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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언니들.. 제 이야기 들어주시고 한 말씀 씩 건네주세요..

살자 조회수 : 11,520
작성일 : 2012-04-14 03:14:49

외롭고 힘든 밤입니다...

임신하고부터 자주 드나들던 이곳에 지극히 개인적인 글 올리려 마음 먹습니다.

긴 글이 될 것 같아 송구스럽습니다.

그런데 허허벌판에 선 것 같아 얼굴도 모르는 언니들께서 제 글을 읽어주시고 어떤 말씀이든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성격 탓에 이런 글을 쓰면 지우고만 싶고 두 번 다시 안 보는데, 이번에는 지우지 않고 가끔씩 들여다 볼 겁니다.

 

언니들. 저 힘들어요.

다른 사람들에겐 결코 많은 돈이 아니겠지만 저희에겐 전재산이었던 돈을 털어 시작했던 남편의 사업이 2년도 안 되어 기로에 섰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철저한 사전준비 없이 뛰어들어 이렇게 됐습니다.

홍보도 부족했고, 이 악물고 부지런히 하지도 못했습니다.

접는 게 현명할 수도 있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아서요.

그런데 아무리 치기로 시작한 일이라고 하나 그러기엔 너무 아깝습니다.

없는 사람들이 이만큼 준비하고 마련하고 꾸려온 것도 기적 같아요.

남편이 정말 꼼꼼하게 일하고 재능도 있습니다.

저만 좀 받쳐주면 길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아직은 미련이 있어요.

세상 무서운 줄 몰랐습니다. 이제 조금 알 거 같아요.

이제부터라도 정신 똑바로 차리고 하루하루 열심히 살면 헤쳐나갈 수 있을까요?

 

아이 낳고 나서 제 어린시절을 자꾸 돌아보게 되더라구요. 세살짜리 딸이 있어요.

남편 너무나 좋은 아빠입니다. 단점 없는 사람 없는데, 아이에게 하는 모습을 보면 눈 녹듯 사라져요.

다행이고 다행이에요. 저는 부모님의 사랑이 많이 부족했거든요.

그런 사람이 어디 저 뿐일까요... 많고 많을 거예요.

그런데 제 타고난 기질과 맞물려서 결과가 아주 나빠진 케이스예요.

초등 저학년 때 억지로 발표할 일이 생기면 목소리를 덜덜 떨며 울먹이곤 했어요.

그 마음 상태 그대로 나이만 먹은 거 같아요. 상처받은 어린 아이의 영혼으로 살아온 것 같아요.

더 나쁜 길로 가지 않고 이만큼 살아온 것, 건전한 사람 만나 결혼해 아이까지 낳은 것... 감사합니다.

다시 살고 싶고, 지금이라도 제가 처음 부여받은 영혼 그대로 살고 싶은데

게으름피우고 뒷걸음질치고 자기비하하며 살아온 시간의 관성일까요... 쉽지가 않네요.

그런데 마음 먹으면 할 수도 있는 거지요? 저 바닥을 치고 싶습니다.

 

아무 소용 없어도 가치 있는 존재라는 걸 배우지 못해서, 부모님께 기대는 것도 불편해서,

제가 기대도 될 만큼 부모님이 절 사랑하시는지조차 못 미더워서 대학 공부도 다 못했습니다.

그 전에 고등학교도 그만 뒀었어요. 존재감 없는 아이로 지내다가 제 나름대로 반항하며 존재를 찾고 싶었던 거 같아요.

초, 중, 고등 초반까지도 공부는 아주 잘했답니다.

어렸을 때 전교 1등 여러 번 했다는 말이 얼마나 우스운지 모르지 않는데, 저 마음만 먹으면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언니들께 어필하고 싶은가 봐요.

그래서 저 죽기 전엔 이 땅에서 대학까지 무상교육 (의무교육) 실시되는 것이 꿈이에요. 저 같이 자존감 없는 아이들도 꿈만 있으면 돈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게...

언니들은 현명하게 잘 하시겠지만, 혹시라도 딸아이에게 신경 덜 쓰고 계시는 엄마들이 계시다면 저 같이 안 되게 알뜰살뜰 보살피며 잘 길러주세요... 어린 시절엔 무조건적인 사랑, 실수에 대한 용납을 주세요.

