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발적이긴, 완전 지능적이에요.
처음부터 갑자기 달려들어서 끌고가기엔 으슥한 골목길이 아니라 분명히 보는 눈이 있을테고
당하는 사람도 놀라서 본능적으로 방어자세가 나오면서 반항이 아주 크겟죠.
하지만 일부러 부딪혀놓고 그걸로 시비삼아 큰 소리 몇마디하다보면
잠시 눈길 주던 행인들도 그냥 사소한 시비겠거니하고 지나칠거에요, 엮이기 싫으니까.
목표대상은 놈의 목적을 모르니까 일단 사과하고 그 자리를 피하려하거나
좀더 대범한 성격이라면 내 잘못이 아니라고 대꾸를 하겠지요.
놈은 어느쪽이든 주변사람들과 목표인에게 의심받지 않고 자연스럽게 접근할 빌미가 생긴거죠.
목표인에게 뭔가 잘못을 뒤집어씌우고 몰아세우면 목표인은 억울한 심정과 동시에
혹시나하는 죄책감 사이에서 갈등하면서 혼란스럽고 당황스럽겠지요.
그런 혼란을 틈타서 이 놈은 제 목적을 좀더 수월하게 달성할 수 있을겁니다.
전에는 갑자기 누군가 시비를 걸어온다면 소매치기를 조심해야지했는데 이제 하나가 더 늘었네요...
수상한 사람과 마주쳐 도움이 필요할 때 "도둑이야~, 강도야~~~" 이런 소리보다는
"불이야~~~"하고 크게 외치는게 더 나을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