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열번의 봄을 맞는 우리집은 지금도 전세입니다.^^
방두개에 작은 거실겸 부엌.
그런데, 살다보니, 불편한게 있더라구요.
그건 집이 작아서가 아니라, 코콤이 설치되어있질 않아서 밖에서 초인종을 누르는 사람의 얼굴을 안에서 볼수가 없다는게 문제예요.
우리집이 생기면,
그때는, 4인용 식탁과 의자를 놓아야지,
그리고, 예쁜 보랏빛 자스민화분도 들여놓고, 귀여운 트리안화분도 햇살밝은 창가에 놓아야지.
생각은 점차 눈덩이처럼 커져서 종당에는, 드디어 예상치도 못한 마당까지 어느새 척! 제 마음 한가운데에 아예 넓게 펼쳐놓습니다.
마당엔,음.. 내가 평소에 좋아하는 나무를 심어야지.
키가 그리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은 아담하면서 예쁜 봄꽃이 아롱아롱 피어나는 나무.
사과나무를 심을까? 벚꽃나무를 심을까? 매화나무를 심을까?
그러다가, 갑자기 잊고있던 생각이 마치 불끈 들어온 형광등불빛처럼 떠오르네요.
그건 바로 코콤!
한번도, 쓰지못했던 그 제품..
그 제품은, 제가 예전에 잠시 일했던 가정어린이집에서 봤습니다.
초인종이 울리면, 그 화면안에는 누군가의 얼굴이 동그랗게 떠올라 있습니다.
그 얼굴을 바라보면 그 누구의 얼굴을 안에서도 이렇게 확연히 알수있다는게 안심스러웠어요.
그런데 누군지를 모르고 딩동댕동 울려대는 초인종앞에서 서로 문을 사이에 두고 서있어야 하는 게 답답하고 싫은거에요.
아, 얼른 전세생활을 청산해야 할텐데..
이렇게 상대방의 얼굴을 모르는것도 벌써 10년째구나, 아~~아~
그런데, 예전에 열쇠구멍이라는게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는데요..
그 구멍으로 보면, 밖에 누가 있나 보인다면서요?
예전에 처음 살던 아파트가 8평짜리 아파트였는데, 그앞에 열쇠구멍이 있었어요.
아무리 봐도, 안보이던데요?
저만 그런가요?
암튼 전세만기가 내년여름이면 끝나는데, 그동안 코콤 설치했다가 우리가 철거해서 갖고 갈수도 있는건지.
그리고 얼마나 돈은 드는지 궁금하네요?
세상이 무섭다보니, 오늘 별별 생각이 다 드는 따뜻한 봄날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