저 열 살 무렵에 학원비 잃어버려서 엄마에게 마구 맞았던 기억이 나요. 너무 맞아서 우연히 집에 들른 막내외삼촌이... 그땐 고정 수입도 없었던 막내외삼촌이 돈을 다 놓고 가셨었어요.

그래서 돈에 대한 개념이 완전히 틀어졌달까요... 돈 조금이라도 생기면 기분이 좋아지고, 없으면 죽고 싶을 만큼 우울해져요.

저희 엄마도 얼마나 힘드셨으면, 아이 때린다고 잃어버린 돈 되돌아오지 않는데도 그러셨을까요.

아버지가 좋은 직장 다니면서도 생활비를 안 주셔서 궂은 일 많이 하며 사셨거든요.

저는 그때 엄마에게 매 맞던 아이 상태로 멈추었던가 봐요.

타지에서 살다가 아이 낳으면서 친정 근처로 내려왔는데 이유가 뭐였나면요, 아이 매개로 부모님과 친해지고 싶더라구요...

부모님에게도 속엣말 못하고 연기하듯 사는 제가 너무 안타까워서요.

 

글이 진짜 맥락없네요. 죄송합니다.

저 이제 이십대 후반이에요. 아직 모든 것이 가능한 나이라고 믿고 싶어요.

가진 것이 아무 것도 없으니 이십대 후반이라는 나이, 제 마음 상태엔 걸맞지 않게 너무 많은 나이를 다 위안삼으려 하네요.

오래된 우울증이 있는 거 같습니다. 즐거움을 모르고 살았고 거의 아무것도 하지 못한 시간이 길어요.

직장생활도 몇년 했지만 사람과 소통하는 법을 몰라서 하루하루 지옥이었어요.

여전히 표현하는 거 어렵고, 그냥 잠만 자고 싶고, 도망치고 싶기도 해요.

그러면서도 잠못 이루고 빨래 널고 컴 앞에 앉았습니다.

어떤 말이든 해주세요. 너 그런 수준의 각오로는 쉽지 않을 거다... 차라리 사업은 접어... 공부는 네가 벌어서 왜 못 했니... 쓴소리도 좋아요.

올해 초부터 진정성 있는 작은 교회를 만나게 되어 예배 드리고 성경 묵상도 하고, 기도 드리곤 했는데 아직 습이 되진 않은 거 같아요...

19개월 딸아이를 어린이집 보내고 남편 일을 본격적으로 도와야할지, 제가 적은 수입이나마 아르바이트를 뛰어야 할지...

남편은 아이가 아직 말을 배우지 못했고, 그런 상태에서 정서적인 단절을 주기 싫다며 어린이집은 반대하네요...

남편을 당분간 일용직 노동이라도 뛰게 해야 할까요...

사업은 어떻게든 유지를 하고 싶은데 그외 부수적인 것들은 여전히 고민 중에 있습니다.

그냥 오늘은 많은 사람들이 다 부럽습니다... 이상하게 그랬습니다.

아직 모유수유하고 의견 분분하지만 밤중수유도 끊지 않았거든요... 자다 깬 딸아이 다시 재우며

나도 모르게 상처를 주겠지만, 내가 아는 부분만은 상처주지 않고 최대한 아이가 지니고 나온 고유한 영혼을 지켜주자... 다시 마음 먹는 밤입니다.

 

 

 

 

 

 

 

 

 

IP : 58.79.xxx.35
2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4.14 3:45 AM (124.197.xxx.77)

    저도 아이 맡기고 님이 일하시는 거 추천해요. 힘내세요..!! 두분이 힘을 모으면 또 좋은 날 있겠지요..!

  • 2. 원글
    '12.4.14 3:51 AM (58.79.xxx.35)

    해주신 말씀들 읽고 또 읽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힘낼게요.

