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님들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요?

남자 조회수 : 2,089
작성일 : 2012-04-20 21:00:45

제가 대학을 공대를 나왔어요.

여자가 별로 없어서인지 제가 좀 한인기  했더랍니다.ㅎㅎ

아주 오래전 일이지만, 당시에는 공부와 그룹과제가 많아서 정말 힘들고,

과목도 어려워 맨날 도서관에서 공부와 씨름하고 그랬었거든요.

 

종종 도서관에서 남학생들에게 쪽지 받곤 했지만, 워낙에 해야할일이 많다보니,

다 귀찮고, 누굴 만날 시간도 없고, 우리과 선배,후배,과 친구들중에도 대쉬(?)하는 사람이

많아서 다른과는 아예 관심도 없었어요.

 

졸업하고  취업때문에  바빴던 겨울.. 집으로 몇통의 편지가 왔었거든요.

편지를 보낸사람은 학교 다른과 선배였는데 도서관에서 저를 보고는 첫눈에 반해서

용기를 내어 말을 걸어보려다가 안되었고, 제 뒤를 밟아 집까지 따라왔던적도 있었고,

우리과 강의실에서도 저를 훔쳐보곤 했다 하더라구요.

 

제가 지나는 동선따라 쫓아 다녔지만, 도저히 가까이 다가갈수 없고 용기가 없어서 그냥

포기하려 했는데 졸업후에도 계속 마음을 떨칠수 없어서 어찌어찌 제 주소를 알아내

편지를 보냈다고 합니다.

 

아주 좋은곳에 취직이 되서 연수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보냈더라구요.

본인 주소를 그 연수받는 주소지로 보냈고, 구구절절 1년동안 저에 대한 첫느낌부터 현재상태까지요..

읽으면서 누굴까 궁금했지만, 당시에 너무 바빠서 그냥 또 넘겼는데, 그뒤로 몇통의 편지가 더왔지만,

어떤건 뜯어 보지도 못하고, 한참 후에 읽어보기도 하고 그랬었어요.

그러다가 제가 취직해서 또 너무 바쁜 사회생활하고....

 

제가 어릴때 부터 친구들에게 편지를 많이 받았는데, 그걸 아직까지 모두 박스형태로 모아 가지고 있어요.

결혼후에도 계속 소중하게 가지고 있답니다.

오늘 짐정리를 하다가 문득 편지상자가 눈에 띄길래 초등,중학교,고등.대학, 사회시절친구,연예할때 모두 기억을

되살리며 읽어보았네요.

 

그러다가 제가 뜯지 않은 편지가 있더라구요. 그세월 동안 제가 읽지도 않고 보관만 한 편지가 몇통이 있는거예요.

그중에 한통이 바로 저 위 학교선배편지였어요.

그당시에는 인연이 아니였던지 저는 답장은 커녕 자세히 읽지도 않았는데, 오늘 다시 읽어보니 그마음이 전해지면서

뭔가 가슴한구석이 아련한 겁니다.

무려 1년을 벙어리 냉가슴으로 앓다가 용기내여 편지를 보냈는데 답장한통 없으니 얼마나 답답했을까 하구요.

 

읽어보지도 않고 넣어둔 편지도 있으니 참 미안하더라구요. 누군가의 마음을 몰라봤던것이요.

그래서 꺼내 읽어보니,,,정말 세상에 ~ 세상에 영화에서 나올법한 일이 일어났지 뭡니까.

제가 도서관에서 공부하면서 참 멋지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있었어요.

 

중가중간 커피마시러 나갈때 잠깐씩 보면서 저사람 되게 멋지다. 저런 사람이랑 연예한번 해보면 소원이 없겠다

싶은 그런 사람 있잖아요. 제 친구들도 저사람 멋지다고.. 우리끼리 맨날 숨어서 훔쳐보고 그랬던 사람..

바로 그사람이지 뭡니까.. 그사람이 그편지에 본인 사진과 이름, 나이 이런정보를 같이 넣었더라구요.

그걸 글쎄 20년 가까이 된 지금에서야 꺼내 본겁니다. 아 ~~ 정령 이건 영화야 하면서 제가 몇시간을 앉아 있었네요.

만약에 그 사람인걸 알았다면 저 아마도 편지답장하고 한번쯤 만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아깝다. ㅠㅠ 아마 우리엄마가 제 편지를 그냥 박스에 넣어두신거 같았어요. 하두 많으니 그냥 넣어두면 알아서 읽겠지

하셨나봐요. 인연이 아니였기 때문일거야 했지만, 아~ 아깝다 말이라도 한번 걸어주지... ㅠㅠ

IP : 121.143.xxx.126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는 항상 생각하기를
    '12.4.20 9:06 PM (1.251.xxx.58)

    내 인생 다시산다해도 다르게는 살지 못하리...
    인연이 아닌거지요.

