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박원순과 노무현의 편지....

slr펌 조회수 : 1,906
작성일 : 2012-04-18 21:14:45
 

[농부가 어찌 밭을 탓할 수 있겠습니까]



노무현 의원님께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선거라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저희들이 옆에서 낙선운동이라는
이름으로 견학해보니 잘 알 수 있었습니다.
 

 

 

 


더구나 지역감정의 회오리바람으로 낙선까지 하였으니
그 아픔이 오죽 크시겠어요? 위로전화도 한 번 못 드렸습니다.

 

 



그런데 낙선 직후 위로하는 사람들에게
“농부가 어디 밭을 탓할 수 있겠느냐” 며
낙선시킨 지역주민들에 대한 비난을
온몸으로 막았던 일은 감동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어쨌든 결과로는 노 의원님의 정치적 입지에 타격을 입었는데
이를 어떡하나요? 앞으로 어떻게 이 상황을 타개해 볼 생각인가요?

저희들 같은 시민운동가들이 정치개혁과 지역감정 타파를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요? 이 잡지의 답변으로 부족하신 부분은
뵙고라도 경청하겠습니다.

2000. 6. 박원순 드림

----------------------------------------------------------------------------------------------

박원순 변호사님께

안녕하셨습니까?
이렇게 제 의견을 말씀드릴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위로전화도 못했다고 자책하시지만 항상 변호사님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시는 모습은 저에게 많은 힘과 위로가 됩니다.

선거기간에 진행된 낙선운동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고 싶고,
선거 후일담도 나누고 싶지만 자리를 따로 마련하기로 하고
여기서는 보내주신 내용에 대한 답변을 통해
저의 의견을 전하고자 합니다.

이번 총선의 낙선으로 인한 저의 정치적 입지의 타격을
변호사님은 걱정해 주셨고 이를 어떻게 타개할 것인가를
물어오셨습니다.

이것에 대한 답변을 드리기 위해 먼저 되묻고 싶습니다.

정치인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정치인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가 국민들이 안도하고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잘못 이해한 사람들이 입으로만 안도감을 주고
희망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안도감과 비전의 제시는
세치 혀의 말솜씨만으로는 줄 수 없습니다.

이것은 시대가 안고 있는 과제를 하나하나 풀어 가는 실천과
노력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입법 활동, 행정의 감시가 중요하지만 정치인의 활동에
전부가 될 수는 없습니다.

크고 작은 민원을 통한 제도의 개선, 문제제기와 정책의 제시,
대화와 토론, 그리고 여론의 조성과 개입 등
정치인의 일상적인 활동을 밖에 있지만 열심히 할 것입니다.

그리고 정부와 당에서 주는 역할에 충실하고
스스로 일을 만들면서 끊임없이 노력하겠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고민은 우리에게 제시되고 있는 과제들이
수준을 달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나머지는 국민들의 인식 속에 희망적인 모습으로 다가오는 모습이지만 지역갈등의 문제와 말과 실천이 일치하지 않아서 생기는 불신풍조의 문제는 도대체 앞이 보이지 않는 과제로 저의 마음을 누르고 있습니다.
동서화합을 위해 노력하면 불리하고, 자기의 논리에 충실하면 실패하는 지금의 현실을 어떻게 올바른 모습으로 바꾸어 놓을 수 있겠습니까?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
계속 역설하고 주장할 것입니다.
하지만 올바른 것이라는 역설을 통해
국민들의 인식을 바꾸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일제시대 때부터 형성된 ‘올바른 주장과 행동은 결국 불이익을 가져온다’는 인식은 결국 ‘모난 돌이 정 맞는다.’
또는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라는 말을 만들어 냈습니다.

이것은 기회주의적이고 대충대충 사는 삶이 사회를 살아가는 데
어려움을 주기보다는 이로움을 주는 형국에까지 이르게 만들었습니다.

저는 이런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분열주의와 불신풍조에
정면으로 맞서서 성공한 사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사례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도전할 것입니다.
어려운 길이리라 생각됩니다.

계속 무모한 일만 생각한다고 탓하시지는 않을지 염려됩니다.
더위가 점점 다가옵니다.

몸 돌볼 여유도 없이 바쁘시겠지만
건강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임을 잊지 마십시오.
안녕히 계십시오.

2000. 7. 노무현 드림

 

 

감동이네요...

IP : 114.201.xxx.75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2.4.18 9:16 PM (223.62.xxx.127)

    노짱님ㅠㅠㅠㅠㅠㅠㅠㅠ

  • 2. 정말
    '12.4.18 9:28 PM (125.177.xxx.151)

    이 두분 정말 정말 아름다운 분들이십니다...