  • 3. 아즈나
    '12.4.14 4:01 AM (211.246.xxx.232)

    원글님, 지난 일은 자신이 애써 기억하지 않는 한 힘이 없답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빛나는 본성을 늘 기억하세요. 어머님도 애초 그런 분이 아니었을 겁니다. 원글님이 아기를 사랑하는 그 마음이 어머님께도 있었겠지요. 그러니 이제 용서하시고 상처받은 기억을 흘려보내세요. 세상은 거울과 같아서 자기가 자신을 판단하는 것과 똑같은 모습으로 되돌려줍니다. 원글님이 상처받은 어린아이로 더이상 남아 있기 원치 않으신다면 그 순간부터 세상도 그렇게 받아들입니다. 부디 자신을 사랑하세요.

  • 4. 원글
    '12.4.14 4:17 AM (58.79.xxx.35)

    저를 위해 진심으로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참 좋은 말씀들이네요... 마음판에 꾹꾹 새기며 살아갈게요.

  • 5.
    '12.4.14 4:36 AM (222.117.xxx.39)

    20대 후반요?
    아고고 부러워라~~~
    저랑 바꾸실래요? ^^


    1. 따님이 19개월이면 어린이집 보내지 마세요.

    님이 어린시절 외로우셨잖아요.
    지금 한~~~참 부모 사랑으로 커가는 아기입니다.
    돈 몇푼으로도 바꿀 수 없는 최고로 가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에요.


    2. 돈 정말 중요해요.
    없으면 스트레스 큽니다. 정말 이해해요.

    하지만요, 아직 가슴에 와닿지 않으실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말씀 드리고 싶네요.

    제 아무리 억만금 있어도 살 수 없는 것, 바꿀 수 없는 것은, 지금 님 곁에 있는 가족입니다.
    사랑하는 남편과 사랑스러운 아기요.

    우리 셋이서 건강하고 무탈하고 함께 사랑한다면, 그깟 돈 정도...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습니다.
    액수가 좀 적더라도, 당장 쉽지 않더라도, 가족이 있고 사랑이 있으면
    그걸 견뎌낼 에너지와 힘을 갖는 거에요.


    인간의 삶이 짧다고는 해도, 정말 신기한 게, 몇년 후, 몇 십년 후에는 어찌 변할 지 아무도 모른답니다.
    막상 살아 보면 꽤나 길게 느껴지는 게 인생이에요.


    20대라니요. 정말 꿈같은 나이입니다.
    포기하지 마시고, 좌절하지 마시고, 그깟 물질적인 것, 돈 때문에 자신을 바닥에 팽개치지 마시고,
    지금 곁에 있는 사랑들 꼭 끌어 안고 힘내시기 바래요.


    3. 어머니에게 님의 심정을 구구절절 전하고 싶지 않다면, 그럴 용기가 없다면 그렇게 놔두세요.
    잊을 수는 없고 버릴 수는 없지만, 그냥 묻어 둘 수는 있어요.

    지금 님은 인정까지 하신 거에요.
    내가 이것때문에 상처 받았고, 내가 이것때문에 이리 힘든 거구나...
    인정하는 게 정말 중요하고 어려운 건데, 님은 하셨어요.

    이제는, 그걸 마음 한구석에 묻어 두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자식이 생겼어요.
    온전히 님만 바라보고 님의 사랑만을 갈구하는 자식요.
    엄마로서, 그리고 아내로서, 존재의 의미를 얼마든지 찾으실 수 있어요.

    그러다 보면, 삶의 보람이 느껴지는 날이 올 것이고, 자신감도 갖게 될 거에요.
    물론 힘들 때도 많겠지만, 나를 필요로 하는 가족간의 끈끈한 정이 남아 있는 한은, 얼마든지 극복하실 겁니다.


    4. 만성 우울증은 아닐 거에요.

    그냥.... 어려서의 상처나, 현재의 어려움 때문에 잦은 우울감을 느끼시는 상태일 거에요.
    진짜 우울증 오면 님 정도의 수준을 넘는 증세들이 보인답니다.
    다만, 우울감이 계속되면 우울증이 될 수 있으니, 누구한테든 (남편이면 참 좋겠죠),
    본인 속 얘기를 자주 하세요.

    그것도 여의치 않거든, 편지를 쓰세요.
    님이 님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요.

