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조조할인-건축학개론...

뒷북 조회수 : 1,719
작성일 : 2012-04-26 15:43:08

오늘 아침에 혼자 조조할인으로 건축학개론을 보고 왔어요.

 

어느분 말이 거기 나오는 집이랑 전람회 노래만 기억난다고....ㅋㅋㅋ

 

저도 영화본 후로 계속 전람회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네요.

 

저는 95학번인데 두 주인공의 감정에 너무 공감이 갔어요.

 

대학교 1학년때 첫눈에 좋아진 건 아닌데 어쩌다 시간을 보내다 보니... 그것도 아주 평범하게... 같이 버스를 타러 간다던가.. 같은 방향인데 따로 가기도 뭐하고... 우연히 강의가 똑같이 비는 시간 동아리 방에서 만나서 할일 없어 둘이 학교에서 상영해 주는 영화를 같이 보러간다던가... 산책을 한다던가...

 

겨울쯤 되었을때 그애를 좋아하게 되었어요. 왜냐면 걔가 언제부턴가 술마시는 자리에서 제 술잔 갯수에 관심을 가지면서 선배들이 주는 술을 다 못마시게 하고 의례껏 강의가 똑같이 비는 시간이면 동아리 방에 와서 앉아있어 오갈데 없는 저랑 꼭 마주친다던가....그랬거든요. 사실 저도 몇살 많은 멋진 선배가 좋긴 했는데 그건 그냥 잘생긴 연예인 좋아하는 정도의 깊이의 감정이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그 친구가 군대를 갔어요. 저는 점점 이뻐지는 중이었구요.. 대학교 2학년... ㅋㅋㅋ

 

 휴가 나온 그 친구가 삐삐를 쳐서 술한잔 하자는 소리를 듣고 어느 술집으로 들어서는데 동아리의 다른 여자동기와 같이 웃고 어깨동무 한 걸 보고 그냥 발길을 돌려 나와서 그 뒤로 다시 얼굴을 보지 않았어요.....

 

그 남자애는 정말 말이 없는 아이였는데 저외에 다른 여자아이랑 웃고 스킨쉽을 하는데 배신감을 느꼈던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사실 군대 가기전에 좋아하는 것 같다고 고백했는데 답을 안해줬어요. 하지만 군대가서 편지를 많이 써주었고 가끔 편지지에 그림도 그려서 보내주곤 했어요. 그래서 전 걔가 내가 맘에 안들진 않구나 정도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서 생각해보니 아마도 그애가 첫사랑이었던 것 같아요..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몇년전 너무 궁금해서 싸이를 찾아봤는데 그때까지 싱글이고 모델같이 이쁜 여자친구 사진이 있더라구요... 저는 완전 아줌만데... 가끔 그애한테 그때 내가 고백했을때 왜 대답이 없었는지 묻고 싶어요. 오랫동안 대답을 기다렸는데... 두번 물어보지 못했어요...

 

아마도 맘에 안든거겠지요...

 

남편이 사실 그애랑 좀 비슷한 구석이 많아요. 외모나 성격이나.. 우리 남편은 저한테 이메일로 자기가 나를 책임지겠다고 말했는데 제가 답을 주지 않자 전화를 해서 내가 이미 허락한 것 처럼 굴더군요. 제가 절대 거절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 것처럼... 그래서 그냥 거절하는 것도 귀찮아서 사귀었는데 결혼까지 했네요..

 

우리 남편 너무 재미없어요. 말이 너무 없고 저한테 많이 의존하는 스타일이라.. 가끔 어디가서 도발적인 만남을 갖고 싶게 하는데 너무 착해서 차마 제가 배신을 못했어요.. 늘 일탈을 꿈꾸지 실현하지 못하는 범생이라고 할까요.. ㅋㅋㅋ

 

그러다 올해 결혼 10년찬데.. 건축학 개론을 본 후 그애가 생각나요....ㅋㅋㅋ

 

아~ 정말 20살이 이리 오래전 일이 되었군요...

