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대학교 학교 법인 인 고려 중앙학원 의 김정배 이사장이 재단 적립금 투자 손실 논란 끝에 임기를 2년 남기고 중도 사퇴했다. 김 이사장은 지난 24일 재단에 사표를 제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이사장은 이사회 의결 없이 고려 중앙 학원 재단 적립금을 주가연계증권 ( ELS ) 등 파생 상품 에 투자했다 거액의 투자 손실을 본 사실이 알려져 재단 이사회 일부와 김병철 총장, 총학생회 등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이 투자로 인해 고려중앙학원이 입은 손실은 지난해 10월 기준 250~500억 원으로 추정됐으며 현재는 100억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이사장은 고위험성 자산 에 투자하면서 이사회의 심의나 의결을 받지 않았고, 오히려 위험이 낮은 투자인 것처럼 왜곡했다는 감사 지적도 나왔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2월 고려대 총학생회가 지난해 10월 24일 이사회 회의록 을 공개하면서 밝혀졌다. 회의록에 따르면 '법인이 유동성 현금 자산의 대부분(81.7%)을 원금 손실 위험이 큰 자산에 투자해 10월4일 기준으로 원금 손실률이 50.64%에 이르고, 만기시에도 비슷한 실해(실질 손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의 감사 결과가 나왔다.
또 편법 운용 논란도 있었다. 투자금 가운데 일부는 재단 자산이 아니라 경영대 건물 건축 을 위해 모 기업 으로부터 받은 기부금 120억 원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렸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며 고려대 내에서는 김정배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 가 높아졌다. 고려대 교수 의회는 김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외부 감사 및 감사 결과 공개 △고려대 의료원 수익금 내역과 용도 공개 등을 촉구했다.
고려대 총학생회도 지난 10일 '구체적인 투자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감사보고서 공개'와 '개방형 이사회' 도입을 요구하며 고려대 안암 캠퍼스 인촌기념관의 법인 사무실 에서 기습 점거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고려대 총학생회는 "재단은 방만한 적립금 관리를 일삼으면서 등록금 문제 로 고통받는 학생들에게 고작 2% 인하라는 수치로 생색내는 것은 학생들에 대한 기만"이라고 비난했고, 고려중앙학원은 ELS 투자금은 등록금이 아닌 신경영관 건립기금, 법인 수익금, 주식 매각 대금 등으로 조달 한 것이며 손실 규모를 줄여가는 과정이라고 반박했다.
이러한 논란 끝에 사퇴를 결정한 김 이사장은 지난달 30일 김인묵 교수협의회장 등 의장단 3명을 자신의 사무실로 불러 교수의회가 요구한 고위험 자산 투자 경위, 재단 수익금 내역과 용도 등에 대해 설명하고 관련 자료 일부를 건넸다.
그는 "재단은 2000년대 중반부터 적립금을 각종 금융 상품에 투자했다"며 "투자 손실이 내 잘못만은 아니다"고 입장 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중앙 학원 이사 회는 조만간 회의를 열어 김 이사장 사표 수리 여부를 결정하고 후임 이사장 인선에 착수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