    님이 그 편지 그당시에 그대로 뜯어봤다 하더라도...결과는 별반 다르지 않을겁니다.
    그것이 인생이지요^^

  • 2. ㅇㅇ
    '12.4.20 9:18 PM (211.237.xxx.51)

    영화같은 얘기네요
    근데 정말 아까워요 ㅠㅠ
    그리고 연예아니고 연애에요
    연예는 방송 연예인할때 연예...

  • 3. ..
    '12.4.20 9:18 PM (1.225.xxx.82)

    전 윗 님과 생각이 달라요. 많이 아깝네요.

  • 4. ^^
    '12.4.20 9:21 PM (61.43.xxx.217)

    ^^* 어머나..좋은 추억으로 남기세요..정말 영화같은 일이네요..

  • 5. 화초엄니
    '12.4.20 9:24 PM (59.24.xxx.106)

    저도 제 가슴이 다 떨리고 아려오네요. 저 아직 20대입니다. ㅠㅠ
    정말 인연이란 게 있긴 있나봐요.

  • 6. ....
    '12.4.20 9:35 PM (180.230.xxx.22)

    님 많이 미인이신가봐요..?
    첫눈에 반했다던 꿈에 그리던 이상형과 데이트한번도 못해보고
    인연이 아니었다고 생각하기엔 안타깝긴 하네요

    근데 왜 편지로만 연락을 했어야 했는지
    직접 대시했다면 좀 달라졌을수도 있었겠네요

    결혼도 하고 남편도 있지만 아마 그 기억 오래갈거 같아요ㅠㅠ

  • 7. ㅎㅎ
    '12.4.20 10:04 PM (14.39.xxx.99)

    정말 아깝겠네요...

    근데 왜 읽어보지도 않으셨어요.

    음... 교훈하나 얻으셨겠군요

    잘나간다고 자만하지 말자ㅋ
    남의 마음 하나하나 소중하게 생각했다면
    인생이 달라질수도 있었을텐데
    아님 최소한.. 예쁜 추억이라도 ^^ 제가다 아쉽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98646 동네에.. 상반신 전체가 용문신(아마도 용. 아님 뱀 류)인 사.. 3 동네사람 2012/04/21 1,180
98645 TV 시청료 대신 공정방송시청료를 내고 싶다. 4 방송 2012/04/21 617
98644 녹즙 복용 중인데 갑자기 얼굴이 검어진 거 같아요 8 제제 2012/04/21 2,541
98643 하태경 후보 '독도 발언' 규탄 시민단체 대표 체포 7 참맛 2012/04/21 1,016
98642 5세 남아 문제 있는 건지 의견 좀 주세요. 4 .... 2012/04/20 1,403
98641 호프집에 아이를 데리고오는게 어떤가요? 18 bluesk.. 2012/04/20 4,123
98640 방송사 파업은 처절한 실패로 끝날겁니다 14 ... 2012/04/20 2,885
98639 나꼼수 벙커1 화장실이랩니다 ㅎㅎㅎㅎ 10 참맛 2012/04/20 4,132
98638 궁금해요. 해외에서도 유아들 책 전집으로 들여 읽혀주곤 하나요?.. 10 궁금 2012/04/20 1,900
98637 맛있는 천혜향 어디 없을까요? 4 버러럭 2012/04/20 1,275
98636 강쥐 보호소에 사료를 보낼까합니다. 어디가 좋을까요? 8 마음편히 2012/04/20 894
98635 공인인증서 어떻게 옮기(?)나요? 3 ㅠㅠ 2012/04/20 1,398
98634 작업실 구하려구요. 송파구 1 말랑제리 2012/04/20 986
98633 영화 파수꾼 정말 명작 이네요. 15 파수꾼. 2012/04/20 3,866
98632 노인 냄새 제거해준다는... 어버이날 2012/04/20 3,055
98631 8개월 아기가 바닥에 떨어져 뒤통수에 혹이;괜찮나요 11 걱정중 2012/04/20 27,434
98630 北, 이대통령에 "이명박 쥐XX" 19 다 알아 2012/04/20 2,676
98629 백악관 동해 서명 운동 하지 말라는데요??? 8 고고씽랄라 2012/04/20 1,979
98628 점심값을주라는데 1 열받아서 2012/04/20 1,040
98627 법인회사에서요 7 회사 2012/04/20 924
98626 하체 부실한 남자 여자들 싫어하나요? 5 ㅇㅇ 2012/04/20 5,361
98625 실업급여 워크넷등록이요.. 3 실업급여 2012/04/20 2,121
98624 가수 이지상의 사람이 사는 마을이 생방송중입니다. 1 라디오21 2012/04/20 751
98623 헝거게임 어떤가요?? 4 헝거 2012/04/20 1,307
98622 유골함 차에 둘까요 집에 둘까요 6 언제나 2012/04/20 4,4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