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들어온 애들아빠한테 생활비 통장에
돈좀 넣으라 말합니다
얼마나 하고 묻습니다
짜증이 확 납니다
왜 한꺼번에 안주고 찔끔거리며 주는지
돈달라는 소리 한달에 서너번은 하게 합니다
날위해 쓰는건 거의 없는데 얼마나 그랬으면
옆에서 보던 친정엄마가 조금씩 몰래 용돈을 줍니다
30만원 아껴 주면서 다른 엄마들 어울릴때 니가 한번 내라
안그럼 말안해도 다 싫어한다 계절 바뀔때 싼거라도 니옷하나 사입어라
첨엔 안받았고 화도 내다가 진짜 남편이 돈 가지고 지랄해대니
진짜 한푼이 아쉬워서 거절 못하고 한번씩 받습니다
눈물납니다
결혼하고 겁나게 아끼며 살고 마흔인 지금도 제대로 된 코트하나 가방하나 없습니다
애둘은 자꾸 커가고 해보고 싶은것도 많고 해야할것들도 많아지는데
애들 아빤 만날 어디에 얼마나 줄까 물어보고
답할때 마다 남편 모가지를 비틀어 버리고 싶습니다
옛날에 울 할머니가 뉴스에 돈다발 나오는거 보면서
저돈 날 주면 얼마나 좋을까 하실때
다늙어 할머니가 뭔돈을 쓰실려고 하며 핀잔을 줬었는데
울 할매 생각이나 덜컥 눈물나는 밤입니다
내가 요렇게 사는거 울할매 보심 얼마나 속상할까 하는 생각도 들고
돌아가신 아버지도 생각나는 밤입니다
다독여주던 따뜻한 품이 돈 걱정 없던 옛날이 그리운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