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부자에 기반을 둔 정당(한나라당이든 새누리당이든)은 총선에서 영남 65석 정도 + 강원 10석 정도 + 서울의 강남3구와 용산등 10곳 정도 = 85석 정도를 기본으로(후보가 누구든 무조건 깃발만 꽂으면 당선됨) 먹고 가고, 그에 반대하는 정당(민주당이든 민주통합당이든)은 호남에서 30석 정도만 기본으로 먹고 갑니다. 출발선에서 벌써 55석이나 차이가 납니다.
총 의석수 300에서 85석 + 30석 + 비례대표(50석 정도)를 빼면 135석이 남는데 이 135석을 두고 여야가 치열하게 경쟁합니다. 이 135석에 대한 싸움에서 반한나라당/반새누리당이 한나라당/새누리당을 더블 스코어 차로 이긴다 해도, 즉, 두 당이 90석과 45석을 가져간다 해도 (비례대표의석수는 비슷하게 나눠가진다 가정해서 계산에 넣지 않음) 30 + 90 = 120석과 85 + 45 = 130석으로 한나라당/새누리당이 10석 많습니다.
총 의석수가 300석이라 해도, 비례대표 의석수는 반반으로 비슷해, 250석을 두고 경쟁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안에서 115석은 이미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어, 실제 경쟁을 통해 당선자의 정당이 가려지는 의석수는 135석밖에 안되는데, 이 135석을 두고 하는 싸움에서 55석 이상을 더 얻어야, 즉 한나라당/새누리당이 40석 이하를 얻고, 반한나라당/반새누리당이 95석 이상을 얻어야, 반한나라당/반새누리당이 총선에서 다수당이 됩니다.
그런데 치열하게 싸우는 135개 지역구에서 95석이상을 얻는다는 게 쉽습니까? 총선에선 정당만 보는 게 아니고, 지역의 특수 사정도 고려되고(예, 농촌지역, 남북대치지역 등등), 인물의 경력도 보기 때문에 더블 스코어 이상으로 이기는 것이 매우 힘듭니다. 더우기 차별을 받아 중앙정부에서 고위직에 오르지 못해 한나라당/새누리당 후보보다 인물면에서 떨어져 보이는 것도 불리함으로 작용합니다.
실제 경쟁이 이루어지는 135개 의석을 두고 55석 이상을 더 얻어야만 총의석수가 똑 같아지는 선거, 이런 선거에서 어느 당이 제1당이 되냐 하는 것은 이미 답이 나와 있습니다. 스무 번 선거(총선)하면 한 번이나 이변이 발생할까 말까 한다고 봅니다. 어느 당이 제1당이 되느냐는 정해져 있고(뚜껑을 열어 볼 필요가 없고), 제1당과 그렇지 않은 정당(들)간의 의석수 차이가 얼마나 되느냐 하는 것만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선거 결과는 남북통일이 되어서 총 의석수가 지금보다 많아져 경쟁으로 갈리는 의석수도 많아진다든지, 현행 소선거구제가 중대선거구제로 변경된다든지, 독일식 정당명부제같은 제도가 도입된다든지 하는 그런 변화 없이는 동일한 결과만을 낳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