..

  • 7. ...
    '12.5.3 5:22 PM (14.33.xxx.86) - 삭제된댓글

    상것이라서 그렇습니다.
    본바 배운바 없어서...

  • 8.
    '12.5.3 5:28 PM (210.216.xxx.204)

    원글님 마음 뭔지알아요 근데 딱 거기까지 여기서
    하셨으니 속풀이 하셨다 생각하시고 하지마세요
    제가 겪어봐서 알아 말씀드려요

  • 9. 제발
    '12.5.3 5:50 PM (119.64.xxx.3)

    나중에 원글님같은 심성의 며느리를 맞을 수 있다면 좋겠네요.

    동서는 그냥 냅두세요.
    말해봤자 알아듣지도 못할거고 그리 심성 못된것들은 앙심만 품어요.

  • 10. 원글
    '12.5.3 5:55 PM (220.124.xxx.131)

    네.. 시키는 것도 아니고 부탁인데도. 윗사람 노릇이 되나봐요.
    씁쓸하지만 다들 경험에서 하시는 말씀이니 잘 알겠습니다.
    글 써놓고 마음이 그래서 후다닥 닭 한마리 사와 닭죽끊이고 있어요. 과일이랑 좀 챙겨서 금방 가져다드리고 와야겠어요.
    여기에 말이라도 하고나니 속이 좀 풀리긴하는데 아쉬운 마음은 계속 남네요.
    조언들 고맙습니다. 좋은 저녁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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