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퇴사도 맘대로 안되네요(스압)

어쩌됴 조회수 : 2,049
작성일 : 2012-03-28 13:18:08
퇴사하기도 쉽지않네요.
전 일본에서  같은 회사를 8년째 다니고 있어요.
사장은 한국 사람이고 제가 제일 오래된 직원이랍니다. 작은 회사에서 그 동안 사람이 얼마나 들어오고 나갔는지 말도 못해요. 그 동안 100여명이 퇴사했으니 말 다했죠.15명정도 있는 작은 회사인데..
사장이 전형적인 소시오패스예요.
전 성격이 유하고 웬만하면 사람한테 맞춰주는 성격이고 그렇다고 해서 소신이 없는건 아니었어요. 
일본에 와서 뜻하지 않게 취직이 되고 한참 방황하고 부모님께 실망만 안겨드리다가 무척 좋아하시니깐 그 기대를 무너뜨리면 안되겠다. 나도 좀 사람답게 살아보자 하는 마음으로 나를 버리고 기계처럼 밤낮주말없이 일하며 회사에 충성하며 버텼어요. 
하지만 사장은 사원들을 소모품 그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아요. 세상에 우수한 사람은 많지만 너희는 3류다. 얼마든지 내칠 수 있다. 누구 하나 나가도 회사는 곤란하지 않다..이 마인드로 화사를 9년이누 경영했나봐요.그러니 오간 사람이 저렇게 많겠죠. 곤란한건 남아있는 직원이예요.인수인계도 제대로 안되고 남은 일 다 처리하려면..

얘기가 길어지는데...사장이 저를 오래된 사원이라고 남들 앞에서는 가족같은 사람이다하면서 사실은 엄청 막대했어요.
막말도 서슴치 않고..집에 막 찾아와서 문드드리고..(술취해서나 아님 주말에)회사 근처 살거든요.아님 시도때도 없이 전화해서 따다다다다다.
아직도 전화벨 소리나 초인종 소리 들으면 심장이 쿵쾅거려요.
불행에 익숙한 매맞는 아내처럼 잘못된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면서도 거기서 빠져나올 용기가 없었어요.나 따위에게는 이런 회사가 최선인건 아닐까..더 나은 회사는 못가는게 아닐까..제가 자존감이 낮은 편이 아니었거든요.자존심은 안쎄도 자존감은 있다고 생각했고 그런 저를 참 좋아했어요. 근데 어느 날 나를 돌아보니 자존감이 밑바닥으로 떨어지고 살만 디룩디룩 쪄서 자학만 하는 돼지가 되어 있더라구요.
그러다가 이번 결산이 끝나고 사표를 냈어요. 사장한테 쌓인게 너무 많지만 유종의 미를 거두자 싶어서 회사룰대로 2개월전에 사표를 내고 4/15까지 일한다고 했어요. 근데 후임자를 뽑는데도 미적미적.결국 5월 이후에나 오는 사람을 뽑아놓은거예요.
저는 지금 사는 집도 4월말까지로 했고 이건 번복이 안되고..이제 이 회사에서 3주만 버티면 된다고 한껏 들떠있는데...
제가 여기 사는 사람도 아니고 회사 그만두자마자 한국간다고 얘기도 다했는데...
사장은 당연히 5월,6월 두달간 인수인계를 해줘야 한다는거죠. 그것도 부탁이 아닌 명령조로...
화가 났어요.난 4월말에는 나가야 한다 했더니 회사랑 상의도 없이 지금 사는 집 해약했다고 길길이 날뛰더군요. 회사에서 해준 집 아니고 100%제가 내고 있어요.
어디 너 좋을대로 해봐...이러길래 알겠습니다.사직서에 쓴대로 퇴사하겠습니다.했더니 엄청 무서운 얼굴을 하고 "평생 후회하며 살게 해주겠어"이러면서 주먹을 쥐는거예요.
늘 이런 식이죠..명령에 협박.
그게 무서웠어요..전에는요.
이번엔 저도 소리를 좀 높이면서 지금 협박하시는거냐고.부탁해도 모자랄 판에 명령에 협박이면 다냐고.맞받아치면서 할말은 다했는데도 아직 가슴속 멍울이 사라지지 않아요. 아침에 일어났는데 기슴에 돌덩이가 있는것마냥 답답해서 병가내고 쉬고 있어요.아마 이거도 내일 가면 무단결근이라며 ㅈㄹㅈㄹ하겠지요.
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어요. 사장 엿먹이려면 4/15에 딱 나와도 되는건데 책임감과 또 주변 사원들한테 폐를 끼칠게 분명한데...
어쩜 이렇게 못된 사람이 다 있나 정말 이 인간이 악마같고 앞으론 다시 우연히라도 마주치고 싶지 않아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IP : 122.27.xxx.6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애엄마
    '12.3.28 1:21 PM (110.14.xxx.142)

    사직서 내셨으면 그 날짜에 그만 두세요..생고생하며 두어달 더 다녀주셔봤자 고마워 하지도 않고..

