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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둘째 돌 지나니 셋째 생각이 문득문득 드네요 ;;;;;;;;;;;;;;;

이러면안돼 조회수 : 3,222
작성일 : 2012-04-29 11:00:27

 

제 인생에 애들은 둘 뿐이라고 생각했어요.

큰애 작은애 둘 다 딸이라 시댁에서 은근히 아들 압박 주시지만

남편 입막음 시키면서 저희는 둘로 만족해욧!!!!!!!!!!!! 하고 겉으로도 속으로도 생각했죠.

 

제가 애들을 좋아하는 사람도 아니고 살뜰히 잘 살피는 엄마도 아니라서

순간순간 애들한테 미안할 때도 많고 특히 26개월에 동생 본 큰애 마음 읽어주기가 너무 힘들어서

어찌나 제 마음이 지옥같은 순간이 많았는지요. 남편도 밤 늦게 퇴근하는 사람이고 친정도 멀어서

오롯이 두 아이 모두 지난 일년간 제 손으로 키워냈어요.

 

산후 우울증이 덥쳤던 산후 조리기간, 무더웠던 지난 여름, 사춘기 들어선 큰애와의 신경전.

두어시간 간격으로 일어나 젖을 물리고 분유를 먹이던 그 숱한 밤들,

냉장고를 열어보니 먹을게 하나도 없어서 밤 중에 배고파 깨서 울던 날도 있었구요.

남편 출근하고 애들하고 있는데 너무너무 외롭고 힘들어서 괜히 큰애 붙들고 짜증내다 울기도 했죠.

그래서 내 인생에 더 이상 임신 출산 육아는 없어. 둘 이면 충분해. 이걸로 끝이야 했었죠.

 

 

다들 동생 태어나기 전에 큰애 어린이집 보내라고 했지만

겨우 두돌 넘은 애 떼어놓기 미안하고 마음이 안놓여서 세돌까지 꾸역꾸역 하루하루 보내고

올 봄에 어린이집 보내니 반일반이라 점심 먹으면 금세 돌아오지만 오전에 여유도 있고

이제 막 걸음마 하는 둘째 재롱 보는 재미도 쏠쏠하구요.

 

 

이젠 큰애랑 둘째랑 어울려 노는 시간도 제법 길어져서

오늘 오전에는 안방 옷장 서랍 둘이 막 열어제끼고 노는데

위험한 물건이 있는 것도 아니고 더렵혀질 것도 아니니 실컷 놀아라 하고 놔두니까

한참을 제가 안보이는데도 저를 찾지도 않고 노는거에요.

에휴 지금 치우나 이따 치우나 한번에 치우지 뭐.. 하면서 저는 거실에 나와 앉아

오랜만에 엉덩이 길게 붙이고 커피 한잔 마셨어요.

 

저희 집이 전망이 좋아요. 11층인데 앞에 가린 건물이 하나도 없어서

저 멀리 고속도로까지 다 보이고 그 사이에 있는 공원에 나무들이 울창해 진 것도 잘 보여요.

그 정경 보면서 멍하니 앉아 커피 마시다 보니 이게 얼마만의 멍한 순간인가 싶으면서..

아.. 정말 말 그대로 둘째 일년만 키우면 한결 나아진다더니 진짜 그렇구나.. 싶으면서..

음.. 셋째도 낳으면 일년만 눈 딱 감고 키우면 셋이 어울려 잘 놀겠네.. 싶으면서..

 

이왕 일 다 접고 쉬는거 셋째 가질까.......................................? 하는 생각이 ;;;;;

아무래도 제가 미쳤나 봅니다.....................................................................;;;;;

 

ㅎㅎㅎ

 

둘째 낳고 힘든 엄마들,

정말이에요. 작은애가 돌쟁이 정도 되니 이런 순간도 옵니다요.

둘째 망설이는 엄마들,

낳을까 말까 하는 집은 결국엔 꼭 둘째 생기더라구요.

이왕 가질거 하루라도 젊었을 때 가지셔서 어서 자유를 맞보시기를..

 

으허허허허.

IP : 121.147.xxx.128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2.4.29 11:04 AM (211.237.xxx.51)

    셋째 낳을까 하는 생각 하시는 분들도 셋째 낳으시더군요 결국은 ㅎㅎ
    만약 가질 생각 있으시면 한시라도 빨리 가지세요..
    한꺼번에 쑥덕쑥덕 키우면 또 정신없이 큰다고 하더군요..

  • 2. 저도
    '12.4.29 11:06 AM (67.169.xxx.64)

    그런 생각 한 이태전에 엄청 했는데 ..완전 접었어요.

