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4월 17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서울신문 만평

세우실 조회수 : 676
작성일 : 2012-04-17 09:00:48

_:*:_:*:_:*:_:*:_:*:_:*:_:*:_:*:_:*:_:*:_:*:_:*:_:*:_:*:_:*:_:*:_:*:_:*:_:*:_:*:_:*:_:*:_:*:_

예서 속 깊은 강물의 소리를 듣는다.
개개비도 떠난 들녘
오랜 벗 같은 사람 하나
기울어진 농가 앞을 저물도록 서성거린다.
고봉밥 먹여주던 큰 들 지나서
일백육십리 물길 아프게 굽이쳐 흘러 남한강에 이르도록
네가 키운 건 돌붕어 모래무지
메기만이 아니다, 말하자면 청춘의 재 너머
오늘따라 기약 없이 흔들리는 시대의 물빛으로 너는
금모래 언덕 남한강 갈대들을
품마다 온종일 끌어안고서 앓다만 감나무처럼 서 있다.
예서, 벗 같은 사람하나 이 강가에서 뒤척거린다.
때론 남기어진 상처들을 빗금처럼 바라본다.
들국처럼 고요히 미소 짓다가 혹은 물빛으로 반짝이다가
엎어져 금모래빛 유년의 강가에서 노니는 꿈을 마신다.
합수머리 모래언덕
고개 숙인 갈대 모가지에 옛 그림자가 머물다 가고
동부래기 울음이 한참을 허공을 맴돌다간다.
머잖아 한반도 대운하가 밀어닥친다는데
내 아비의 탯줄은 끝내 여기서 머물 수 있을 건가?
먹빛 그림자만 찬란히 어두운 빈 자리
납작 엎드린 농가에서 달려 나오던 홀아비 삼촌의 해수기침소리
그 밤이 다시 뜬소문처럼 저 강물 속으로 잦아들 때
흰 가루약으로 하얗게 부서져 흐르는
여주 점동면 도리마을 청미천가에서
나는 여지껏 돌아오지 않는
그 사람을 기어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 윤일균, ≪청미천에서≫ -

_:*:_:*:_:*:_:*:_:*:_:*:_:*:_:*:_:*:_:*:_:*:_:*:_:*:_:*:_:*:_:*:_:*:_:*:_:*:_:*:_:*:_:*:_:*:_

※ 대운하(이름만 바뀐) 반대와 생명의 강을 모시기 위한 시인 203인의 공동시집
   "그냥 놔두라, 쓰라린 백년 소원 이것이다"에서 발췌했습니다.

 

 

 

 


2012년 4월 17일 경향그림마당
http://img.khan.co.kr/news/2012/04/16/i5hiuh5i235.jpg

2012년 4월 17일 경향장도리
http://img.khan.co.kr/news/2012/04/16/khan_7KKvS2.jpg

2012년 4월 17일 한겨레
http://img.hani.co.kr/imgdb/original/2012/0417/133457578382_20120417.JPG

2012년 4월 17일 한국일보
http://photo.hankooki.com/newsphoto/2012/04/16/alba02201204161955110.jpg

2012년 4월 17일 서울신문
http://www.seoul.co.kr/cartoon/manpyung/2012/04/20120417.jpg

 

 

 

비 온 뒤에 얼마나 땅이 굳는지 한 번 보려고요. ㅎ

 

 


 
 

―――――――――――――――――――――――――――――――――――――――――――――――――――――――――――――――――――――――――――――――――――――
왕은 배, 민중은 물이다. 물은 큰 배를 띄우기도 하고 뒤엎기도 한다.
                                                                                                                                                        - 순자 -
―――――――――――――――――――――――――――――――――――――――――――――――――――――――――――――――――――――――――――――――――――――

IP : 202.76.xxx.5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부산맘
    '12.4.17 9:35 AM (125.184.xxx.4)

    좋은글 감사드려요 복 받으실꺼예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24082 작은쇼파 추천좀여 ~ 4 하늘 2012/07/03 1,109
124081 이거 제가 말실수한 건가요. 기분나쁠까요. 16 걱정 2012/07/03 4,331
124080 컴퓨터 화면에 즐겨찾기 어찌 만드나요...? 3 .... 2012/07/03 868
124079 이 선수 두명이 소치에서 김연아와 금메달을 다툴 선수라네요.. 14 에구구 2012/07/03 3,577
124078 조울증이 너무 심해요 회사다니는게 민폐 같아요 24 ㅜㅜ 2012/07/03 7,111
124077 몰락하는 ‘나는 꼼수다’와 한국교회의 인터넷전략 8 호박덩쿨 2012/07/03 1,792
124076 인종차별 글의 순기능 5 며칠전 2012/07/03 1,066
124075 여러분~ 아직도 오일폴링 하시나요? 3 자~ 이쯤에.. 2012/07/03 4,495
124074 프랑스 여자가 다 애를 때리진 않죠 6 인간나름 2012/07/03 1,997
124073 감자 맛이 정말 이상해요 3 이 맛이 뭔.. 2012/07/03 1,147
124072 성형 7 음!! 2012/07/03 1,232
124071 변액보험 유지 vs. 감액후 추가납입..조언해주세요.. 6 보험 2012/07/03 3,533
124070 확실히 요즘 입맛이 떨어지죠? 2 여름 2012/07/03 869
124069 하루를 마무리하며 역대최고몰카 유머 갑니다~!!^^ 4 수민맘1 2012/07/03 1,317
124068 보잉 선글라스 어울리는 얼굴은 따로 있나요? 4 ㅇㅇ 2012/07/03 2,945
124067 정말 무섭고 이상한 꿈을 꾸었어요 꿈해몽 전문가님들 출동해주시면.. 1 dkttk 2012/07/03 1,089
124066 알려 주세요 안개꽃 2012/07/03 877
124065 안철수씨 출마하고 어떻게든 단일화 이루어지면 좋겠네요. 3 mydram.. 2012/07/03 829
124064 먹고 싶은 것이 생각이 나질 않아요. 4 뭘 먹을까나.. 2012/07/03 1,089
124063 처음처럼님 참거래 농민센터에 매실이나 과일도 파나요? 2 수정구슬 2012/07/03 864
124062 음모론 ^^ 배나온기마민.. 2012/07/03 602
124061 왜 그럴까요??? 1 소심 2012/07/03 438
124060 황매실이 뭉개져요 9 ... 2012/07/03 1,770
124059 처음처럼님 1 예쁜아기 2012/07/03 586
124058 여름에 개도 안걸리는 감기. 3 부실 2012/07/03 5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