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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시어머님과 1박2일여행*^*

놀부 조회수 : 1,967
작성일 : 2012-04-19 01:08:38

4월이가기전 노랑개나리 화들짝하니 목련과 더불어 맘이 이뻐지고 문득 시엄니 생각이 났어요

6남2녀의 8남매 낳으시고 바람 잘날없이 살아오신 83세의 그모습이 문득 왜들엇을꼬?

겉으로 보기엔 사람들이 왜그리젊으냐구들 60대냐는둥 여자치곤 잘 생긴 얼굴이셔서 인가?

유전적으로 주름살이 없으셔서 그런건지도 모른다

 

남편은 8남매의 장남 종갓집 난 맏며느리에 장손집으로 시집와서 일곱동생들과 천둥 벼락 비 눈 다겪으면서 29년을 두아들을 낳고 가정주부로만 살아왔어요

 

띠리링~전화를 드려 포천 남편 근무지로 주말에 모시고 갈테니 봄날이니 이쁘고 화사하게 하고 오시라구 신신당부하니

넘 좋아하시고 하하호호 알았다 예전 제가 사준 이쁜 가방 꼭 들구 오셔야 되요 안가지고 오심 터미널에서 안데리고 갈꺼라구 하니 알았다하시고 뜬금없이 큰며늘이 로또 복권같은 전화에 당혹스럽기만 하셨을텐데 기쁘신목소리만 들리고

 오후 4시30분까지 강남고속터미널 평택 버스타는곳에서 상봉하기루 하고 이런저런 짐꾸리기로 돌입 했어용

평택은 시엄니 사시는곳이고 찾기쉽게 정한거랍니다

전 청주에서 출발하는거구요

 

오후 1시 띠리링~왠일 ?

시엄니께서 벌써 서울 강남터미널 가느 버스에 앉아 출발하신다는 소리에 옴마나 벌써 가시믄 1시간거리인데 서너시간을 어쩌시려나!!!!걱정이 왕창몰려 옵디다

벌써 버스에 앉아 계시다 하니 어쩌겄어요

후다닥 짐들을 챙겨 머리하러 단골미용실 가서 드라이로 이쁘게 하고 택시타고 부랴부랴 고속뻐스 타고 경부선을 달려 4시20분경 도착하여 평택 타는곳으로 가니 어머님 뻥~과자 두개들고서 용케도 저에게 오십니다

두시간 넘게 기다리는 동안 할머니들 사귀시면서 뻥과자도 얻어 드시고 계신거라네요 ㅎㅎ

 

호남선가려면 강남 신세계 백화점 식품관을 지나서 가게되어 살아오신 83세 평생 처음으로 (40분가량 남은 시간여서 )아담한 식품관을 구경하시라고 같이 들어갔는데 갈치 한마리가 겁나게 크고 길고한것이 15만이라고 써 있어 나두 첨보는가격이여서 깜놀라는데 좀더 작은것 4마리는 7만5천씩이라구 써 있다니까 시골 당진 출신인 시어머님은 기절초풍 하시네용

각종 수백가지 반찬들이 잇고 여자들만 살기좋은 세상이람서 이것저것 구경하시면서 난리였답니다

특유의 충청도 사투리 쓰시면서 지나는 이들에게 쪼금 신경쓰여서 혼났네용

 

1층에스카레이트 타고 각종 화장품코너지나가면서 명품 루이비통 앞을 지나가면서 쇼윈도우의 여행용 박스 가방은 수천만원이구요 조오기 저런 가방은 수백만원씩하거든요^*^

구찌가방코너도 벽에 장식된 몇가지는 값도 써 잇는데 장지갑은 7-80만원이네요

가방은 3백얼마네요 웃음도 나고 놀라면서 막불라불라 이해할수 없다는둥 시어머님 눈이 시리셨을껍니다

 경제적으로 윤택한 집안의 사람들은 저런 가방들 사서 잘 들고 다니는 세상이라고 이해시키느냐구 저두 참말 로 힘들었답니다

저기보셔요 어머님 또래분들도 명품 가방 들으시고 다들 그렇케 사는 세상이라고 해도 이해를 못한다는둥 불라불라^*^

 

5시20분 포천에서 근무하는 남편의 팬션숙소에서 1박하기로 하고 출발!!!!

1시간 30분만에 도착을 하니 남편은 차를 대기하고 멋쩍은 표정과 뭐 그런 모습으로 뭐하러 바쁜디 왔냐구 시어머님과 저에게 퉁한 소릴 첫마디로 인사하네요^*^

남편은 59세로 아직도 현역에서 잘 근무중인 성실한 사람인데 말씨가 비비꼬는 시어머님 외가 닮아서 거꾸로 말하는 유전적인 질환이(?)있느지라 이해하고 사는 저랍니다

시어머님 꽈배기공장 회장님 남편은 사장님 시동생들 사원이라고 합니다 제가 하는말이랍니다 ㅎ

오리고기를 대접한다하니 애비가 피곤하니 가까운곳에서 감자탕을 맛있게 드시고 왕방산 산자락밑에 위치한 20평정도 되는 숙소로 쓰는집으로 같이 들어가지마자  손들 씻으시고 세수도 하고 방으로 오세요^*^라구 하니 왜그랴????하십니다

하여간 세수도 하시고 남편의 방에깔려 있는 1인용 요위에 나란히 누우시라히니 쑥씨러운지 자꾸만 왜그러냐구만 하시넹

 

