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나는 누구일까요.. 내 속의 나는 누구일까요..?

문제는나야 조회수 : 2,339
작성일 : 2012-03-24 11:06:50

 

저는 서른여섯살.. 77년생으로, 네살 두살 딸 둘을 키우는 전업주부입니다.

첫 아이 출산 전까지 7년 정도 학생들과 학부형들을 상대하는 일을 했었죠.

이게 현재의 제 모습을 알려줄 정보의 전부에요.

 

최근에 큰 아이 어린이집 친구 엄마와 두어번 만날 일이 있었는데,

그 분은 늦둥이를 낳으셔서 저보다 대여섯살은 더 나이가 많은 언니에요.

그 언니가 저를 처음 봤을 때도, 두번째 봤을 때도, 저를 보고

인상이 너무 좋다, 밝고 긍정적이고 명랑해서 같이 얘기하니 좋다, 참 선한 사람 같다.. 이렇게 얘기하시네요.

저는 예의 그 .. 선한 웃음으로 그 말들을 넘기며 아니에요 아니에요 두 손을 내저었지요.

 

이런 말 듣는거 처음 아니에요.

제 기억에 그런 평을 들은건 중학교 1학년 때, 제 친구의 친구가 저를 보고

참 착하게 생겼다.. 친구하고 싶다.. 라고 했다는 말을 건네들은게 처음 이었죠.

그 후로 저는 쭉 그런 인상과 성격을 가진 사람으로 살고 있어요.

 

부모님과 함께 살 때.. 아니, 남편과 연애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기 전까지도

저는 제가 그런 사람인 줄 알았어요. 밝고 명랑하고 긍정적이고 선하고 차분한 그런 사람이요.

 

그런데 큰애를 낳고 키우고, 사이 사이 남편과 크고 작은 언쟁을 치루며, 둘째를 또 낳고 키우고..

그러다보니 어느새 결혼 7년차, 큰애가 37개월, 작은애가 11개월.. 어느 순간부터인가

제 속에는 또 다른 제가 살고 있습니다. 그게 또 다른 제 모습인지, 아니면 제 원모습인지 모르게요.

그래서 누군가 저에게 인상좋다, 참 밝은 사람이다.. 하는 말을 하면 겉으론 웃지만

속으론 생각해요. 아니..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나도 내가 누군지 모르겠어요.. 그래요.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정말 저 깊은 곳에 숨어있는 제 본성을 끌어내는 일이 아닌가 싶어요.

저희 엄마가 그러셨던 것 같아요. 학교 선생님이셨는데, 참 훌륭한 선생님이셨어요.

잘 가르치시고 학교 일 잘하고 학생들도 잘 따르고 학부형들도 줄을 서서 좋아하고 그러셨죠.

하지만 집에서의 엄마는 늘 바쁘고 냉정하고 피곤에 지쳐있고 한숨을 자주 쉬는 그런 분이셨어요.

거슬러올라가보면 외할머니도 그러셨던 것 같아요. 젊어서 과부가 되셔서 7남매 대학 졸업시키고 결혼시키느라

밖에선 대장부처럼 사셨지만 집에선 엄격하고 무뚝뚝하고 무섭기도 한.. 그런 분이셨던 것 같아요.

저 역시도 그런 성품을 타고난게 아닐까 싶게 제가 싫어하고 무서워했던

우리 엄마의, 외할머니의, 그 모습들이 제게서 밖으로 자꾸 드러나요.

 

아직은 아이들이 어려서 다른 사람들이 저를 보고 좋게 평해줄 때 그저 듣고만 있지만

이 아이들이 자라고 온전히 자기 생각을 품게 되면 그 말을 들을 때 옆에서 저처럼 생각하겠죠.

- 아니에요, 우리 엄마는 그렇게 밝고 긍정적이고 선한 사람이 아니에요.

매섭고 냉정하고 자기 일이 먼저인 그런 사람이에요 - 이렇게요.

 

대를 이어 내려오는 이 본성을 제가 끊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 딸들도 저를 보고 자라서 훗날 엄마가 되면 저를 보며 싫어했던 그대로의

말과 행동들을 답습할지도 모른다는 생각, 그러면서 저 아이들도 괴로울거라는 생각.. 그런 생각해요.

그래서 내 모습을 바꿔야 한다, 내 깊은 본성을 송두리째 드러내야 한다, 다짐하고 또 다짐하지만..

 

이런 저런 사정으로 오로지 저 혼자서 애 둘을 돌봐야 하는 주말 아침이면

여지없이 또 큰애는 밥먹다가 혼나고, 설거지 하는 제 다리에 매달려 작은애는 울고,

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빠릿빠릿 움직이며 일을 처리하지도 못하면서

이런 제 자신이 못마땅하고 울고 매달리는 아이들을 이해하면서도 바로 해결해 주지도 못하고

결국엔 참다 참다 폭발하고 소리지르고, 오늘 아침엔 기어이 큰애 엉덩이도 두어번 세게 때렸어요.