  • 2. Oo
    '12.3.28 1:25 PM (203.226.xxx.121)

    저 같으면 그냥 관둡미다

  • 3. 그냥 관두세요
    '12.3.28 1:32 PM (112.168.xxx.63)

    사장넘이 뭐라하든 그냥 퇴사 일자에 그만 두시면 됩니다.
    인수인계는 의무도 아니고 법도 아니에요.

  • 4. 혹시
    '12.3.28 1:33 PM (112.187.xxx.132)

    그러면 퇴직금을 안줄수 있지도 않을까요? 그러고도 남을 인성같아서요..

  • 5. ...
    '12.3.28 1:36 PM (182.208.xxx.23)

    퇴직금 관련해서 명시된 계약서는 있으시죠? 저도 소시오패스 사장 밑에서 일해봐서 원글님 심정 이해합니다. 그만 두는 날까지 스트레스죠. 그래도 전 계약서 들이밀고 끝냈네요. 어차피 그런 인간과는 좋은 끝이라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건 그런 인간이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에요.

  • 6. 호호호
    '12.3.28 1:39 PM (122.27.xxx.6)

    답변 갑사합니다!그냥 위로가 되네요.
    회사 사람들은 친해도 일본인들이라 그런지..어쩌냐..하고 말아요. 저를 챙길 사람은 저밖에 없다는거 알지만 혈혈단신으로 외국에 있다보니 가끔은 누구에게 기대고 싶더라구요. 괜히 눈물이 나요.
    저도 걱정이 퇴직금이예요. 여태안주고 버티는거 여러번 봐와서.노동부에 신고를 할래도 여기 있어야 하는데 전 하루라도 빨리 한국으로 가버리고 싶어요!

  • 7. 은현이
    '12.3.28 1:55 PM (124.54.xxx.12)

    일본에는 노동법 같은것 이 더 잘 되있을것 같은데
    일단 알아놔 두세요.
    그 사장 미친놈이네요.
    조심 하시고 얼른 한국으로 돌아 오셨으면 합니다.
    힘내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7433 서울대는 도대체 어떤 애들이 가나요 76 수험생맘 2012/03/28 28,082
87432 천안함과 충돌한 미국잠수함도 침몰 - 일본 언론이 보도 7 sooge 2012/03/28 1,597
87431 월세인데, 붙박이 기구들이 자꾸 고장이 나요... 1 크리링 2012/03/28 1,268
87430 요즘 유행하는 패션 참 별루예요 15 ........ 2012/03/28 3,998
87429 유치원마중 나갈때 만나는 아이 문제... 1 유치원 2012/03/28 782
87428 베란다 수리하는데요.... 1 DIY 2012/03/28 760
87427 폼 나는 스카프 추천해주시겠어요? 1 mom 2012/03/28 685
87426 EBS 영어실험...영어교육 관심 있는 분들 보셔요^^ 8 .. 2012/03/28 1,538
87425 팔불출-아들놈 자랑... 6 국제백수 2012/03/28 1,592
87424 임용고시vs공인중개사 4 sajfld.. 2012/03/28 2,602
87423 두유? 생우유? 소금미녀 2012/03/28 451
87422 바람피우다 걸린 남편 웃겨서 45 ..... 2012/03/28 16,134
87421 (펌)일본 생산 과자가 한국 브랜드로 둔갑 10 헐헐 2012/03/28 1,655
87420 아이 낳은 이후 성욕이 완전 감퇴했어요 ㅠㅠ 5 에휴 2012/03/28 2,394
87419 입주도우미 알려주세요.. 2 입주도우미 2012/03/28 786
87418 제발 좀 댓글 맘에 안든다고 원글 좀 지우지 마세요(골프화얘기).. 5 ㅉㅉㅉ 2012/03/28 1,120
87417 영국,스위스,이태리 여행..조언부탁드려요 7 여행 2012/03/28 994
87416 행복호르몬 세로토닌을 활성화하는 10가지 식생활과 건강원칙 8 행복바이러스.. 2012/03/28 3,774
87415 감기가 나았어도 몸이 여전히 아프네여 1 ** 2012/03/28 562
87414 “총선 현수막이 햇빛 다 막아” 미치겠어요 랄랄라 2012/03/28 433
87413 생리량 늘고 붓고..이거 왜 그럴까요? 2 헤라 2012/03/28 948
87412 담임샘에게 털어놓으니 맘이 편안해졌어요. 3 진작털어놓을.. 2012/03/28 1,927
87411 수학시험만 보면 가슴이 뛰면서 불안함이 심해.. 5 파란자전거 2012/03/28 1,305
87410 정리중 1 정리중 2012/03/28 522
87409 왜 나꼼수의 10.26 부정사건추적은 언급이 안될까요? 4 111 2012/03/28 1,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