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한달이 되었어요.
저희 친정아빠... 4월 3일날 암수술 받으러 수술실로 들어가셨는데, 그 뒤로 쭈욱 중환자실에 계십니다.
지난 3월 목에 몽우리가 잡혀서 지방 병원에서 검진했더니 임파선이라고, 제거하면 되는 간단한 거라 했는데,
3월에 서울 올일이 있어서 큰병원 가서 겸사겸사 검진했더니 4기 설암에 임파선 전이었습니다.
친척분 계신 병원에서, 급행으로 각종 검사 다하고 급행으로 수술 잡고, 20일만에 수술대에 오르셨지요.
수술날 아침, 회사 휴가 내고 아기 업고 병원에 갔는데,,,
할아버지 나쁜것 다 떼버리고 올께...하며 수술실로 들어가시는 아빠에게,
우리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께요. 수술 잘 받고 오세요, 하자 애써 눈도 안마주치고 담담하게 끄덕끄덕 하셨어요.
그리고 15시간의 수술,
2,3일만 중환자실에서 회복하면 될거라더니, 수술부위 천공으로 일주일후 2차 수술 10시간.
2차 수술까지 하고 회복되실 줄 알았는데, 급성 신부전으로 신장 기능 저하.
수액 치료에 투석까지 진행하다가... 그래도 그때는 말씀은 못하셨지만 의식은 또렷하셨어요.
하고 싶은 말은 메모지에 써서 하기도 하셨으니까...
얼른 회복하고 기운내자고 말하면 끄덕끄덕...
수술 부위 염증으로 지난주 3차 수술 5시간.
1~2시간이면 될거라던 수술이 지혈이 잘 안되어서...5시간이나.
지혈이 안된 이유는 혈소판 기능 저하랍니다.
힘겨운 세번의 수술로 아빠의 몸은 이제 지칠대로 지치셨고, 3차 수술 후 2일간 수면제로 안정을 유도했고,
일요일 오후부터 수면제를 끊었는데 아직까지도 의식이 회복이 잘 안되시네요.
악성 암세포는 다 제거가 되었는데, 신장이 안좋아서, 혈액이 안좋아서....
어제 면회를 마치고 나오며 지금까지 꿋꿋이 버티시던 엄마가 많이 우시네요.
니 아빠....이제 가시려나 보다....하고. 의사는 아직 위독한 상태가 아니니 더 지켜보자고만 하고.
좋아질수도 있고, 나빠질수도 있다는 애매한 말만 하고.
투석하고, 수액놓고, 혈액을 몇팩씩 보충하면서.... 힘겹게 버티고 계시는 아빠를 보고 저도 속으로
많이 울었습니다.
누워 계신 당신도, 이렇게 힘겨운 수술일거라 생각 못했지만, 가족들 역시, 수술로 이렇게 악화될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으니까요. 차라리 수술을 하지 말고, 몇달이 될지언정, 편히 계시다 가시도록 했어야 하는데
후회도 되구요.
저는 장녀이고, 우리 아빠는 일어나실 거다...남은 가족들을 위로하고 달래고 있지만,
불안하고 답답한 마음은 이루 말할수가 없습니다.
늦도록 결혼 안한 딸 결혼하는건 보고 죽어야겠다...늘 말씀하셨는데,
2010년 결혼해서 지난해 가을 아들도 낳았어요.
지난해에는 3남매인 우리 모두 아이를 한명씩 낳았어요.
3식구나 늘어서 아빠가 너무너무 기뻐하셨는데.
내가 결혼을 안했더라면 아빠는 더 오래오래 버티셨을까요.
하나님께서 시간을 조금만 더 주시면 좋을텐데요... 회복하시고, 고통없이 이별을 준비할수 있는 시간만,
조금만 더 주시면 좋을텐데요,, 기도하고 또 기도해도 제자리 걸음이네요.
그냥 넋두리 입니다.
어디에도 털어 놓을수 없는...
중환자실에서의 한달.... 더 오래 계시고도 툭툭 털고 회복하시는 분들도 있겠지요?
그냥 너무 답답한 맘에...여기에 적어 봅니다.
곧 지울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