    내 속을 자꾸 꺼내 보고 표현해 보면 기분이 훨씬 나을 거에요.
    매일 외출도 하시고, 근처 수퍼 아주머니 등등 이웃과 인사 자주 하시고...

    이러면서 기분이 나아지고 날씨 좋을 때엔 의욕도 올라가기도 하고,
    아기의 재롱을 보면서 내 인생 나름 살만하다 생각도 들고 할 겁니다.


    무엇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잠들기 전에, 스스로에게 세뇌를 하세요.
    나는 나를 사랑한다. 나는 소중한 존재다. 나는 할 수 있다. 우리 가족은 잘 될 것이다.
    등등.... 무엇이든 님이 간절히 바라는 것을 매일같이 마음속에 되뇌이세요.

    이루어집니다.
    우리의 뇌는 신기해서, 자꾸 그렇게 주입시키다 보면, 그걸 위해서 노력하려 하고 에너지가 생기게 되거든요.
    그래서 이루어진다는 겁니다. 저도 해봤었어요.^^


    5. 사업은 냉정하게 하는 겁니다.

    감성적으로, 아까워서, 미련이 남아서, 내가 들인 노력/돈/시간이 얼만데..
    이런거 따지다가는 손실이 더 커질 수 있어요.

    지금이라도 남편분과 머리 맞대고 계산을 철저히 해 보세요.
    앞으로 전망이 있을지, 아니면 지금 손해를 보더라도 끝내는 게 나을지.

    단호히 결정하시고 정리하실 거면 빠르게 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아깝다 생각지 마시고, 아니다 싶으면 당장 끝내는 게 그나마의 손실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 6.
    '12.4.14 4:39 AM (222.117.xxx.39)

    추가.

    대학은요, 좀 천천히 하셔도 돼요.
    님이 의지만 갖고 계시다면, 정말 원하시는 거라면, 언제든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거에요.

    당장 시작하기엔 따님도 어리고 경제적인 문제도 있으니,
    그 꿈 버리지는 마시고 꼭꼭 담아 두세요.

    훨씬 더 열악한 조건, 힘든 상황에서,
    중년의 나이가 되어 느즈막에 학업에 매진하시는 분들도 저는 많이 봤습니다.

    희망과 목표와 꿈이 있으면 그 인생은 살만 합니다.
    사람이 살아 가는 데에 제일 중요한 요소에요.

  • 7. 원글
    '12.4.14 4:54 AM (58.79.xxx.35)

    정말 감사합니다.. 주옥같은 댓글들에 아까부터 눈물, 콧물이네요. ㅜ,,ㅜ
    글 올리려 맘 먹었을 때 창피하기도 했는데.. 글 초반에 쓴 것처럼 절대로 안 지우고 두고두고 볼 거예요.
    글 올리기 정말 잘 했어요.
    저와 비슷한 아픔이 있는 분들께도 좋은 댓글들이 될 거 같아요..
    여러분들이 적어주신 댓글들이 아까워서라도, 최선을 다해 잘 살아볼게요. 언니들, 정말 감사합니다.

  • 8. ...
    '12.4.14 5:09 AM (218.53.xxx.63)

    원글님 맘으로 꼬옥 안아드리고 싶어요.

    이 글을 쓰고 조언을 구하시기 시작할 때부터
    님은 이제껏 힘들었던 자신의 마음과 마주할 용기를 내신겁니다.

    내면의 어린시절 두렵고 힘들었던 자신과 마주할 힘을 내셨다는 것은
    앞으로의 힘든일에도 굴하지 않을 힘을 가지고 계시다는 것과 같은 말이예요.

    위의 분들이 말씀하셨듯 원글님의 나이자체는 아주 큰 힘이랍니다.
    당장은 현실적으로 어렵겠지만 맘을 내신다면 학업을 이어갈 기회는 반드시
    올 것이니 너무 걱정마세요.

    저도 님과는 다른 이유이지만 엄마에 대한 화와 분노로
    대학때 공부를 중단하고 결혼 생활하고도 십여년이 훌쩍 지나서
    30대후반에 다시 중단한 공부를 시작했는데
    요즘은 세상이 좋아져서 적은 돈으로 학업을 만회할 기회가
    정말 많답니다.

