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무엇을 잘못했다고

생각 조회수 : 881
작성일 : 2012-03-26 15:09:24

몇 달전에 담답하고 괴로운 마음에 글 남겼다가 댓글이 더 큰 상처가 되어 원글을 지운 일이 있습니다.

비겁하다 예의없다 ... 질책하실까 두렵기도 하지만 ...

오늘도 머리가 복잡해서 글 남깁니다.

남편이 저를 속이고 주식으로 집을 날린지 벌써 5개월이 흘렀네요.

눈을 뜨면 내일이 오지 않을 것 같은 불안과 절망을 부여 안고 보낸 시간들 ..

지금도

길고 긴 터널을 지나고 있습니다.

남편은 한 때의 실수 쯤으로 생각할 뿐 저의 배신감과 분노, 절망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고

시댁은 아들 기죽는 것이 가슴 아파 말 한마디도 조심스러우신데

엉뚱하게도 며느리인 제게 화를 내십니다.

대인기피증이 생길 만큼 사람들을 만나기도 싫었고

멀쩡하게 앉아 있다가 하루에도 몇번씩 울었다가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그 갈피를 잡을 수 없는 무력감이 더욱 힘들었습니다.

집에 있으면 하루종일 전화도 받지 않고 최대한 감정을 차분하게 가라 앉히고

아이들에게 내색하지 않는 것이 저의 최선이었어요.

정신 똑바로 차리는 것이 저의 최선이었어요.

그렇게 지내다가 설이 다가 오고 어렵사리 발걸음을 떼어 명절 지내고

시댁에서 손님까지 치르고 나니...

마음이 조금 여유가 생겨 연로하신 부모님 ... 예전같이는 아니어도

주말에 식사 한끼라도 챙겨드리고 반찬이라도 만들어드리자 마음으로 다시 시댁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번 덧글을 달아 주신 어떤 분의 글 ..

기억은 잘 안나지만 ... 그 어떠한 경우라도 시댁을 등지지 말라 하셨던 글이 떠나지 않더군요.

하지만 예전처럼 웃고 떠들고 비위 맞춰 드리고 .... 그럴 수는 없었어요.

마음이 지옥인데 ... 집이 빨리 처분되어야 빚을 갚고 월세라도 구할텐데 ... 

남편은 되려 짜증을 내고 오히려 시간이 지날 수록 너무 당당합니다.

자기가 번 돈이고 부모님이 보태 주신 집 담보로 주식한 것인데  .. 니가 뭔 상관이냐며 당당합니다.

이혼을 해야 할 지 말아야 할지

살아야 할지 죽어야 할지

미칠 것 같은데

아이들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지는데

  

그런데 말이죠.

그 와중에 그동안 안부 전화 안하고

시댁에서 거는 전화 안받아서 화나시고 .. 그리고 잘못했다고 울면서 빌지 않아서 화가 나신답니다.

게다가 시댁에 와서 웃고 비위 맞춰 드리지 않고 밥만 하다 간다고 ... 저더러 독하다며 오지 말랍니다.

얼마전 월세를 구한 후  .. 남편에게 말씀드리라 했더니

40 넘은 저희 부부가 부모님께 상의 안드리고 집 구했다고 화를 내신답니다.

남편은 저더러 어떻게 할지 결정하랍니다.

전 무엇을 잘못했다고 빌어야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어요.

저 몰래 아들에게 뒷 돈 대주시고, 집 날린 아들에게 기죽지 말고 당당하게 살라 하시고

머리 싸매고 누워있는 제게 너는 지혜로우니까 당신 아들 기운 빠지지 않게 돌봐주라 하셨는데

그거는 못했습니다. 제 자신 몸가누기도 힘들었어요.

앞으로 두 아이를 키우며 어찌 살아가야 하나 생각만 하면 가슴이 답답하고

이 엄청난 일을 저지르고도 깊은 반성을 할 줄 모르는 남편을 바라보면 미래가 암담한데

좌절하지 않고 내 마음을 다독이며 조금씩 조금씩 애쓰는데

제가 왜 .... 무엇을 잘못했다고 빌어야 하는지

아무렇지 않은 척, 지혜롭고 슬기로운 며느리가 되어 밝게 웃어야 하는지 정말 잘 모르겠습니다.