    몸이 약하면 애 낳고 나면 이빨이 빠진 다는 소리를 누가 하더라구요.

    잘생각해 보시고 혹시 35세 이전이시면 나쁘지 않을 듯..

  • 3. ...
    '12.4.29 11:07 AM (72.213.xxx.130)

    셋째 추천 ...하지만, 셋이 뒤엉켜 싸우는 경우도 생각하시고요. 한가하신 것 같아 강추합니다.

  • 4. 이러면안돼
    '12.4.29 11:07 AM (121.147.xxx.128)

    ㅋㅋㅋ 그러니까 제가 이러면 안돼안돼.. 하고 있는거에요.
    행여 제 마음 남편한테 들키면 당장 덮칠거 같아서 이렇게 자게에 임금님귀 당나귀귀~ 하고 있어요.
    아흐.. 나이 생각해야죠. 경제적인 면도 정말 무시못하겠구요.
    돌쟁이 입 하나 늘었을 뿐인데 이유식이다 간식이다 하나씩 더 챙기다 보니 찬거리도 금방 떨어지고
    세탁기도 한번씩 더 돌리게 되니 전기세도 부쩍 나오고 여러모로 지출이 많아요 ;;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꺼번에 '쑥덕쑥덕' 키운다는 그 표현이 너무나 와 닿네요. ㅎㅎㅎ

  • 5. 피곤하게 글올릴게 아니라
    '12.4.29 11:10 AM (121.165.xxx.52)

    걍 낳으세요.
    뒷일이야 어찌되든 질러야하는 분이 있더라고요.

  • 6. ㅇㅇ
    '12.4.29 11:15 AM (211.237.xxx.51)

    제 친구중에 세 아이 키운 친구 표현이에요 쑥덕쑥덕이 ㅎㅎ
    큰애 낳고 둘째가 쌍동이가 들어서는 바람에 어쩔수 없이 세아이 엄마가 됐지만
    야무지게 잘 키워냈습니다.. 대단한 친구 ^^
    정말 쑥덕쑥덕 열심히 반듯하게 잘 키워내더군요..

  • 7.
    '12.4.29 11:16 AM (147.46.xxx.47)

    셋째는 주로 우발적으로 생기는줄 알았어요.
    아이 둘 키우면서 앞날이 어느정도 예상이되잖아요.
    전 티끌만큼도 생각이 안나더라구요.
    남편분과 잘 상의해보시고 원글님 소신대로 낳으셨으면 좋겠네요.
    님의 소신을 지지합니다 ^^

  • 8. 감자프링글스
    '12.4.29 11:16 AM (1.226.xxx.72)

    저는 셋째 중에 둘째인데요.. 솔직히 자식 입장에서는 별로예요... 부모님 사랑 나눠 받아야 하고.. 어릴때 서운한게 많았어요..^^;
    자식이 3명이면 아무래도 1명 1명한테 신경 덜쓸수 밖에 없어요..자식입장에서는요.
    글고 첫째 둘째가 딸인데 셋째가 아들이라면.. 아들 낳으려고 셋째 낳았다는 생각이 지워지지않았거든요. 어딜 갈때마다 자식이 3명이라고 하면 다들 하는 말이 아들 낳으려고 3명까지 낳았나보다, 그런 소리 듣는것도 싫고요. 아직 결혼을 안해서 그런지 철없는생각이지만 이렇네요..^^;

  • 9. 플럼스카페
    '12.4.29 11:22 AM (122.32.xxx.11)

    ㅎㅎㅎ....제가 세 아이 엄마예요.
    안 낳으면 어쩔 뻔 했을까 싶은 꼬맹이들이 두 살 터울로 줄줄이....
    전 셋째가 여섯살인데요....
    아이가 셋이 되니 엄마는 아침에 눈 뜨면 잠 자기 전까지 밥 먹는 시간 말고는 엉덩이 붙일 새가 없어요^^; 그거 감안 하시고 낳으셔야 해요. 한가로운 시간을 반납한 대신 그것을 상쇄하는 다른 즐거움이 있어서 다둥이 키우는 거 같아요.

  • 10. ...
    '12.4.29 11:28 AM (115.126.xxx.140)

    개랑 비교하면 좀 그렇지만, 개 키울때도
    둘키울때랑 세마리 키울때는 정말 다르더라고요
    남편하고 애는 절대로 셋 낳지 말자 그랬어요.
    우리도 둘인데, 솔직히 이쁘면 하나더 낳고 싶잖아요.
    그럴때마다 개 세마리 키웠을때 생각하면서
    낳지 말자고 그래요. 개도 세마리는 손이 부족한데
    하물며 사람은 어떻겠어요. ㅠㅠ
    부족한듯 할때가 제일 넉넉한거라고 생각하세요.