    그러니 지금의 맘을 잊지만 않는다면
    기본적인 머리와 나이가 있으니 금방 만회할 수 있어요.

    그리고 사업같은 경우는 펜님의 말씀대로
    이제까지의 노력과 상관없이 철저하게 손해득실을 따져보세요.
    앞으로 전망이 있다면
    지금 현재의 어려움은 당연히 이겨내야겠지요.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손해가 커지지 않는 시점에서
    중단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사업체를 매각해서 최소한의 자금을 건진다든지
    만일 전망이나 가능성이 있는 자영업이시라면
    아이를 업고서라도 인건비를 줄인다는 각오로 같이 적극적으로 일을
    하신다든지 하는 현실적 노력말입니다.

    아이는 다소 열악한 환경에서도 엄마, 아빠의 돈독한 유대감과
    화목한 분위기,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알면 잘 성장할 수 있어요.

    친정부모님은 잠시 묻어두시고 현재의 삶에 일단 충실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맘에 여유가 된다면 몰라도 현재 울컥하고 힘든 맘에
    이야기를 꺼내다보면 자칫 원망으로 흘러 현재의 복잡함에
    친정부모님일까지 겹칠 수 있으니까요.
    내 내면에 힘이 생긴후에 이겨낼 것인지
    너무 속상하니 조근하니 말이라도 해볼 것인지
    저절로 이해되는 힘이 생겨묻어둘 것인지
    그 때까서 결정해도 늦지 않구요.

    혼자 글을 쓰시던 이렇게 게시판에 글을 올리시든
    자꾸 자꾸 어린 시절 그 마음들을 올려서 털어내세요.

    마지막으로 님이 지금 누리는 가족의 사랑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귀중한 것이니
    현재 가진 것을 마음껏 누리시고 힘내시기 바랍니다.^^

  • 9. 원글
    '12.4.14 5:28 AM (58.79.xxx.35)

    한 분, 한 분의 댓글들 읽을 때마다 두 손 맞잡고 감사합니다.. 인사합니다.

    사업이라고 이름하기엔 너무 작은 규모의 목공방을 지방에서 운영하고 있답니다. 지금 접으면 아무 것도 남지 않는 0 이 될 거 같아 어떻게든 좀더 버티고 노력해보려 합니다. 죽을 만큼 노력을 해본 것이 아니라서 지금 접으면 너무나 후회할 거 같아요. 홍보가 부족했기에 전단지부터 찍어 돌리려해요... 여유자금이 너무 없이 시작한 일이라 이런 저런 마감날마다 고통스럽지만 더 잃을 것이 없다는 절박함이 저희에게 있습니다...
    힘들지만 손 놓지 않고 새벽부터 저녁까지 애써서 살아갈게요. 아이 데리고라도 남편을 돕고 싶은데 먼지가 많아 그것이 걱정이긴 합니다... 여러 가지로 궁리를 해봐야 할 거 같아요. 좋은 말씀들 감사합니다. 지금의 행복을 늘 기억하겠습니다.

  • 10. 쓰담쓰담
    '12.4.14 6:47 AM (183.106.xxx.79)

    괜찮아요 우리인생은 원래 엎어지고 자빠지고 깨어지고 부딪히며 살아가는거예요 그리고 가장늦은때가 가장빠른때란말도있잖아요 지금다시 시작하기에도 너무도 빠른 나이예요 바닥을쳤을때는 올라갈일만있으니 희망만있답니다 안되는일 잡고있으면 힘들뿐이고 접고 새로시작하는것도 괜찮아요 애기 어린이집 맡기고 일하시는것도 괜찮아요어쨌든 저녁에는 데리고 잘수있으니

  • 11. ***
    '12.4.14 7:24 AM (87.77.xxx.31)

    황량한 벌판에 혼자 서있는 마음으로 살아오셨을 거라고 짐작합니다.
    어린 시절 받은 사랑과 애정의 힘으로 평생을 사는 것인데
    나에겐 그게 없었다 생각이 들면 외롭고 힘든 마음이 많이 드셨을 겁니다.

