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랄까, 되려 불쾌함을 느끼시진 않을까 그런거요?
저도 인터넷 쇼핑 많이 하는데 그간은 딱히 뭐 드리고 그런 거 생각 못했었거든요.
근데 이번에 반품을 몇 개 하면서 좀 죄송해가지고, 음료수캔 하나 드리면서
"반품이 있어서 죄송해요. 수고하세요" 그랬더니 순간 "아 괜찮은데" 좀 당황하시더니,
그 전에는 그 분이 집에 오는 기사님들 중 유난히 무뚝뚝하고 좀 신경질적인 분이었거든요.
근데 그 다음번에 물건 갖다주시면서 처음으로 웃는 얼굴을; 보여주셨어요.
전엔 제가 '감사합니다/안녕히 가세요' 인사해도 대꾸도 안하시던 분인데
처음으로 '네~' 대답도 해주시고. 아 나름의 감동.
암튼 거기까진 좋았는데..
며칠 후에 또 반품을 하게 된거예요. 그래서 아저씨 오기 전부터 좀 신경 쓰여가지고
뭘 드릴만한 게 없을까 하는데 집에 음료수 캔도 똑 떨어지고.
그래서 눈에 들어온게 바나나랑 두유가 있길래, 조그만 쇼핑백에 담아서 드렸어요.
배달 하시다보면 중간에 끼니 못 때우거나 하실때 괜찮을 거 같아서.
근데 덩치 이따만한 남자 어른분한테 제가 먹을 거 쥐여서(?) 안녕히 가시라고 문 닫고 나니까
뭔가 실수한 기분이 들고, 혹시 되려 이런 게 기분 나쁠 수도 있을까? 싶은 거예요.
택배는 그냥 아저씨 직업이고 아저씬 보수를 받고 맡은 바 일을 하는 거 뿐인데
뭐 대단한 것도 아니고 빵 하나 음료수 하나 사람들이 건내면...
꼭 못 먹고 사는 사람 불쌍한 취급 하는 것처럼.. 기분 나쁘지 않을까? 그런..?
그리고는 오늘, 제가 어디로 물건 보낼 일이 있어서
선불처리로 하려고 상자에 3천원을 붙인채로 아저씨 오셨을때 드렸거든요?
근데 아저씨가 "이게 뭐예요?" 그러시는 거예요 상자를 보면서.
그래서 '아 선불로 보내기로 했어요' 그랬는데, 아저씨도 금방 '아.' 하셨는데
음, 그 순간 분위기가 좀 묘했어요. 뭐랄까 순간적으로 제가 팁으로 몇천원 준 걸로 오해할 뻔한 것처럼;;
잉... 갑자기 좀 택배 아저씨 대하기가 어려워지네요.
그리곤 그 아저씨보다 나이 한참 아래인 20대 총각이 있는데
저희집에 오는 기사님들 중 가장 친절하고 또 잘생기고 (이 얘긴 왜 -_-) 그렇거든요.
그간 한번도 뭐 안 챙겨드렸다가, 오늘 음료수캔 드렸더니
그 분이 "잘 먹겠습니다~" 저한테 인사 아닌 인사를 하는데 그것도 괜히 좀 민망한 거 있죠.
모르겠어요. 기사님들한테 먹을 거 챙겨드리는 거. 잘 하는건지..
괜히 그분들 직업에 대한 프라이드에 흠집 내는 건 아닌지..
에잇.. 제가 오바겠죠? 아 어렵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