  • 11. 제 동생이..
    '12.4.29 11:34 AM (218.236.xxx.147)

    딸만 둘 낳고는 세째는 꼭 아들로 낳고 싶어했는데..딸을 또 낳았어요.
    제 친구는 아들을 둘 낳더니 무슨 일이 있어도 딸을 낳겠다며 세째 가졌는데..또 아들을 낳았구요.

    둘 다 지지고 볶으며 나름 행복하게 살고 있지만..전 그 둘을 보니까 절대 셋을 낳고 싶지는 않더라구요.
    정말 커피 한 잔 마실 여유가 없이 하루종일 복닥거리는 거..보통 체력으론 감당 못하겠다 싶어서요.

  • 12.
    '12.4.29 12:01 PM (106.103.xxx.136)

    오~~ 노우~~셋째는 무리~~엄마인생은없어요~~

  • 13. ..
    '12.4.29 12:29 PM (121.181.xxx.203)

    그냥 둘로 만족하심이..........................!!!!!!!!!!!!!!!!!!!!!!

  • 14. 팜므 파탄
    '12.4.29 1:30 PM (183.97.xxx.104)

    철저히 님이 판단하세요.
    언급하신 장롱사건(?)을 보니 셋을 낳으셔도 무리 없이 육아를 잘 받아들이실 분 같아요.

    육아에 있어서 돈 문제를 아주 민감하게 생각하시지는 않으신지...
    아이들 때문에 님이 꼭 하고싶은 일(막연한게 아닌 구체적인 일이요) 있는데 못 하고 계신지....
    육아가 너무 싫고 짜증나는 일은 아닌지...

    전 남편의 철저한 계획(ㅋㅋ)하에 셋째를 낳았습니다.
    막내가 올해 둘째와 같이 어린이집에 갑니다.
    점심때가지는 오롯히 제 시간이어서 다시 공부 시작했습니다.
    곧 일을 다시 할 거구요...

    엄마인생은 본인이 만들어야죠.
    아이가 하나이거나 없어도 자기 인생 못 찾는 사람있고
    아이들이 많아도 자기분야에서 최고인 여자들도 있습니다.

    아이 때문에 내 인생이 없다고 생각하실 것 같으면 당연히 그만 낳으셔야 되고요
    그냥 원글님 글로만 보고 느낀 제 생각은
    둘을 이미 낳으셨는데도 셋째 생각이 드신다면 셋째 낳아도 잘 키우실 분이라는 거에요.
    어디까지나 제 생각이고요... 판단은 원글님과 남편분이 ^^

  • 15. 저도셋
    '12.4.29 4:23 PM (58.126.xxx.184)

    전..솔직히 아들 낳으려고 셋 낳았는데요.
    허헛........................
    전쟁입니다.
    두 딸들도 제법 좋구요.
    아들도 좋습니다.
    일단...많으니 좋긴한데요..좋기까지..12년이 걸렸다는..
    지금도 애들 싸웁니다.

    우리집은 누가 잘못한지 안중요해...너네끼리...해결해.싸우지만 마라..엄마 싫다.
    아무말없이 저네방에서 퍽퍽 소리 납니다.후에 제가 왜 싸웠어 물어 ..판결하고요.

    전 정말........싸우지만 않았으면 합니다.

    남편도 첨엔 애 많은거 부끄럽다했는데요.퇴근후 애들 각방에서 인사하고 시부모 친정부모님들도 우리 애들 많다 좋아하시고요.
    셋이니 서로 서열간에 배우는것도 많습니다.

    그런데 저희는 경제력 됩니다.남편이 꽤 잘벌어주는데도..억대연봉..힘은 듭니다.그리고 돈이 어찌나 많이 쓰이는지..헉..합니다.
    그런데 자식 하나하나마다 개성이다..느낌이 틀리고 이 아이들 미래까지 제가 잘..해주어야 겠다는 생각도 많이 듭니다..

    한 360일..힘들고..5일 기뻐요.
    근데 그..5일이 아주 짜릿하게 기뻐서...
    요즘은 자식 많은 것 나쁘지 않다 싶습니다.물런 전..전업이고요.가끔 억울도 합니다.
    제가 이젠 제꿈이나 여러가지 면에서 늙어서 그런지..사회적 성취도 자아실현도 친구도 다 엉망이되었지만..뭐..어차피..인생 늙어가다보니 별거없고 아이들이라도 남기자는 생각이 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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