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강원도 원주로 출장을 다녀온다던 남편...
알고보니 저에겐 거짓말을 하고 친구와 함께 천안으로 골프치러 갔답니다.
남편의 태도에 화가난 저는 오늘 그동안 입덧으로 힘들었던 저자신과 뱃속의 아가를 위해 먹고 싶었던
스파게티를 늦은 오후에 혼자 먹으러 갔어요.
비용은 19,100원.
남편이 전화해서 뭘 먹었길래 2만원이나 하는걸 혼자 먹었냐고 화를 냅니다.
너무 황당하고 적반하장격이라 82쿡 여러분들의 의견을 여쭈어 봅니다.
세상사람들의 일반적인 생각이 어떤것인지 알고 싶어서요...
저의 잘못인지, 남편의 잘못인지...
제가 화를 낸이유를 자세히 알려드려야 정확한 판단이 될것 같아서 찬찬히 설명할께요.
올해 가을에 친정아빠 팔순과 첫아이 출산, 그리고 이번달에 이사계획이 있어요.
지출이 많은 해라서 허리띠를 졸라매야하는 상황을 굳이 말안해도 서로 잘알고 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은 매일같이 좀더 아끼자고 합니다.
자기는 점심도 걸러가면서 지낸다고 강조했구요.
그래서 매일아침 식사를 든든히 차려주곤 했지요.
밤11시넘어서 퇴근할때도 저녁식사를 차려주는 일도 많았어요.
저또한 입덧이 한참 심해서 음식냄새를 잘 못맡는데도 불구하고 외식비용을 줄이기 위해
집밥을 챙겨서 먹거나 과일로 때우곤했어요.
어제 아침도 출장가는 남편이 고생하는것이 안스러워서 잣죽을 끓여서 먹여보냈답니다.
(남편의 출장은 일의 특성상 공공기관이나 기업을 방문하는것이 아니라 사람을 만나는 일때문에 가는거에요)
낮 12시부터 전화를 했어요. 운전 무사히 잘하고 있는지, 어디쯤 가고 있는지 걱정이 되어서요...
그런데 계속 전화를 안받는것입니다. 4시가 넘어서도 전화를 받지도 오지도 않는거였어요.
그런데 직감에 왠지 출장이 아닌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겁니다.
걱정을 넘어서 이젠 화가 나더군요. 저녁 6시쯤 되어서야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핸드폰을 빠뜨려서
운전석 아래에 떨어져있는걸 지금 발견했다고 합니다.
별탈없이 운전하는것 같아서 마음을 놓았는데,
남편이 원주에서 오는 길이라면 도착해야했을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도착을 안하는겁니다.
교통체증을 감안하고도 너무 늦는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늦은 밤에 도착한남편에게 물었어요. 오늘 어디다녀왓는지 솔직히 말하라고...
군포갔다가 기흥지나서 원주로 출장다녀왔대요.
핸드폰 확인할테니 달라고 하고 차키도 달라고 했어요.
핸드폰을 보니 아니나 다를까 천안친구의 통화기록이 몇차례 남겨져 있더군요.
남편말이 그냥 전화 통화했다고 하더군요.
남편보고 같이 가서 보자고 했죠. 차트렁크 열고 확인해봤더니 골프채가방이 있더군요.
차량 기름값에 예민해하던 남편성격상 골프채를 담은채로 지방출장을 갔을리만무했죠.
그래도 끝끝내 남편은 몇일전 스크린 골프장에서 연습하느라 넣어놓고 잊고 있었다고 하네요.
아무래도 확인사살을 시켜야 남편이 본인스스로의 거짓말을 인정할것 같아서 차량에 탑승하라고 했죠.
네비게이션 최근목적지들을 검색했는데 원주지역은 없더군요.
출장에 필요한 서류 군포, 기흥, 원주꺼를 모두 내놓으라고 했습니다.
남편이 내놓은 서류는 군포꺼랑 천안서류를 내놓터군요.
제가 원주꺼는 왜없어?
그제서야 남편은 원주엔 안가고 천안에 갔다고 합니다.
최종 목적지엔 천안서류상의 주소는 없었어요.
천안 친구랑 자주가는 골프장은 지리를 잘아니까 굳이 네비게이션을 켤필요가 없었던거죠.
남편은 두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저보고 탐정수사대냐고 놀라 묻습니다.
왜 거짓말했냐고 물어보니 제가 남편이 골프치러 가는것을 싫어해서 그랬다고 합니다.
제가 서운했던건 아끼자고 하던 남편이 자신은 골프치러 다닐것 다 다니면서 저보고만 아끼자고 강요하는것이
싫었고, 이틀전에 입맛이 너무 없어서 순두부찌개를 먹으러 가자고 했는데 비가오니까 먹을것을 사오겠다던 남편이
사온것은 충무김밥과 어묵. 제 입맛이 아닌 남편입맛에 좋아하는걸 사온거죠.
남편에게 화도나고 서운한 마음에 보상심리로 오늘 먹은 스파게티 2만원에
남편이 제게하는 말에 너무나 화가납니다.
친정언니가 제말을 듣고 하는말
"너 왜이리도 간이 작냐. 백화점가서 200만원하는 옷이랑 음식 먹고 ?서방 카드로 확~ 긁고 오지"
제 남편 곤장을 칠까요? 주리를 틀까요? 아님 친정언니 말처럼 백화점가서 남편카드로 200만원 긁고 올까요?
답답하고 서운한 마음에 넋두리를 여기에 풀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