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나이 31
이나이 될때 까지 이런 일로 고민하게 될줄 몰랐어요.
제 직장이 여자들이 절대다수인 직장인데요
아주 죽이 잘맞다 싶은 친구가 거의 없어요.
그냥 그렇다고 사이가 안좋은 것도 아니고.......
그냥 웃고 그냥 일상적인 이야기 하고 그정도로 땡
고민거리나 기쁜일 등 좀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누며 마음을 터놓고 지내고 싶지만
생각처럼 잘 되지 않네요.
이런거에 무덤덤 하면 그만인데 저는 또 성격이 이상하게 사람들과 관계 그런거에 집착해요 ㅠㅠ
그래서 다른 사람들..저처럼 젊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뭉쳐서 웃고 떠들고 같이 놀러다니고
그런거 보면 너무 부러워요. 어떨땐 정말 눈물이 주르르 흐를 것 같답니다.
다가가서 친해지면 되지 않느냐 하지만
그들은 벌써 자기들만의 클럽이 형성되어 끼어들 수 가 없어요.
그 왜 여자들 특유의 무리지어 다니는 특성있죠?
나보다 나이라도 많으면 언니언니 하며 쫓아다닐텐데
동생들이라 내가 먼저 다가가기도 참 뻘쭘 ㅡㅡ
작년에 같은 학년이었던 선생님이 있었는데 내가 아무리 친해질려고 노력해도 안되더라구요
그것에 저는 분노감까지 느꼈었네요. 하다하다 안되니까 그사람이 밉더라구요.
그냥 그아이는 저랑 별로 친할 필요성을 못느꼈나봐요. 아니면 내가 너무 대놓고 친하게 지내고 싶어하니까 부담스러웠나보죠?
어느쪽이든 간에 참 자존심상하고 슬픈 경험이었어요.
작년 한해를 꼬빡 사람들속에 있지만(그 선생님 빼고 다른 선생님들고 딱히 나이나 성격 등등 저랑 코드가 맞는분이 없었어요) 그속에서 혼자 둥둥 떠다니는 느낌.
외로움을 잘타는 제가 그렇게 계속 지내다 보니 어느새 우울증이 오더라구요
방학동안 거의 매일 술을 마셨어요.
그 전 학년 3년동안은 마음 맞는 사람들이 있어 참 재밌게 지냈거든요.
참 써놓고 보니........제가 참 배가 불러 사소한 일로 너무 고민하고 있는거 같기도 하고. 주저리주저리.......
암튼 내가 왜 이딴 일에 이렇게 생활이 안될 정도로 우울해 하나...이런 생각하면 제가 한심해서 또 더 우울해지고
학교가면 아이들은 예쁘지만 제가 힘이 잘 안나니까 일에도 지장이 있더라구요.
그래서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있어요. 많이 나아졌네요. 덕분에.....일은 무리없이 하고 있으니까요.
자꾸만 사람들 앞에서 제가 작아져요. 용기가 안나서 다가서질 못하겠어요.
사람들이 저를 싫어하고 뒤에서 제 욕을 할것만 같고....학부모들도 뒤에서 제 욕을 할것 같고
너무너무 지치고 힘들어요. 약기운 아니면 매일 울고 술마시고 그러면서 일할걸요 아마.
참 아이들 한테 미안해요. 정신이 온전치 못한 사람이 선생이라고 앉아 있으니....
아이들, 학부모 , 동료 선생님들 아마 제가 마음속이 이런지 상상도 못할걸요?
겉으로 저는 너무나 밝거든요. 항상 스마일스마일.........농담도 곧잘하고.
그리고 객관적으로 봤을때 하나도 걱정할 만한 일이 없거든요. 결혼도 했고. 가족들도 건강하고.
못생기지도 뚱뚱하지도 않아요.
남편한테 이런이야기를 하면 제가 정신이 나약해서 그런다고 그래요.
제가 생각해도 그렇긴 해요. 참 한심하죠? 누군 하루하루 먹고살기도 바쁜데....
우울증약 복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에요. 한 2년에 한번 정도 울증이 와서 약을 몇달 먹다 다시 끊고, 또 먹고
그러고 있어요. 전문상담소 가서 거금들여 상담도 받아봤구요. (단기적인 효과는 있더군요. 하지만 시간 지나면 다시 도로묵)
종교를 가져보려 교회, 성당, 절 다 쫓아다녀 보았지만 어디 하나 제 마음이 강렬하게 끌리는 곳이 없었어요.
심리학책도 섭렵해보고 나름 노력은 많이 하는데 우울증은 어느새 또 찾아오고 또 찾아오고.
업보라고 생각하며 그냥 살아야 하는지. 제가 욕심이 많아서 그런지. 암튼 슬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