 

큰애 키우며 육아 스트레스 받을 땐, 그 이유를 남편에게 돌렸어요.

술을 좋아하고 사람을 좋아해서 집에 있는 시간도 별로 없고 집에 있어봤자 잠만 자고,

이게 다 당신이 나를 안도와주니 그런거라며 닥달을 하고, 울고 불고, 그런 몇번의 과정을 거쳐서

결국 남편은 술을 끊었고 이전보다 사업도 더 열심히 해서 가계도 좀 나아졌고,

집에 있는 동안은 최선을 다해서 아이들을 봐주고, 집안 일을 도와주고 그렇게 됐지요.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모습이 나아지지 않는거에요.

그래서 깨달았지요. 아, 문제는 나야. 문제는 나였어.

아이들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아이들에게 우주 전부의 모습을 나를 통해 투영시켜줘야하는,

이 엄마가, 이 엄마라는 사람이 이 집에선 가장 큰 문제야.. 그런 생각이 끊임없이 드네요.

 

주중에 큰애가 어린이집에 다니느라 피곤했을거에요.

주말이니 아침에 많이 서두르지 않아도 되고 엄마랑 시간도 더 보낼 수 있고.. 좋았을테죠.

그러면 저는 좀 더 느긋하게, 밥을 좀 안먹으면 어떠니, 좀 어지르면 어떠니, 동생 좀 울리면 어떠니..하면서

넉넉하고 여유롭게 대해주면 다 풀릴 일인데 평소와 똑같은 잣대로

밥 먹을 때 장난치지 마라, 싸인펜 뚜껑 제대로 덮어라, 동생 밀지 마라.. 하면서 화를 냈다가

이도 저도 못하고 그냥 큰애는 큰애대로 dvd 앞에 앉혀놓고 작은애는 재우고..

이렇게 무기력하게 컴퓨터 앞에나 앉아있네요.

 

두서없지요.

어딘가에, 누군가에게든, 이렇게 다 말해보고 싶었어요.

주말에도 남편은 바쁘고 친구들은 다 멀리있고 친정 부모님은 편찮으시고..

아무라도 읽어주고 들어줄 이 익명게시판밖에 기댈데가 없네요.

 

저는.. 누구일까요.

아이들에게 막 대하는 그 모습이 과연 제 모습일까요,

남들이 봐 주는, 그런 선량하고 넉넉한 인상의.. 그 낯선 사람이 제 모습인걸까요.

 

날씨가.. 눈물겹게 화창하네요..

 

 

 

IP : 121.147.xxx.37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있죠
    '12.3.24 11:30 AM (175.117.xxx.235)

    둘다 글쓴님이세요..
    압력밥솥이 압력이 꽉차면 폭발하듯..
    욕구불만에 그냥 분출할곳이없어서
    만만한곳에 그렇게 터지는거랍니다 .

    글쓴이분이 말한
    그 선하고 긍정적인사람도 압력을 받으면 어딘가에다가 욕설을 하며 스트레스를 풀수도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하다못해 정말 어린아이도 그러거든요
    비정상이 아님.
    자기욕구를 잘 알고 조절하셔야해요
    외부적인 애정욕구가 강하신것같아요
    그 애정욕구 물려주고싶지않아서 완벽한 엄마의 모습까지 하고싶으신것같구요
    근데 그게 잘 안되니깐 더 스트레스받고
    애기들 어린이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좋은거 많이 배워요 .
    짐 내려놓으세요
    시간날때 자신한테 기분좋게 하는것들을 해보시는것도 ..^^

  • 2. 있죠2
    '12.3.24 11:38 AM (175.117.xxx.235)

    외부에선 날 다정한 사람으로 인식하지만 내 본성은 그렇지 못하다에 대해서 죄책감을 갖고계시구요
    부모님이 해주지못한애정에대해 비난하면서도
    자신이 그 입장에 쳐해보니 힘들수밖에요

    욕구를 분출할만한 운동추천드려요 .아니면 샌드백이라도

  • 3. 원글
    '12.3.24 11:44 AM (121.147.xxx.37)

    그럴까요, 있죠님 말씀처럼 둘 다 제 모습일까요. 그렇긴 하겠지요..
    좋은 쪽의 제 모습을 있는 그대로 가지고 싶은데,
    그것 또한 스트레스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지금껏 살아오면서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어본 적이 없어서
    욕구를 분출하는 것, 스트레스를 푸는 것도 또 하나의 숙제로 느껴져요.
    저라는 사람, 참 심심하게도 살아왔네요..