IP : 112.150.xxx.4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남편 시댁 다 이상해요
    '12.3.26 3:23 PM (124.61.xxx.39)

    왜 아들 잘못인거 뻔히 알면서 며느리를 잡죠? 남편도 시부모님의 분노를 왜 일일이 전하는지 모르겠네요.
    잘못은 딴사람이 했구만, 왜 원글님이 다 뒤집어쓰고 있는지... 이해가 안되서요.
    제 주위에 주식으로 집 날린 남자 있어요. 근데 그 남자는 자기 부모 찾아가 돈 내놓으라고, 아님 이혼당한다고 난리치지요.
    시댁에선 당연히 며느리 눈치보고 암말도 못하구요. 그 집도 아들이라면 벌벌떨며 사족 못쓴다고 유명한 집입니다.
    그러니까 그런 패악을 보고도 뭐라 안하겠죠.

  • 2. 수원똘이
    '12.3.26 3:56 PM (203.244.xxx.6)

    이것은 부부사의 믿음 및 신뢰성 문제입니다.
    아래 상황 보시고 결정하세요
    1. 시댁이 아주 큰 부자임으로 금번 손실은 아무것도 아닐경우
    → 시부모님에께 금번 손실 만회해 달라고 하고, 앞으로의 경제권은 사모님이 가지시겠다고 하세요
    2. 1번의 경우가 아니면
    → 이혼하세요 앞으로의 앞날이 눈에 선합니다. (무개념 남편, 무개념 시댁)
    자식은 남편분께 맡기고 새츨발 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저도 직장생활 15년동안 개인적으로 300만원(삼백만원) (-)통장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혹시라도 집사람에게 발각될까봐 매일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연봉 실수령액이 6,500만원 정도 되지만 집사람에게 다 가져다 주기 때문에 피치못할 사정으로
    현재 삼백만원의 개인적인 빛이 있습니다
    삼백만원 정도로 전전긍긍하는데, 집을 날리셨다면
    남편분과 시부모님께서는 사모님께 울며 불며 매달려하되는것이 맞는것 같습니다)

  • 3. 수원똘이
    '12.3.26 3:58 PM (203.244.xxx.6)

    부부사의 → 부부사이 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8533 일반이사 해보신분~ 3 이사비 2012/03/28 1,027
88532 문대성이 참 야망이 큰 거 같아요. 14 .... 2012/03/28 3,005
88531 경력단절후 재취업 성공하신 전업맘 계세요 다니나 2012/03/28 788
88530 제사 간단히 지내시는분이요~~~ 4 궁금이 2012/03/28 3,064
88529 내일 집에 손님이 오는데요.이렇게 차리면 어떨른지요??? 3 손님초대 2012/03/28 901
88528 세수비누냄새, 하얀 빨래,그리고 봄날. 양한마리 2012/03/28 756
88527 마크 제이콥스 가방 한번 만 더 봐주실래요;; 8 봄가방 2012/03/28 2,383
88526 3G 안쓰면 카톡 안하는게 낫겠죠? 7 흐음... 2012/03/28 1,769
88525 이럴땐 시댁에 아기 두고 가야하나요?? 6 시누이 결혼.. 2012/03/28 1,090
88524 !!~~~~~~~~~~~~ 한국 경제 ~~~~~~~~~~~(.. 7 신입사원임 2012/03/28 943
88523 아이와 함께 봉사활동 할 수 있는 곳이 있을까요? 짱구엄마 2012/03/28 1,926
88522 퇴사도 맘대로 안되네요(스압) 7 어쩌됴 2012/03/28 2,072
88521 왜 주변에 이야기 하지 않냐면요.... 주변 사람이 무섭네요 2 ... 2012/03/28 1,102
88520 건물 외벽 페인트 시공하려는데요. 2 건물 2012/03/28 6,917
88519 본야채비빔밥 진짜 맛없네요 4 2012/03/28 1,267
88518 엉뚱한 남자애들 이야기 1 양념갈비 2012/03/28 768
88517 아들은 크면 든든하나요? 49 궁금이 2012/03/28 5,807
88516 좋아하는 팝송이나 유명한 팝송 제목 하나씩만 말해주세요. ^^ 13 팝송 2012/03/28 2,301
88515 리멤버뎀이라고 아시나요? 탱자 2012/03/28 497
88514 자녀 실비보험추천요! 3 컴맹 2012/03/28 839
88513 마파두부했는데 맛이 없어요...어떡하죠? 8 현이훈이 2012/03/28 1,296
88512 우리 이모는 6년전 빌려간 돈을 왜 안 갚는걸까요.. 6 2012/03/28 2,669
88511 전번으로 인터넷으로 이것 저것 확인 기분 2012/03/28 526
88510 가족중에 보험하는 사람때문에... 6 2012/03/28 1,039
88509 밤12시에 제사를 지내는데 돌쟁이 아기 데리고 꼭 가야하나요 22 제사가 싫다.. 2012/03/28 2,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