남편이 눕고 시엄니 머리는 제대로인데 몸은 반대로 방바닥에 눕히시길레 제대루 나란히 하라고 하여 저에 비장의 깜짝쑈!얼굴 핸드 맛사지 재료를 꺼내 남편과 시엄니 얼굴에 마스크팩을 잘 펴 바른후에(푹 쉬시라함서) 시엄니 손부터 유분기많은 핸드로션을 듬뿍 덜어서 손가락과 손바닥 손등을 맛싸지로 눌러드리니 너무 좋다라고 하시고 시원하시다하고 오디서 배웠냐는둥 내손이 못났다하시며 주름이 많다고 손이 작으시고 곱고 괜찮은 손인데 손등 주름은 많은편이라 더주물러 정성껏 해드리니 이젠 애비도 해주라하시어 남편은 자주 해주는 편이라서 가만히 손만 저에게 맡기면서 코를 골았다가 깨어났다가 하는데 내가 생각하기에도 두사람은 1인용 요위에서 수십년만에 나란히 누워 마스크 팩을 난생처음 하는 모습입니다 남편은 자주 했지만 어머님은 처음이신지라 무지 좋으셔서 시종일관 낼 강남고속터미널 가서 서있음 할아부지들 백명이 줄서 있겠다는둥 웃긴소리로 우스게소리도 하셨네용

(전 맛싸지를 배운적은 없고 수년간 에스테딕에서 맛사지를 꾸준히 받아서 서당개 3년이면 풍월 읇는다고 잘 기억했다가 남편에게 잘써 먹고 있었거든요)

맛사지팩을 떼어내고 5가지기초 화장도 촉촉하게 해드리고 눈가도 꼼꼼히 눌러드리고 머리도 손가락으로 눌러 드리니 너무 시원하시다고 *^*주름이 없다고 사람들이 60대로 본다하시어 주름도 그렇지만 수분도 중요하다고 잘 챙겨바르시라 하니 화장품이 비싸다 하시고 대충 하고 사신다고 ....

 

다음날 아침!!!

단호박을 한개 가져온것을 쪄서 한조각씩 아침을 대신하여 드시고 어머님은 혈압약등 드시고 주변을 산책하시고 세수를 하시고 남은 화장품으로 손과 얼굴을 간락하게 해드리니 우리 두 딸년들은 이런것도 모른다구 날마다 받았음 좋겄다구 하십니다

저두 시엄니에게 처음으로 해드린것입니다

 

점심은 남편의 차로 의정부지나 송추평양냉면집가서 초계탕과 꿩냉면을 맛있게 드시고 강남터미널 도착하여 평택표 끊어드리고 배추 잎파리도 같이하여 좌석5번에 앉는걸보고 빠이빠이~

저도 청주행 버스를 타고 피곤한 몸을 기대어 늦은 저녁에 귀가를 한 1박2일 어머님과의 큰아들 근무지로의 여행은 끝났습니다

연세도 있으시고 혈압도 있으시고 어지럼증도 있으신지라 앞으로 사실날은 많지 않을것 같습니다

좋은 세상 누려보지도 못하시고 고생만 하시다가 (시아버님은 27년전 돌아가심)나이가 많이드신것 같아요

예전 수년전에 친정 엄니랑 시엄니 모시고 제주도 근무중이던 남편덕분에 1주일 여행 하시던 그시절은 젊으시고 한창때 였다고 버스안에서 이야기도 했답니다

시어머님은 시골분이시라 비행기 처음 타본다고 배꼽에 파스 부치고 오셨다하여 박장 대소 한 기억이 납니다ㅎ

 

 

 

 

IP : 125.140.xxx.109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열매
    '12.4.19 1:26 AM (27.100.xxx.107)

    한 편의 단편소설처럼 그 풍경이 다 그려져요.
    잘 읽었습니다.

  • 2. ^^
    '12.4.19 1:28 AM (211.238.xxx.78) - 삭제된댓글

    좋은책 한권 읽은 기분이에요.
    읽으면서 내내 미소가 머금어지는...
    시어머님께서 참 행복하셨겠네요^^
    닉네임은 놀부신데 행동이나 마음씨는 효부시네요~
    본받고 갑니다.
    원글님 덕분에 기분좋게 잠자리에 들것 같아요.
    잘 읽었습니다^^

  • 3. 따뜻하면서도
    '12.4.19 4:24 AM (211.187.xxx.27)

    맘 한쪽이 아리네요..
    나도 울 시엄니랑 저렇게 지내고 싶었는데.....

  • 4. ......
    '12.4.19 4:44 AM (124.51.xxx.157)

    오랜만에 훈훈한 글보네요 잘보고갑니다^^

  • 5. 눈물내리는날
    '12.4.19 5:10 AM (112.159.xxx.18)

    와...좋은 글이란게 별게 없는거 같습니다.
    이렇게 글을 읽으면서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는듯한..(굳이 묘사가 아니더라도)
    재밌고 잘읽었습니다.

  • 6. dma
    '12.4.19 5:32 AM (168.103.xxx.140) - 삭제된댓글

    글을 참 재밌게 잘 쓰시네요.
    마사지 부분은 막 상상이 되구요 ㅎ

  • 7. 햄볶아요 ㅎ
    '12.4.19 10:26 AM (122.34.xxx.23)

    행복한 모습에 저절로 행복바이러스가
    퍼져나오네요. ^^

    복 많이 받으시길!^^

  • 8. 푸르른날
    '12.4.19 10:37 AM (118.221.xxx.59)

    잘 하셨어요
    시어머님 정말 좋아하셨을 표정이 그려지는 듯...
    저도 그렇게 하고 싶은데 두 어머님 다 안계시네요
    계실때 잘해야 하는거 뒤늦게 후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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