    하지만 사람과 인생은 굉장히 복잡하고 다양한 힘이 작용하는 것이라서
    어린 시절의 불행이 평생을 지배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 사람이 그 과거를 계속 붙들고 있다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겠지요.

    아직 젊은 나이십니다만,
    이제 엄마가 되셨으므로 어린 시절의 불행과 감정적인 단절을 하는 노력을 하셨으면 합니다.
    내가 어린 시절 이랬는데, 이렇게 불행했는데라는 회상에 자꾸 빠지지 마시고
    엄마의 인생과 자신의 인생을 동일선상에 놓고 동일시하지도 마세요.
    만약 친정 근처에 사시는 것이 이런 감정적 단절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면
    오히려 떨어져 사시는 게 좋으실 겁니다.

    원글님이 부모가 된 지금은 현재가 가장 중요합니다.
    내가 길러야 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이 일에는 핑계를 댈 수 없지요.
    자꾸 과거를 돌아보며 내 마음 속의 아이를 불러내지 마시고
    엄마의 인생과 살자님의 인생은 다른 것이고 다르게 굴러갈 거라고 다짐을 하세요.

    상처를 외면하고 봉합하라는 뜻이 아니라
    과거회상과 자기연민의 악순환에 빠지지 않도록 의식적으로 노력을 하시라는 겁니다.
    심리학책이나 육아책을 읽는 것도 도움이 되고
    원글님 자기 자신을 위해 즐겁고 기쁜 일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겁니다.
    (거창한 게 아니라 사소한 것들입니다. 나를 위해서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나를 위해 천 원짜리 꽃 한 송이 사보고...그런 일들이라도)

    원글님은 자아를 튼튼하고 강하게 만드셔야 합니다.
    모든 인간 관계에 너무 진지하고 최선을 다하려고 하지 마시고
    '뭐 어때?', '안 중요해', '괜찮아' 같은 말로 마음을 가볍게 만드세요.

    원글님 같은 경우, 육아에서 완벽주의적인 성향을 보이실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부모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확신이 있으면
    사소한 일로 상처를 받는다고 해서 큰 영향을 주진 않습니다.
    '이래야 한다더라'는 의무감이나 엄마로서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강박 때문에
    계속 밤중수유 하시는 거라면 19개월 아이의 밤중 수유는 끊는 것이 좋습니다.
    밤중 수유 오래 하면 아이들 치아에도 몹시 안 좋아서 나중에 치과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으니까요.

  • 12. ..
    '12.4.14 7:36 AM (110.14.xxx.9)

    제가 어디서 듣고 아들에게 자주 해주는 말인데요. ㅡ어려서 안좋은 기억을 갖고있어요.ㅡ생각나는 것을 백사장 모래에 적고 파도가 들어오면 씻겨보내버려라.

  • 13. 목공방이라시니
    '12.4.14 7:45 AM (203.226.xxx.74)

    나가시지 마세요.
    환풍시설 제대로 하신건가요?
    톱밥 먼지는 섬유질이라 폐에 박힌다고 해요.
    위치가 어딘지 모르나 장소가 되연
    수강생 좀 받으시지요.
    돈벌기는 쉽지 않은 일 시작하셨네요.
    취미로는 돈이 많이 드는 일이구요.

    젊으시니 희망도 더 많습니다.
    긍정적으로 사셔요.
    맞벌이 하시는게 좋을 듯
    아이 맡기시고...

  • 14. ..
    '12.4.14 7:50 AM (175.113.xxx.17)

    자꾸 원인을 생각하지 마셔요.
    지금 현재 원글님이 하실 수 있는 것에 충실하셔요.
    말못해도 어린이집에 다니며 저녁에 부모와 만나서 즐거운 시간 보내면 아이도 충분히 행복하게 어린시절 보낼 수 있어요.
    엄마의 어린시절 이랬으니 아이의 어린시절 만큼은 그렇게 안키우겠다 생각하지만 그마저 엄마인 원글님 생각이고 아이는 다릅니다.
    엄마가 과거에 매여 있는 자체가 온종일 같이 있어도 아이에게는 독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과감한 행동이 필요해요. 쓸데 없은 걱정은 버리시구요. 원칙을 세워 행동해 보세요.
    스스로 놀랄거예요.

