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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노처녀의 짝사랑 고민

사람꽃 조회수 : 5,084
작성일 : 2012-03-30 00:17:33
학업 때문에 잠시 외국에 나와서 살고 있는 30대 노처녀에요.
아직 제 짝을 못만나 외롭기도 하지만 공부 때문에 바쁘기도 하고 시간날 때는 82쿡 보면서 한국음식 자주 해먹고 역시 미혼인 또래 여자친구들과 술 한잔씩 하면서 수다떨고 그러는게 낙이랍니다~ (82쿡 덕분에 요리실력은 많이 늘었지요. 혼자 깔끔하게 살림하는 법도요...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합니다!)
외국에 나오기 전에 한국에서 남자친구를 두 번 사겼었고 두 번째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나서 여기 나와서는 지금 5년간 남자친구가 없어요. 공부 끝나면 들어가려고 마음 먹어서 현지 사람 만나고 싶은 생각도 없었고 뭐 인연도 잘 안 닿았는지 외롭기는 해도 별 불평 없이 지냈지요.

최근에 제가 아이폰으로 핸드폰을 바꾸면서 카톡을 깔았더랬습니다.
연락처를 하나도 저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상대방이 제 연락처를 가지고 있는 경우에만 친구 추천으로 등록을 했는데요, 한 두달 정도 전에 우연히 통화하게 되었던 선배와 연락이 닿았습니다. 그 선배는 십 몇년 전 대학 동아리에서 만난 사람이고 사실 제 첫 번째 남자친구의 제일 친한 친구이기도 했었죠... 그 동아리가 단순히 취미 생활을 하는 게 아니라서 한 이 년 정도는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사람들과 어울리고 서로 어떤 사람인지 볼 수 있었거든요. 제 남자친구였던 분도, 이 선배도 인간적으로 존경하고 싶을 만큼 훌륭하고 괜찮은 사람들이랍니다.

제가 외국에 나와 있고 한국에 있는 친구들과는 연락을 많이 하지 않는 편인데, 이 선배와 연락이 되니 너무 설레네요. 예전에 우리 같이 활동했었을 때 추억들도 아련하게 떠오르고 어떤 사람인지 인품도 아는데다 그때 친하게 지내서였는지 십년 만에 연락되어도 어색하지 않더라구요. ^^ 한 이삼일에 한번씩 카톡하고 사진 보내주고 두어번 통화하고... 사실 그것밖에 없어요. 십년동안 얼굴 한번 못 봤는데... 연락 닿은 지 한 달여만에 이렇게 좋은 느낌일 수도 있는건지... 제가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에요

연애 세포가 다 말라 죽어버린 노처녀에게 조언해 주시길 바라면서, 연애와 결혼의 선배님들이신 82쿡 여러분께 그냥 느낌을 여쭤봅니다.
이 선배는 저랑 카톡하면 아무리 바빠도 시간을 내서 제가 끊을 때까지 답장 주고요, 제가 한국가면 놀아준다고 언제 나오냐고 묻고, 어제는 야근하고 한국 시간으로 모닝콜을 부탁 하더라구요.
많이 길어졌는데 그러니까 제 질문은, 십년동안 얼굴 한번 안 본 사람한테서도 설레고 떨리는 연애감정을 느낄 수 있을까요? 그리고 친구의 여자친구였던 사람한테도 가능할까요? 입니다. 참고로 저의 옛 남자친구였던 분은 지금 아주 좋은 분과 결혼하셔서 아들 하나 있고 이 선배는 아직 미혼이구요, 혹시라도 이 선배가 제게 마음이 조금 열린다해도 친구 때문에 안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요? 제가 외로워서 이성으로가 아닌 친구로 대하는 태도를 잘못 해석하거나 그러고 있는 건가 싶기도 하구요... 외국에 나와 있으니 당장 만날 수도 없고 인연들이 얽혀 있는 것 때문에 제가 적극적일 수도 없구요... 마음만 그냥 복잡하네요. 넋두리 늘어 놓고 가요. 좋은 얘기 들려 주세요. 
IP : 84.191.xxx.203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녹스
    '12.3.30 12:56 AM (220.83.xxx.8)

    저도 30대이고, 인연 아직 없고 짝사랑땜시 맘도 많이 아팠는데요...ㅎㅎ ;; 내용으로 봐서는 뭔가 끌리는 게 있으니까 그런 대화가 오갈 수 있는 거라고 봅니다. 서로 좋은 감정은 있는데... 서로 조심 스러운 것 같아요.
    그런 시기에 굉장히 민감하고, 진심 알고 싶어서 여러 사람에게 물어도 보고 하게 되는데요....
    너무 조바심 내지 않는게 좋지 않을까... 말씀 드려 봅니다.
    밀당이라는 것도, 여자니까 기다려라, 여자라도 대시해라... 그런 조언들이 다 도움이 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이런 글 올리시는 것 보면 아무생각없이 사귈 정도로 적극적이진 않은 분 같은데...

    좋다는 표현-호감의 표현은 하세요.
    그치만 집착도 하지 말고, 그거 하나만 생각하지도 말고... 어차피 하시는 공부 있으시니.. 그거 좀 더 신경 쓰려고 해 보시구요...
    법륜 스님 말씀중에 와 닿은 것이, 좋다는 감정은 내 것이니 내 마음대로 하지만, 상대도 나를 좋아하길 바라는 마음은 욕망이기 때문에 번뇌가 온다고 하시더라고요... 그건 철저히 그 사람 몫인 거라고...
    좋아하는 마음이 닿으면 그땐 또 인연이 되지 않겠어요?
    성급하게 확인하지 않아도... 님 인연이면 분명히 다가 올 거라 믿습니다.

    그나저나... 외국에서 공부하신다니... 부럽네요.... -_-;

  • 2. ...
    '12.3.30 1:00 AM (121.172.xxx.83)

    남자분이 괜찮으신 분이라니까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정말 괜찮은 남자들은 친구의 여자친구였던 사람은 여자로 안 봅니다..
    반가운 사촌 여동생 느낌이랄까요..

    지금 타지에서 외로우신 와중에
    괜찮은 인연이 다시 나타나 맘이 설레시는것은 아닐까요..

    다른 말씀은 드리기가 어렵네요^^
    봄이네요.
    그분이든 다른 분이든 좋은 인연 만들어가시길 빕니다

  • 3. 사람꽃
    '12.3.30 3:16 AM (84.191.xxx.203)

    아노사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조급한 마음에, 그리고 여기서 현실적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마음이 들여다 보이면서 쬐끔 부끄럽기까지 하군요... ^^ 마음의 작용에 관한 법륜스님 말씀은 저도 좋아하는 부분입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욕심내지 않고 전공공부, 마음공부 하면서 차분히 지내볼게요. 고마워요~!!

    ,,님 ...님,
    서로 반대되는 말씀들이지만 두분 말씀 모두 제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님 얘기처럼 인연이 닿아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저도 간절하구요 ㅎㅎ ...님 얘기처럼 이 선배가 저를 반가운 사촌 여동생 대하듯 해도 좋은 사람과 다시 연락되었다는 것만으로 감사하게 여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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