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가 이제 5살 (아들)
둘째가 6개월입니다. (딸)
한달에 2번 만나는 주말 부부 인데요.
저희 신랑..
남편으로썬 정말 좋은데 아빠로는 가끔 너무하다 싶을 때가 있어요.
사랑을 많이 받지 못하고 자라서 자식에게 주는 방법을 모르는 걸까요?
아이가 3살때까진 그럭저럭 좋은 아빠였는데..
4살부터 지금까지.. 아이한테 좀 너무하다 싶을 때가 있어요.
예를 들면...
4살짜리 아이가 물을 쏟은 것은 물을 거기 놔둔 어른의 잘못이 아닌가요?
전 고의가 없는 아이의 실수에는 .최대한 너그러워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신랑은 화를 냅니다.
아이가 3살 때 유아용 변기에 쉬야를 하는데 조준을 잘못해서 변기통 밖으로 흐른 적이 있었어요.
3살 아기한테 오줌도 제대로 못 싸냐고 화를 냈던 남편의 모습도 아직 마음에 남아 있네요.
그리고 유아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가끔 본인이 해당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이라고 말하면서 흉내를 내거든요.
혹은 주위 사람..
"엄마! 내가 짱구야! 짱구야~ 밥 먹자~ 해 봐! "
이렇게요.
그럼 해 달라는 데로 해 주는 게 좋은 거 아닌가요?
신랑은 그걸 싫어합니다.
짱구야 밥 먹자~ 해봐! 라는 아이 말이 떨어지자 마자 " 싫어! " 라고 대답하고
주위에 다른 사람에게도 받아주지 말라고 합니다.
이번에 태어난 둘째는 정말 예뻐합니다.
제가 둘째 태어난 지 얼마 안 됐으니까 첫째 위주로 해 달라고 말하고
첫째 앞에선 둘째 이쁘다는 표현은 왠만하면 참아달라고 말했는데도
들은 척도 안 합니다.
둘째가 칭얼 대면 바로 가서 안아주면서
첫째가 "아빠~~ 이거 봐! " 하는 말에는 대답하는 걸 못 봤습니다.
5번 부르면 한번 겨우 대답할까요?
이번에도 11일이 첫째 생일인데
아빠가 평일엔 못 오니까 주말에 케익사서 불자고 신랑한테 말했는데
대놓고 귀찮은 티를 내더군요.
저랑 장 보러 가자고 하면 잘 갑니다.
장보러 가는 길에 첫째 케익 사러 가자고 했더니
케익은 무슨 케익이냐고 몽쉘이나 쵸코파이로 하자더군요.
저나 둘째(아직 어린 아기라서 그렇겠지만..)에겐 한없이 관대하면서
첫째에겐 그러질 못합니다.
같이 살아 매일 보는 것도 아니고..
2주에 한 번 보는 건데.. 왜 아이에게 그렇게 관심이 없는 걸까요..
아이에게 궁금한 것도 없나봅니다.
어린이집에서 뭐 했어? 선생님은 좋아? 친구는 많이 사겼어?
이런 질문도 한 번도 안 합니다.
아이가 하기 싫어하면 달래는 것이 아니라
명령조로 강압적으로 힘으로 해결하려 듭니다.
평상시엔 잘 울지 않는 아이가
아빠와 둘이 있으면 30분 안에 울고불고 난리가 납니다.
애한테 왜 그러냐고 하면 이제 예의를 바로 잡을 때가 되었고
딸도 아니고 아들이니 그래도 된다고 합니다.
예의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말엔 저도 동의를 하지만
화를 낼 일도 아닌 상황에서 자꾸 첫째에게 화를 내는 걸 보면 답답합니다.
둘째 기저귀 좀 갖다달라고 하거나
첫째 소유의 붕붕카에 둘째틀 태우는 등 은 첫째의 허락을 받거나
부탁을 해야 하는 일 같은데 첫째가 싫다고 하면 바로 나쁜놈이 됩니다.
좋아하는 동요 하나를 3~4번 반복해 들으면 지겹고 듣기 싫다고 끄라고 합니다.
부모의 차별로 인해 틀어지는 남매를 많이 봐서
전 좀 두렵습니다.
지금은 동생을 정말 너무 예뻐해서 주위의 부러움을 사는 첫째아이인데..
신랑이랑 다시 산림을 합치게 되면 첫재 아이도 변할 것 같아 두렵습니다.
제가 정말 섭섭하고 상처가 되는 것은..
둘째가 태어나기 전에.. 첫째랑 가족 여행이나 나들이를 다녀 오면 꼭 이렇게 말합니다.
" 아제 당분간 조용하겠지? 어디 놀러 가잔 말 안 하겠지? 에휴.. "
놀이동산이나 원거리 여행은 그냥 아이랑 저랑 둘이 갑니다.
목마타기나 그네태워주기 등.. 제가 해 주라고 등 떠밀어야 해 줍니다.
신랑이 첫째를 사랑하지 않는다곤 생각하지 않지만..
너무 강압적이고 다 큰 아이 취급을 해요.
2주에 한 번 보면서 30분이라도.. 같이 놀아주지 않는 것도 슬퍼요.
30분이라봤자 한달에 2번 보면서... 그럼 1시간밖에 안 되는데..
왜 그 정도 시간도 첫째에게 내 주지 못하는걸까요.
아이의 마음을 왜 그리 몰라주는 걸까요..
아이는 항상 아빠가 보고 싶다고 하고
오래 못 보면 밤마다 아빠 보러 가자고 칭얼 대는데..
아빠가 오면 너무너무 좋아서 소리도 지르고 팔딱팔딱 뛰기도 합니다.
그리고 몇시간 후 부턴..아빠가 오라고 해도 안 가고
혼자 놀거나 저한테 옵니다..
신랑이 큰 아이를 많이 사랑한다는 건 저도 알고 있습니다.
다만 사랑을 주는 방법을 모르거나 잘못 배웠을 뿐이죠.
첫째가 친구들이 아빠랑 노는 거 물끄러미 쳐다보고 우리 아빠는 언제 오냐고 물어보더라..
큰애한테 좀 잘 했으면 좋겠다..
라고 카톡을 보내면 안타까워 하고.. 반성도 합니다.
그런데 막상 만나면 달라진 게 없습니다.
첫째가 너무 불쌍해서 저 혼자 울 때도 많습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