    그리고 몸을 움직이며 바쁘게 사는게 더 좋을 수도 있답니다. 긍정적으로 보세요.

  • 15. ***
    '12.4.14 7:57 AM (87.77.xxx.31)

    그리고 제가 목공방을 소비자 입장에서 이용하면서 몇몇 목공방을 본 적이 있기에 몇 마디 덧붙이자면
    목공방은 가장 중요한 것이 입지입니다. 어디 사시는지 몰라서 수도권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서초동, 목동, 분당, 용인처럼 친환경이나 원목가구에 대한 수요와 구매 능력이 있는 중산층 거주 지역,
    아니면 홍대 입구나 합정동처럼 목공방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들은 그나마 꾸준히 유지가 되는 것 같아요.

    이런 입지를 마련하는 게 어렵다면 디자인을 독특하고 특색있게 하신다든가 친환경에 촛점을 맞춰서
    인터넷 판매를 개척하시는 방법이 있지요. 이미 아시겠지만 도메인 사지 않고도
    네이버나 다음 블로그로 사진 올리고 주문 받아서 공방 운영하시는 분들 계시잖아요.
    그런데 이게 되려면 디자인이 아주 좋다거나 어린이 가구 전문이라거나...
    하여간 뭔가 특징이 있어야 합니다.

    아이를 데리고 원글님이 같이 일하시기는 쉽지 않겠네요.
    나무 먼지도 많고 기계 소리도 시끄럽고...

    남편분과 냉정하게 시장조사부터 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목공방 일이라는 게 물건 하나 완성하는 데 드는 노력이나 시간에 비해서
    돈이 들어오는 속도는 아주 느리죠. 대량 생산을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혼자서 목공방 운영하시는 거라면 많이 힘드시긴 할 겁니다.

    여러 목수님들이 함께 공동으로 좀 더 큰 공방을 차린 경우도 많이 봤는데
    이 경우는 진짜 사업이 되니 훨씬 더 신중하게 생각할 일이고요.
    어쨌든 부부가 같이 머리를 맞대서 현명한 선택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힘내시고 아이와 행복한 가정 꾸리시길 바랍니다.

  • 16. 남편분
    '12.4.14 9:21 AM (119.196.xxx.27)

    사업이 목공방이라니 아무리 재주가 좋아도 수익나기 쉽지 않은 업종이네요.
    그동안 공들인 노력이 아까와 접기 쉽진 않겠지만 냉철한 판단력으로
    지금 과감하게 접고 남편분이 임금노동자가 되시고 원글님은 아기를 1년 정도 더 키우다
    알바를 하든 정규직을 하든 님도 벌고 남편분도 벌이를 하게 되면
    젊은 나이에 금방 자리 잡게 될꺼예요~
    잘 될겁니다, 화이팅!!

  • 17. 원글
    '12.4.14 10:59 AM (58.79.xxx.35)

    사업 관련해 조언해주신 것도 잘 읽어보고 심사숙고하겠습니다... 정말 돈이 되기 어려운 업이 맞는 것 같아요. 모두들 감사드립니다...

  • 18. 도움이 될지 모르겠으나. .
    '12.4.14 11:17 AM (115.136.xxx.233)

    목공방이면 일단 예쁜나무 트레이를 만드세요
    특색있고 예쁘게 그리고 여기저기 검색하셔서 요리선생님이나 베이킹선생님들에게 보내서 평가를 들어보시구요.. 또 알아요? 선생님들이 요리담을때 써주시면 수업듣는 사람들이 공구로 살지도요..
    제가 그렇게 산적이 있거든요
    그냥 님글읽고 생각이나서 몇글자 끄적여 봅니다
    저도 지금 여러가지 문제로 머릿속이 복잡하네요
    우리 서로 많이 기도하고 이겨내 봅시다
    화이팅!

  • 19. 이십대라구요..
    '12.4.14 3:13 PM (180.67.xxx.23)

    우리가 죽을 힘을 다해도 안되는 일이 ..다시 에전의 나이..이십대로 돌아가는 거예요.
    님은..뭐라고 무슨일이라도 누구라도 될수 있습니다. 아
    부러워요...;;;

  • 20. 지역이...
    '12.4.14 5:16 PM (118.38.xxx.196)

    지역이 어디신지요?

