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중환자실에서 한달....

... 조회수 : 5,025
작성일 : 2012-05-02 12:10:48

벌써 한달이 되었어요.

저희 친정아빠... 4월 3일날 암수술 받으러 수술실로 들어가셨는데, 그 뒤로 쭈욱 중환자실에 계십니다.

지난 3월 목에 몽우리가 잡혀서 지방 병원에서 검진했더니 임파선이라고, 제거하면 되는 간단한 거라 했는데,

3월에 서울 올일이 있어서 큰병원 가서 겸사겸사 검진했더니 4기 설암에 임파선 전이었습니다.

친척분 계신 병원에서, 급행으로 각종 검사 다하고 급행으로 수술 잡고, 20일만에 수술대에 오르셨지요.

 

수술날 아침, 회사 휴가 내고 아기 업고 병원에 갔는데,,,

할아버지 나쁜것 다 떼버리고 올께...하며 수술실로 들어가시는 아빠에게,

우리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께요. 수술 잘 받고 오세요, 하자 애써 눈도 안마주치고 담담하게 끄덕끄덕 하셨어요.

그리고 15시간의 수술,

2,3일만 중환자실에서 회복하면 될거라더니, 수술부위 천공으로 일주일후 2차 수술 10시간.

2차 수술까지 하고 회복되실 줄 알았는데, 급성 신부전으로 신장 기능 저하.

수액 치료에 투석까지 진행하다가... 그래도 그때는 말씀은 못하셨지만 의식은 또렷하셨어요.

하고 싶은 말은 메모지에 써서 하기도 하셨으니까...

얼른 회복하고 기운내자고 말하면 끄덕끄덕...

수술 부위 염증으로 지난주 3차 수술 5시간.

1~2시간이면 될거라던 수술이 지혈이 잘 안되어서...5시간이나.

지혈이 안된 이유는 혈소판 기능 저하랍니다.

 

힘겨운 세번의 수술로 아빠의 몸은 이제 지칠대로 지치셨고, 3차 수술 후 2일간 수면제로 안정을 유도했고,

일요일 오후부터 수면제를 끊었는데 아직까지도 의식이 회복이 잘 안되시네요.

악성 암세포는 다 제거가 되었는데, 신장이 안좋아서, 혈액이 안좋아서....

어제 면회를 마치고 나오며 지금까지 꿋꿋이 버티시던 엄마가 많이 우시네요.

니 아빠....이제 가시려나 보다....하고. 의사는 아직 위독한 상태가 아니니 더 지켜보자고만 하고.

좋아질수도 있고, 나빠질수도 있다는 애매한 말만 하고.

투석하고, 수액놓고, 혈액을 몇팩씩 보충하면서.... 힘겹게 버티고 계시는 아빠를 보고 저도 속으로

많이 울었습니다.

누워 계신 당신도, 이렇게 힘겨운 수술일거라 생각 못했지만, 가족들 역시, 수술로 이렇게 악화될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으니까요. 차라리 수술을 하지 말고, 몇달이 될지언정, 편히 계시다 가시도록 했어야 하는데

후회도 되구요.

 

저는 장녀이고, 우리 아빠는 일어나실 거다...남은 가족들을 위로하고 달래고 있지만,

불안하고 답답한 마음은 이루 말할수가 없습니다.

늦도록 결혼 안한 딸 결혼하는건 보고 죽어야겠다...늘 말씀하셨는데,

2010년 결혼해서 지난해 가을 아들도 낳았어요.

지난해에는 3남매인 우리 모두 아이를 한명씩 낳았어요.

3식구나 늘어서 아빠가 너무너무 기뻐하셨는데.

내가 결혼을 안했더라면 아빠는 더 오래오래 버티셨을까요.

하나님께서 시간을 조금만 더 주시면 좋을텐데요... 회복하시고, 고통없이 이별을 준비할수 있는 시간만,

조금만 더 주시면 좋을텐데요,, 기도하고 또 기도해도 제자리 걸음이네요.

그냥 넋두리 입니다.

어디에도 털어 놓을수 없는...

중환자실에서의 한달.... 더 오래 계시고도 툭툭 털고 회복하시는 분들도 있겠지요?

그냥 너무 답답한 맘에...여기에 적어 봅니다.

곧 지울께요....