  • 4. .....
    '12.3.24 12:01 PM (115.140.xxx.66)

    둘 다 님의 모습입니다.
    님이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어두운 님의 모습을 배척하지 마세요
    어두운님의 모습도 사랑해 주시고....그럴수 밖에 없는 그 모습을 이해해 주세요
    풀어주세요. 미워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세요 진심으로

    거시서 부터 시작입니다. 그러면 그 어두운 면들이 바뀌기 시작합니다.
    님이 원하는대로요

  • 5. 원글이에요.
    '12.3.24 12:15 PM (121.147.xxx.37)

    본성 어디안간다는 뭐님 댓글에 위안도 받고,
    다독이듯 알려주시는 ..... 님 말씀에서도 배웁니다.
    저를 이해하고 어두운 모습도 사랑하고 사과하라는 말씀,
    참 좋네요. 감사합니다.

  • 6. 예수님 믿으시면 됩니다.
    '12.3.24 12:30 PM (175.28.xxx.105)

    저도 다른 사람과 있을 땐 밝고 선한 데
    혼자있을 땐 우울할 때가 많고
    애들한테 짜증도 많이 내고 비슷했어요.
    그렇게 긴 세월 살아 오다
    교회다니면서 예수님 영접하니
    달라지는 자신을 만나게 되더군요.
    물론
    선데이 크리스챤의 경우는 크게 달라지지 않지만
    진심으로 믿고 기도하고
    좋은 설교 말씀들도 인터넷으로 찾아 듣고
    성경책 읽고 하며 산지
    3년인 데
    진심으로 감사가 나오고
    가족들한테도 밝아졌어요.

  • 7. 둘다원글님이죠
    '12.3.24 12:45 PM (175.193.xxx.148)

    시간되시면 그림자(이부영)라는 책 읽어보세요. 추천드립니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예요.

  • 8. 애니어그램 9번 유형
    '12.3.24 12:52 PM (121.190.xxx.242)

    인가봐요. 인터넷으로 특징을 찾아보세요.
    1번부터 9번까지로 나뉘는데 9번유형이 다른 모든 유형의
    특성을 포함해서 정작 자신의 고유한 특성이 없다고 해요.
    저도 늘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다는 비슷한 고민을 했는데요.
    종교지도자 중에 그런 유형이 많대요.
    내 고유한 특징은 없고 다른 사람들을 품어주는?

  • 9. 감사
    '12.3.24 1:25 PM (192.148.xxx.101)

    저도 재작년에 우울증도 있고 그래서 아이도 때리고 개도 때리고 그랬어요, 그릇도 발로 밟아서 깨부시고 그랬어요. 그냥 손지검이라고 하죠? 혼내면서 한대씩 때리는 거..

    상담도 받고 처방받아 우울증약도 먹고, 보통 우울증에 불면증 동반이니까 잠안오면 수면제도 먹고 영양제 잔뜩 챙기면서 운동도 하고 나가서 애인도 사귀고 그랬어요, 남편이랑 갈라섰구요.

    적극적으로 방법 찾으시구요, 아이 절대 손대지 마세요, 상처가 깊게 평생 간다고 생각해 보세요. 지금은 아이와 따로 살면서 매일 만나서 아주 열정을 다해 아이와 놀아줘요, 남자아이라 몸으로 레슬링 하는 거 뛰는 거 젤 좋아해서 공원 놀이터 매일 가요. 현재 가진 거, 아이들 한테 최선 다 해 주세요~ 그럼 몸도 마음도 현재에 최선을 다 했기 때문에 좀 더 행복하실 겁니다.. 물론 문제의 근본을 찾으셔야 겠지만요 단순히 뇌속의 호르몬 불균형=우울증 일 수도 있어요. 그게 자꾸 옛날 서운 한 일 생각나게 히고 정상적인=미래계획시켜 착착 나아가는 활동을 방해 한다고 합니다. 두뇌의 감성적인 부분을 활성화 시키고, 진취적? 생각을 하는 두뇌부분의 기능을 떨어트린데요.
    혼자서 안될 거 같으면 아주 약한 우울증 약 처방 받으세요!!! 무척 흔한 상황이니 힘내시구요!!

  • 10. 원글이에요
    '12.3.24 1:54 PM (121.147.xxx.37)

    게시판에 글 올려도 댓글 일일이 단 적은 없었는데 오늘은 한분 한분께 또 답해 드리고
    제 생각도 정리하고 싶어서 자꾸 게시판을 체크하게 되네요.

    믿으라고 하신 분, 선데이 크리스찬이란 말도 있군요. 제가 딱 그런가 봅니다.
    세례받고 천주교 신자라고 어디가서 말은 하지만 그마저도 아이 둘을 돌보다보니 힘들어서
    성당 나가본지가 언젠지 기억도 안나네요. 애들 좀 더 크면 애들 데리고라도 다니고 싶다는 생각해요.
    큰 성당같으며 모자동실 같은게 마련되어 있을텐데 제가 있는 곳 본당은 그럴 여건이 안된다고 해서요..