  • 3. ..
    '12.4.18 9:31 PM (59.0.xxx.43)

    써주는 글만읽는 우리가카께서는 이런감동스러운글 쓸지도 모르겠지
    아이고 울 노짱님 보고싶네......

  • 4. .........
    '12.4.18 9:47 PM (125.132.xxx.96)

    16대 대통령과 19대 대통령의 편지네요......

  • 5. 히히
    '12.4.18 9:56 PM (59.7.xxx.55)

    우리편은 이리 죄다 편지속에 감동과 진심이 묻어나는지...

  • 6. ㅍㅍ
    '12.4.18 10:38 PM (114.206.xxx.77)

    감동적인 글이예요..ㅠㅠ

  • 7. ...
    '12.4.18 11:04 PM (121.130.xxx.128)

    ㅠ ㅠ ㅠ

  • 8. 아..노무현
    '12.4.19 3:19 AM (108.227.xxx.10)

    아... 정말... 한자 한자 눈물이 납니다. 이 분이 이 세상에 안계시다는 사실이 너무 가슴아픕니다. 그래도 그의 꿈을 알아주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고 믿습니다. 저를 포함해서요...

  • 9.
    '12.4.19 11:26 AM (211.41.xxx.106)

    동서화합을 위해 노력하면 불리하고, 자기의 논리에 충실하면 실패하는 지금의 현실을 ............
    2000년도의 그 말씀이 2012년 여기에 여전히 한치도 틈없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정말 가슴을 치고 통탄할 현실에 살아가네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는 시도들과 움직임들이 모여 내를 언젠가는 바다를 이룰 거라 믿습니다. 믿을 겁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2632 빈폴세일? 4 qlsvhf.. 2012/04/21 3,559
102631 문도리코 관련 좋은 속보가 나왔네요..총선 멘붕이후 제일 좋은 .. 4 따뜻하기 2012/04/21 2,942
102630 원터치SOS로 성폭행범 잡아 착한 정보 2012/04/21 1,060
102629 유재중 성추문女 "불쌍한 母에서 불륜女로…" 3 참맛 2012/04/21 2,238
102628 엘지임직원몰 구매대행해주시는 분 없나요? 루베르 2012/04/21 2,798
102627 끝까지 개망신 자초하는 문대성의 동아대 태권도 11 지롤이 풍년.. 2012/04/21 2,879
102626 호주대학의 한국내 인식이 그렇게 안좋나요? 44 AU 2012/04/21 20,074
102625 요즘 서울날씨 어떤가요? 더불어 옷차림 조언 부탁드려요. 2 방문 2012/04/21 3,943
102624 지식in 호텔스탠다드롬이용 초코우유 2012/04/21 1,342
102623 똥사진 올리시는분 다음 카페에서 신상완전 털려서 이쪽으로 출몰하.. 4 sooge 2012/04/21 3,269
102622 콘도 회원권 지인들한테 빌려주시나요? 3 콘도 2012/04/21 3,299
102621 다문화 찬양하는 바보같은 사람들 3 .... 2012/04/21 1,249
102620 아이는 적고 다들 사회성 걱정때문인지 2 .... .. 2012/04/21 1,992
102619 부동산비를 깎아주네요... 1 마요 2012/04/21 1,948
102618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7 ... 2012/04/21 3,281
102617 유치원 생일 잔치 문의요.. 4 봄날 2012/04/21 2,839
102616 맥심 아이스커피잔만 따로 살 수 있는 곳 있나요?? 1 커피잔 2012/04/21 1,594
102615 같은회사 카드로 교체만 해도 신용도 변동될까요? 비형여자 2012/04/21 1,181
102614 docque님 혹시 계시면 좀 봐 주세요...! 1 도움 필요해.. 2012/04/21 2,013
102613 과외비 환불에 대한 궁금증이요 6 궁금 2012/04/21 1,792
102612 다문화는 없어져야할 문화입니다. 3 .. 2012/04/21 1,492
102611 맥심에서 나오는 디카페인 커피믹스는 정말 카페인이 없을까요?? .. 2 카페인ㅠ 2012/04/21 7,838
102610 싱가폴 동물원 나이트 사파리 20 싱가폴 2012/04/21 4,771
102609 전교조의 시국선언은 공무원법 위반! 달래마마 2012/04/21 807
102608 원글 펑해요 14 중2맘 2012/04/21 3,3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