 

 

 

 

IP : 218.152.xxx.197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보라도리
    '12.5.2 12:17 PM (125.128.xxx.116)

    힘내세요
    중환자실에 안있어본 사람들은 심정 모르죠
    식사 잘 챙겨드시고
    저두 아버지 중환자실에서 보내드렸어요
    유언한마디 못하시고...
    일주일만에
    자주 면회가시구요

  • 2. ..
    '12.5.2 12:19 PM (1.225.xxx.102)

    저희아버지도 중환자실에 두달 계셨었어요.
    결론은 낫더라 입니다.
    폐가 하얗게 죽어가고 패혈증으로 신장에 무리가 와서 투석하고 퉁퉁부어 손가락이 두배나 커지고 온몸이 미쉐린타이어 인형같이 되시고 위출혈로 혈액도 20팩 가까이 수혈해도요.
    저희아버지는 그 이후에는 병원에 들어가시기 전부터 가지고 계셨던 뇌수종으로
    그냥 중풍처럼 누워 2년 가까이 계시다가 노쇠하여 돌아가셨지만 님이 말씀하신 지금의 증상이면 낫습니다.
    사람이 간사해서 일단 눈만 뜨시고 의식만 돌아오면 소원이 없다가 차차 좋아지니 돈걱정도 되고 일어나시길 바라지더군요.
    님 아버지 금세 안가세요.
    희망을 가지고 어머니 잘 돌봐드리세요.

  • 3. ..
    '12.5.2 12:34 PM (125.177.xxx.79)

    기도드리겠습니다.
    꼭.
    좋아시실거예요
    회복 되셔서 웃을 날이 올거예요..
    원글님도 원글님 어머님도...식사 꼭 챙겨드시고 건강 돌보세요..

  • 4. 괜찮아지실거예요..
    '12.5.2 12:43 PM (222.121.xxx.183)

    괜찮아지실거예요..
    의료계 종사자는 아니지만 저도 병원 오래다녔는데요..
    저런 상황이 참 의사도 어쩌지 못하는 상황일 수 있어요..
    저희도 원글님네 같은 답변 들었거든요..
    솔직히 저희는 최악의 상황이겠거니 생각하고 지냈어요..
    그런데 좋아졌다 나빠졌다는 반복하시더니 결국은 일어나셨어요..

  • 5. 제 친정아버지도
    '12.5.2 12:45 PM (218.209.xxx.243)

    생사의 기로에서 중환자실에 계셨어요. 생사의 기로에 선 사람들 많이 보셨던 고모도(수녀님이심) 아빠 수술 전에 보시고는 어떠한 결과가 오더라도 담대히 맞이하자고 눈물 흘리시며 말씀 하셨을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어요. 전 그때 임신 8개월이었고, 유산 위험이 있었던 지라..뱃 속 아기에게 제발 버텨달라고 기도하면서 살았답니다. 결국 아빠 일반병실로 옮기고 전 자궁수축이 멈추지 않아 병원에 입원해서 수액 맞고 며칠 있어야만 했답니다. 그런데, 제일 중요한 것은 환자의 의지와 가족들의 의연함이에요. 제 친정아버지도 너무 힘들어서 그냥 삶을 포기할까도 생각하셨는데, 제 아기 생각하면서 그리고 면회시간마다 보는 가족들 얼굴 때문에 버티셨다고 합니다. 제 아이가 첫 손자였거든요. 의식 없는 것 같아도 다 느끼고 다 아세요. 면회 시간에 손 꼭 잡고 이야기 많이 해드리세요. 저 그 심정 알아요. 지금도 눈물 나네요. 힘 내세요.

  • 6. 힘내세요!!
    '12.5.2 12:55 PM (59.10.xxx.69)

    아버지에게 힘이 되어 드리세요..
    정말 잘 되실거예요..
    같이 기도하겠습니다..

  • 7. 얼른 회복되시기 바랍니다.
    '12.5.2 1:09 PM (58.236.xxx.171)

    꼭 회복 되시기 바랍니다.
    손자손녀들과 함께 행복하게 웃으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 8. 샬롬
    '12.5.2 2:22 PM (125.241.xxx.162)

    기도할께요.... 힘내시고요
    저희아빠 갑자기 쓰러지셔서 수술받으시고 경과가 좋았는데 갑자기 이틀만에 의식 잃으시고 위급상황이 오셨어요. 중환자실에서 한달넘게 의식없이 누워계시고 그 사이 정말 생사의 기로에서 할 수 있는게 하루 두번 면회시간 귀에 대고 계속 이야기 하고,기도하고 ,아빠가 가장 사랑하셨던 저희 아이 목소리 녹음한 것 들려 드리기..의식은 없으셨지만 깊은 아빠의 내면에서 그 소리를 다 듣는다고 생각했어요
    병원에서 이유도 잘 모르고 돌아가실 수도 있다라고 얘기하던 차에 40여일만에 의식 찾으시고.. 중환자실서 나오셨어요. 워낙 저희아빠는 중환자셨고 지금도 모든게 굉장히 힘드신 상황이지만 중환자실에서 피를 말리며 울기만 했던 그 때가 생각나 같이 기도합니다.