    동종업이라 미약하나마 조언해 드릴수 있습니다.

    지난날의 저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안스러움에 안아 드리고 싶네요.

    bomok6963@naver.com 으로 메일주시면 됩니다.

    자게에선 쪽지 보내기가 안되네요....

  • 21. ...
    '12.4.14 5:29 PM (121.189.xxx.101)

    힘내세요
    저도 19개월 딸아이 엄마고 나이도 비슷하고... 특히 엄마에 대한 기억....
    공감가네요 진심으로...
    너무너무 안스럽네요
    전 뭐 위로해드릴 내공이나 말주변도 엄마 그냥 토닥토닥 안아주고 같이 울어주고 싶네요 ㅠㅠ

    오늘 날씨 좋잖아요
    한창 이쁜 짓하는 우리 아가랑 놀이터가셔서 실컷 몸으로 놀다 오시기라도 해보세요
    햇볕받고 예쁜 아가랑 웃고
    화이팅!!!!

  • 22. 젊음이,,
    '12.4.14 5:31 PM (121.147.xxx.154)

    있는데 뭐가 두려우세요? 저도 젊은시절 너무나 힘들고 외롭고 두려웠지요..
    근데 지나고보니 그시절이 있었기에 지금의 행복을 소중히 여기게 되었어요..
    긍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지금의 고통은 넘길수 있습니다..아무렴 두분다 건강하신데 밥 굶겠습니까?
    누구에게나 기회는 찾아옵니다..근데 어리석은 사람들은 그 기회를 잡지 못하고 보내 버립니다..

    일분일초를 중요하게 생각하시고 찾아 나서세요..홍보가 부족헀다고 느끼시면 어떻게 홍보할까를 고민해보세요..열심히 생각하면 떠오르지 않을까요..?
    저도 원목가구에 관심이 많아 인터넷 까페도 찾곤하는데..혹시 사이트가 있으시면 방문해보고 싶네요..
    윗분들이 몇가지 아이디어도 내주셨더군요..참고하셔서 그야말로 죽을만큼 노력해보시고 그래도 안되면 접어도 후회는 없으실거에요..

    부모가 된 사람들이 절망하는건 죄악입니다...어려운 인생이지만 다들 버티고 살아내잖아요...
    살다보면 좋은날 꼭 옵니다..마음 다잡으시고 억척스럽게 열심히 사세요..
    이십대에 절망은 너무 어울리지 않습니다...화이팅 하세요...^^

  • 23. 원글
    '12.4.14 7:17 PM (58.79.xxx.35)

    네.. 맞습니다. 저를 표현하고 드러내는 데에 두려움이 많아서 처음부터 구체적으로 글을 적지 못한 것 같아요. 그런 저를 다시 돌아보게 됩니다.
    오늘 하루 제게 주신 큰 위로와 격려, 소중한 조언들 잊지 않을게요... 감사드려요.

    (메일 주소 주신 님... 조만간 꼭 메일 드릴게요. 손 내밀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이트 문의해주신 님... 다음 카페에서 '쓰다듬다'로 검색하시면 공방 카페가 나올 거예요.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좀더 연구하고 자신있게 문 두드리고 길 찾을게요. 마음 따뜻한 언니들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 24. ^^
    '12.4.14 8:23 PM (14.40.xxx.61)

    글 참 잘 쓰십니다~
    깔끔한 문체에서...공부 잘 하셨겠다 저절로 알겠습니다
    멀리 보시길 바라며...인생과 가정의 성장을 기원합니다

  • 25. 백김치
    '12.4.14 11:36 PM (116.120.xxx.27)

    해주고픈 말 넘 많아요~*
    마주 앉아 두런두런 얘기 나누고 싶네요^^

  • 26. 원글
    '12.4.15 10:53 AM (58.79.xxx.35)

    용기 북돋워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중에 지금을 회상하며 웃을 날 오겠지요?
    그렇게 믿고 하루하루 가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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