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요새 집-회사.......너무 정신이 없어요.
바쁘다기 보단,
회사에서의 슬럼프, 안좋은 집안 환경...뭐 여러가지의 것들이
저를 많이 힘들게 하고 있죠.
원래부터도 저는 약간 멍 때리는? 그런 시간이 필요한 타입이에요.
그렇지 않고서는 제정신으로 사는거 같지 않고,
뭔가에 쫓기는거 같고,
균형을 잃는거 같은 기분이 들어요.
그래서 저는 아주 가끔 혼자 여행을 가곤해요.
다만, 집안 형편으로 인해 - 집에 알콜중독자가 있어서... 자주 가진 못해요.
집을 자주 비울수 없고
회사는 출장이 종종 잡히기 때문에
비교적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은 매우 적은데..
그 매우 적은 시간에....저는 정신적인 휴식 삼아 여행을 가곤 합니다.
저에겐 단비같은 시간이죠.
저에게 여행은 놀러간다기 보다는 휴식이고, 치료입니다.
휴식이라고 몸 편하게 다니는 여행말구요.
많이 걷고,
많이 보고,
많이 듣고......
버스를 타거나, 뚜벅이로 온종일 걷거나...
아님 그냥 머물러 있거나 하구요. (자연을 보고 힘을 얻는 편이에요)
호텔보다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주인장이나 다른 여행객과 작은 대화도 나누고...그런 여행입니다.
이번에도 그런 여행을 가요.
작년부터 가야지, 가야지 했던거고, 2월부터 준비해서 이번달 말에 갑니다.
그런데 회사동료 한 분이..(여자분이심, 저도 여자..)
절 많이 좋아라 해주세요.
매우 활발한 분이고...발랄한 분이고....말도 참 잘하시고...
네 감사하죠.
절 잘 봐주시는거니깐요.
근데 그 분이 자꾸 여행을 같이 가자하세요.
그 분은 여행 스타일이 많이 달라요. 그야말로 노는 여행, 몸 편하게 쉬는 여행.
저는 그 분과 많이 다르다고.....
저는 차 없어도 괜찮고 - 그 분은 운전수가 필요해서 안 친한 다른 사람도 끌고 같이 가자 하는 타입
저는 게스트하우스가 편하고 - 그 분은 잠만큼은 호텔이 좋다고 생각하심
저는 적당히 배고픔만 해결하면 되고 - 그 분은 맛집 리스트 적어가는분임.....
저는 자연에서 휴식을 얻는데 - 그 분은 휴식하려고 스파 가는 분.....
아무리 말해도.
"아 ~~그렇구나. 괜찮아요^^" (도대체 뭐가 괜찮다는건지;;;) 이러고 대충 넘기세요.
그리고 자꾸 같이 여행가자시면서
"그 정도는 많이 안 비싸요"
" 아 이거 알아봤는데 별로 안 비싸더라구요" 하시는걸 봐선
제가 돈이 없으니 뚜벅이 +게스트하우스 + 적당한 식사..로 여행다니는거지...
사실 돈이 있음 자기처럼 여행다니고 싶어할꺼라 생각하는거 같아요.
(돈이 없어 그런건데 자존심때문에 혼자 여행간다고 하는거라 착각하시나...;;)
여튼 계속 여행가자, 바다라도 가자, 당일치기라도 가자, 여기가자, 저기가자 하시는데
제가 계속 거절은 하는데.....기분 상하지 않는 거절이라는것도 한계가 있고
어쩐지...자꾸 사람을 거부하는 느낌이 들어 그분께 실례인거 같구요.
(도대체 내가 뭐라고 이렇게 거절하나...그런 기분??)
그렇다고 그 분한테 제 회사 사정,
무엇보다 집안사정까지 말하면서 자주 놀러다니지 못하고,
간혹 시간나면 혼자 여행가는 이유를 설명하고 설득하는것도 웃기구요.
혼자가는 여행을 좋아한다는 설명만으로는 해결이 안되더군요.
"나도 그래요~ㅎㅎ 한가하게 둘이 다녀오면 딱 좋겠네"
"나도 요란하고 그런거 싫어요, 여행이 쉬러 가는거지"
"나도 그냥 휴양삼아가는게 좋아요."
"나도 딱 그런 여행이 좋은데~~나랑 비슷하구나(어,어디가?;;)~ 역시 잘 맞아 ㅎㅎ" .....
자꾸 이렇게 저에게 맞춰서 이야기를 하시니(맞춰주는게 보임;)
........거절하기가 더 어렵더라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절대 같이 가진 않는데 ^^;;(저도 한 고집하는듯)
이번에 여행가는게 아무래도 회사 쉬고 가는 여행이다 보니
그분이 알게 되겠더라구요.
그래서 어쩐지 부담스러워요.
이걸.....해명(?)해야하나?
...뭐라고 설명하나?......내가 여행간다고 왜 해명해야하는거지?;;ㅠㅠ
방금전에도
제 채팅창 대화명이 "여수 밤바다"(버스커버스커 신곡. 노래 제목이에요) 인데
로그인 하자마자
"여수갈거에요? 나도! 나도! 나도 갈래요~~ㅎㅎㅎ 언제 가는건데요?"
이러고 물어보시는데.....아 난감하네요.
뭔가 마음이 부담스럽고
뭔갈 해야할거 같은데 뭘 해야할지 모르겠고...
...뭔가 상태가 참 멜랑꼴리하네요. 어제 총선때문에 멘붕이 와서 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