IP : 39.116.xxx.22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공감..
    '12.4.26 3:49 PM (14.35.xxx.35)

    저도 건축학개론 보고 20살 시절 좋아했던 그사람이 머리에서 빙빙 돌더군요..
    그리고 그날밤 꿈까지 꾸면서 꿈에서조차도 너무도 애틋한 느낌까지 받고는 그 여운이 삼일이나 갔어요...
    ㅋㅋ

  • 2. 공감
    '12.4.26 3:52 PM (115.140.xxx.203)

    영화 보면서 많이 공감하시고 그 시절이 아련하게 떠오르셨겠네요.. 영화처럼 서로 오해해서 어긋난 경우인 것 같기도 하네요^^ 첫사랑의 추억은 딱 그 때 아름다운 순간으로만 기억하는게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현실에 충실하면 또 나름 행복한거겠죠^^

  • 3. 또마띠또
    '12.4.26 4:29 PM (175.215.xxx.73)

    오우 저도96년에 스무살인데 완전 공감했어요. 어쩜 그리 첫사랑 생각이 날까 이람서.. 눈물도 흘리고,, 남편이랑 같이 봤는데 남편도 엄청 공감하더라고요....

  • 4. 너무 뒤늦은 댓글이라..
    '13.7.6 1:19 PM (218.49.xxx.148)

    보실지모르겠어요.. 그냥 제 생각엔 님의 첫사랑은 군대가면서 님한테 기다려달라고 할 수 없어서 답을 안했던것같아요 또 그것보다 더 큰 이유는 중간에 님이 혹시라도 고무신꺾어신으면 그 아픔을 견뎌낼자신이 없어서요..그래서 편지주고 휴가에 만나면서 사랑을 키우기로 했을것 같아요.. 어찌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뒤돌아나온 스무살의 님이 애잔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7492 마늘소스 넣고 닭가슴살샐러드 만들려는데 어울리는 채소는.. 4 .. 2012/05/12 1,808
107491 이정희는 이제 국민쌍x이네요..이럴려고 애초에 사퇴한거겠죠? 17 어이쿠 2012/05/12 3,790
107490 밥솥은 쿡쿠가 가장 좋은 가요? 3 ... 2012/05/12 1,445
107489 60억 ‘MB표 물고기’ 실제모습 충격 4 세우실 2012/05/12 2,596
107488 예수천국, 지옥불신 외치는 사람들과 당권파무리들이 뭐가 다를까요.. 뭐라고카능교.. 2012/05/12 830
107487 뒷북일지 모르지만...자유게시판 성격 알면서도 모르는척 하고 올.. 2 해롱해롱 2012/05/12 1,034
107486 7세아이 학교대비 공부할 수학국어 문제집 추천해주세요 5 맨날놀기만... 2012/05/12 2,193
107485 인터넷쇼핑몰 옷 중에 질이 좀 나은 곳은? 484 쇼핑쇼핑 2012/05/12 50,110
107484 교통사고 합의금 문의 드려요 경험있으신 분들 도와주세요 6 써니 2012/05/12 1,997
107483 이혼한전부인살해한의사와 자리마련해준 경찰 8 /// 2012/05/12 3,863
107482 통합 진보당((답을하라)) 2 지옥 2012/05/12 818
107481 대안생리대 쓰고 생리통 없어졌어요. 4 얼음동동감주.. 2012/05/12 1,678
107480 희안하게 기분 상하게 만드는 동료 7 기를 빼가라.. 2012/05/12 2,393
107479 하얀색 면레이스 방석구입처알고싶습니다. 1 쮸쭈 2012/05/12 990
107478 운동 가야 하는데 통진당 방송보니 못 가겠네요. 나참 2012/05/12 1,030
107477 정말 아이 관리 안하는 부모들... 11 부페진상 2012/05/12 5,020
107476 전철 안에서 본 다른 풍경들, 같은 생각 1 2012 2012/05/12 1,397
107475 인터넷뱅킹..다른사람한테 잘못 송금했는데 어째요? 2 부자 2012/05/12 2,110
107474 이상한 전화를 받았어요 3 한지 2012/05/12 1,847
107473 딸이 돈을 주웠다고 해서.... 3 ... 2012/05/12 2,220
107472 심한 민감성이신분들. 썬크림 어떤걸 쓰시나요? 2 ho 2012/05/12 1,373
107471 Nelly 가 누구여요? 최선을다하자.. 2012/05/12 1,007
107470 심상정, 대단하네요! 22 참맛 2012/05/12 9,489
107469 몸이 약하고 먹는걸 즐기지 않는 초등 여자아이 어떻게 하면 좋을.. 4 ㅊㅍㅍ 2012/05/12 1,072
107468 시어머님, 왜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ㅠ 6 ........ 2012/05/12 2,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