  • 9.
    '12.5.2 4:30 PM (110.8.xxx.226)

    기도할게요.

  • 10. 힘내세요
    '12.5.2 6:12 PM (211.209.xxx.173)

    이별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만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어떤건지 알기에...
    많이 힘드시겠지만 기운 잃지 마시고 희망 놓지마세요.
    의식 없는 상태라도 다 들으신다고 해요.
    훌훌 털고 일어나시길 기도할게요.

  • 11. 너무 슬퍼마세요
    '12.5.2 7:33 PM (180.67.xxx.23)

    언젠가는 이별해야하잖아요. 하지만
    너무 너무 안타깝네요..ㅠ.ㅠ
    울 아빠도 재작년 암으로 그리 허망하게 가셨어요. 재발없이 6년 버티셔서 암센타에서 가장 고참이라고..
    자부심대단하셨는데.. 뇌에 발견된 암덩어리가 몇달만에 사람을 만신창이로 만들고 그만..
    힘 내셔야 하구요. 많이 손잡아 드리시고 말'씀도 해주시고..
    힘들어 하시는 어머님도 위로 많이 해주세요. 회복 진심으로 기도 드릴께요. 저 종교는 없지만요..~!

  • 12. 111
    '12.5.3 1:42 AM (218.155.xxx.186)

    여기에 이런 글 올리시는 심정 십분 이해합니다 ㅠㅠ 정말 괴로워서 어디든 말하고 싶은 그런 마음이요. 저도 기도할께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17650 2년후 서울시장 선거에선 경기도 판교에서 집주소 2 .. 2012/06/15 1,051
117649 공덕역 실종녀 사건 듣고 너무나 마음이 아팠어요 2 라디오에서 2012/06/15 2,024
117648 퇴직 1 헛헛한 마음.. 2012/06/15 795
117647 중학생 얼굴에 점 빼주고 싶은데.... 2 ^**^ 2012/06/15 1,756
117646 배변훈련과 말더듬 걱정 2012/06/15 686
117645 이사하고 전학하고 큰일을 결심하니 엄두가 안나요 5 ..... 2012/06/15 1,335
117644 인간관계를 최대한 피할 수 있는 직업??? 30 궁금.. 2012/06/15 11,349
117643 식인문화도 다문화란 명목하에 받아 들여야하나,,?? 별달별 2012/06/15 1,149
117642 제부도 갯벌체험 예약해야 하나요? 3 ^^ 2012/06/15 2,104
117641 직장인밴드 하는데요..신디는,,,위치가 보조인가요?? 4 ㅇㅇ 2012/06/15 822
117640 음식을 하면 때깔이 안나요... 4 궁금궁금 2012/06/15 1,113
117639 박원순 시장 들어와 재건축 진행이 빠르다고요? ... 2012/06/15 809
117638 4학년남자애랑 아빠랑 동남아로 영어여행가기 좋은곳은요? 1 아침이라네 2012/06/15 1,351
117637 한* 티파니 키즈체어 인생의봄날 2012/06/15 745
117636 여자가 하는 일은 다 우습게 생각하는 이 사회.. 18 화풀이.. .. 2012/06/15 2,255
117635 후궁에서 화연의 아이는 누구의 아이인가요? 1 2012/06/15 2,416
117634 아니라고 해도 심상치는 않아 보이는데... 2 ... 2012/06/15 1,314
117633 어쩌고 저쩌고를 떠나서 우리나라 부정부패 너무 심한거 아닌가요?.. 9 나라답답. 2012/06/15 1,062
117632 치마가 잘 어울린다는 건 어떤 체형이죠? 11 -- 2012/06/15 5,882
117631 초등4 수학학원 픽업 해 주는곳 있나요? 3 수학학원 2012/06/15 784
117630 청소아줌마 성추행, 어느 정도인가 했더니… 1 세우실 2012/06/15 2,867
117629 정원을 매해 줄이는데도 지방 교대 컷보면 평균백분위 4 ... 2012/06/15 1,562
117628 아들 문제 힘좀 주세요 4 별이별이 2012/06/15 1,073
117627 상견례는 아니고 가볍게 식사할만한곳..찾아요!! 1 식당 2012/06/15 1,334
117626 17개월 넘은 아기가 이제껏 침을 안흘리는데 7 애엄마 2012/06/15 1,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