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라는게 우리 패도 내보여야 하지만 상대도 패를 내보여야 한다는 것에서
대충 앞으로 어떻게 되겠다 하는게 보이죠(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가정을 하는 거구요. 그만큼의 위험도 감수해야하죠)
오늘 문대성과 김형태에 대해서 출당을 생각한다고 얘기를 꺼낸 것은 어찌보면 간보기에요.
그래서 당대표가 직접 언급한 게 아니라 이준석이 했겠죠. 말을 일단 꺼내고 도로 입닫는다는 부담도 시선도 피할 수 있는 거이니까요.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가 전국득표수와 수도권 때문이에요.
제가 정확한 수는 보지를 못했는데 인구수가 많은 수도권에서 꽤 선방하고
지방에서도 비록 당선에는 실패했지만 표를 꽤 얻었죠. (지역정서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실제로 지방에서 박빙이 여럿 있던 것을 보면 발전은 발전이죠)
물론 그 표가 대선에서 모두 다시 야권쪽으로 다시 올것이라고 장담을 할 수 없지만
지금같이 드러난 전략실패와 문제점에서도 이만큼의 득표수를 얻었다는 건
대선에서 좀더 가다듬으면 충분히 희망이 있다는 얘기니까요.
또 좌절을 부르는 희망이 될 수도 있지만 이건 상대에게도 상당한 압박감입니다.
방송을 장악했는데도 전국적으로 이만큼을 빼았겼기 때무에 대선에서 승리를 확신하기 힘들거든요.
특히나 대선은 지역별 득표수가 아니라 전국 득표수로 결정나고
지역현안보다 그 인물의 상징성이 선거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거든요.
이 쪽 야권에서 통합의 이미지로 나오는 사람이 그 상징성을 강화하는 데 성공하면 여권도 승리를 자신할 수 없죠.
특히나 중심인물이 없음에도 수도권에서 야권이 이뤄낸 승리는 기득권 프레임이 먹히지 않을 수도 있다는 반증이라
사실 다수당이 됐지만 대선을 생각하면 갑갑할 수도 있죠.
대선에 야권쪽에서 나올 인물에 대해 여러 사이트에서 많은 이야기가 있는데
중효한 건 이미지설정이죠. 이게 바로 프레임설정을 저쪽에 빼앗기면 안되는 이유인데
이 부분에서 우리가 어느정도 저쪽의 아성을 무너뜨렸어요. 이번 총선에서.(그러니까 선거가 끝난 지금도 나꼼수를 끝없이 물어뜯고 있죠. 대선 전에 어떻게든 밟아놓으려고 )
2007년 대선에서는 그 이미지를 '경제를 일으킬 대통령'으로 잡은 이명박이 당선됐는데 이것도 보면 이미지 설정싸움에서 당시 여권이 진거였죠. 참여정부동안 꾸준히 경제문제를 대형언론들이 문제삼아 주요 프레임으로 잡고 대선에서 '그러니까 그런 경제문제를 우리가 해결해주겠어'라는 이미지를 한나라당이 이어받고 성공한 것이거든요.
그에 반해 열린우리당은 자기 이미지 설정에 주력하기 보다 bbk와 후보자질에 대한 문제제기로 대선에서 쟁점을 이어갔죠. 보면 이번 총선과 정말 닮았죠? 결국 관심의 주체는 저쪽이 되어버렸으니까요.
결국 비판자의 이미지만 남고 자기 선명성을 드러내지 못해서 더 큰 패배를 맛봤던 겁니다.
대선에서 승리를 하려면 이미지싸움에서 승리해야 해요.
도덕성이나 가치관이나 정의..이런 것도 중요하지만 대선에서 후보가 갖아야 할 이미지는
'지금과 다른 세상을 열어줄 지도자..'의 이미지로 가야하죠.
현실적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해줄 구원자같은 이미지를 원하는 것인데
이부분에서 이미지메이킹을 새누리당이 정말 잘합니다. 가면이라고 해도 그 가면을 기가막히게 만들어 내는 거죠.
그리고 정치권이나 우리같이 정치에 관심을 쏟은 사람들은 그 가면의 이면을 보고 그것을 공격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지금까지의 정치권에 대해 알려고 노력했던 사람들의 얘기고
하루 삶이 고달프고 또 정치에 관심이 없고 또 정치에 대해 쉽게 피로를 느끼는 다수의 사람들에게는
순간에 보이는 이미지 각인이 가장 중요하거든요.
'경제왕'이라던가 '선거의 여왕'같은 이런거요. 그리고 박근혜는 이제 정치권 전면에 등장하면서 '능력있는 지도자'의 이미지를 만들어가려고 하겠죠. 오늘 문대성과 김형태에 대해서도 나온 발언도 올해 대선이 없었다면 아마 없었을 겁니다.
벌써 이미지 만들기에 들어간 거죠.
프레임설정도 잘하고 또 그 프레임을 강화하는 언론의 힘도 저쪽이 강하고
그렇다면 우리에게 남은 건 무엇일까요?
희망을 기대할 수 있는 근거죠. 이번 총선에서 전국득표수를 보면 괜찮거든요. 그런 삽질을 하고도 말입니다.
올해 12월까지 이미지메이킹만 잘하면 총선에서 얻은 지지를 또 얻는다는 보장이 없다해도 오히려 그 증가분을 기대할 수도 있는 거죠.
게다가 민주당은 지금 혼란에 휩싸였습니다. 기회죠. 누군가 그 혼란을 가라앉히고 힘을 모으는 모습을 보여줄..
마치 올해초에 선거참패할 분위기에서 비대위 라는 이미지로 성공한 박근혜처럼 말이죠.
어려움이 있으면 그 이면에 반드기 기회도 같이 따라옵니다.
혼란이 꼭 나쁜 건 아니에요. 그 다음에 새로 태어날 무엇을 위한 단계니까요.
그 혼란의 증폭이 클수록 극의 흥미도 올라갈테니까 답답하시더라도 그 뒤에 대한 희망을 놓지 말아주세요.
대선을 향해 야권쪽에서도 여건이 하나하나 만들어져 가고 있고
필요한 건 관심입니다.
정말 꼴보기 싫어도 고개를 돌리지 말아주세요. 이번 총선에서 느꼈던 좌절이 너무 아프지만
그런 좌절을 느낄만큼의 기대가 아직은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저쪽은 방송사 카메라와 무수한 신문들이 늘 스포트라이트로 여권의 일거수일투족을 대중에게 내보내겠지만
이쪽은 진짜 맨발로 뛰어서 그 관심을 유도하는 수 밖에 없거든요.
나꼼수가 아직 힘내줘야 하는 것도 그 이유이고 그래서 조중동이 나꼼수를 지금도 물고 늘어지고 있고요.
전국에서 야권연대가 얻은 표수를 보면서 분명 가능성 있다는 거 잊지 마시고
조금만 더 힘내요. 좌절하고 포기하기를 바라는 누군가들에게 한방 먹일 수 있도록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