    그림자 추천해 주신 분, 메모 해 놓고 꼭 찾아보려구요.

    애니어그램님도.. 애니어그램 말은 많이 들어봤는데 알아볼 생각을 못 했어요.
    말 나온김에 역시 메모해 놓고 이따 밤에 애들 자면 한번 알아봐야겠어요.

    감사님.. 적극적인 방법.. 맞아요. 제 문제는 고민은 하되 해결책을 적극적으로 찾지 않는.. 그거에요.
    아이들에게 손 대는게 무척 안좋은 일이라는걸 알면서도 순간순간 꼭 잊어버리는데,
    이렇게 또 한번 상기하고 갑니다. 감사해요.

  • 11. 힘드시겠어요.
    '12.3.24 2:58 PM (183.101.xxx.43)

    저도 아들둘 키우고 있는데 살면서 원글님 시기가 제일로 힘들었던거 같아요. 남들이 보는나와 진짜 내가아는 내모습이 달라서 죄책감도 생기도 나는 가면을 쓰고 사는 인간인가 하는 회의감도 들지요. 다른님들도 말씀하셨지만 둘다 님 모습입니다. 누구나 100%선할수는 없어요. 자책하지 마세요. 육아나 집안일 모두 내 성에차게 하려다 보면 더 힘들고 지치고 해요. 하지만 성격상 쉽게 내려놓지 못하지요. 그럴땐 돈 아깝다 생각마시고 베이비 시터나, 살림도우미 한번씩 쓰세요. 기분전환되요. 화이팅 하시고 다 지나갈꺼예요

  • 12. 공감
    '12.3.24 3:16 PM (92.40.xxx.219)

    제가 로그인은 거의 하지 않는데요.. 저와 상황이 너무 비슷하셔서 글남겨요. 저도 77년생, 딸 하나 키우고요. 저희 엄마도 선생님이셨고(원글님 어머님과 거의 비슷했던 어린 시절.. 남들은 그런 어머니밑에 자라니 너무 좋겠다 했지만 엄마는 집에 오시면 늘 피곤하셔서 웃는 얼굴은 거의 본 적이 없는 듯해요. 하지만 밖에서는 늘 웃는 모습 ㅠㅠ)
    저 또한 어릴 때부터 인상좋다, 밝고 명랑하다 등등 반에서도 반장, 부반장하면서 사람좋다는 평을 많이 듣고 자랐구요.
    저도 제가 그냥 그런 사람인가 했어요. 근데 애를 낳고 키우다 보니 내 안에 또 다른 나를 발견하고 너무나 당황스러운 거예요. 다정한 엄마였다가 갑자기 욱하고 폭발하는 엄마였다가...
    저도 지금 갑자기 댓글을 달다 보니 두서가 없는데요. 원글님 지금 두 아이 육아 스트레스가 너무 크셔서 욕구들이 억눌려 계신 거 같아요.
    저도 외국 살아서 주변에 가족, 친지 하나도 없고 아이 유치원 들어갈때까지 제 시간 거의 없이 살았거든요. 원글님 지금 둘째도 아직 많이 어리고 하셔서 힘드시겠지만 조금만 더 키워 놓으시면 취미생활이나 운동도 하실 수 있을 거예요. 둘째가 말도 하고 언니랑 잘 놀게 되기 시작하면 그때부턴 원글님 세상이 오지 않을까요? 가까이 계시면 만나서 차라도 한 잔 하고 싶네요. (저는 남편이 저의 본 모습에 대해 얘기해줬어요. 사람들이 왜 자기를 착하고 밝고 인상좋다고 하는걸까, 내가 볼때 자긴 그냥 평범한 사람인데) 저도 사람들이 평가하는 그런 모습만이 제 진짜 모습이라 생각해서 아이한테 화내고 그러면 더 죄책감 느끼고 그랬나봐요. 요즘은 그냥 나도 사람인데

  • 13. 공감
    '12.3.24 3:19 PM (92.40.xxx.219)

    (앗, 쓰다가 짤렸네요. 죄송해요 말이 너무 길어졌어요 ㅠㅠ) 암튼 엄마도 사람인데 항상 완벽한 모습만 보여줄 순 없잖아요.. 평소에 너무 참지 마시고 감정에 솔직해져 보세요.
    힘내시라는 말 한 마디 하고 싶었는데 이리 되었네요. 화이팅!!!

  • 14. 저도요..
    '12.3.24 3:25 PM (211.247.xxx.235)

    답글달고 싶어 회원가입했어요, 저랑 넘 비슷해서요. 어렷을적부터 착해보인다,조용할것같다라는 말을 정말 많이 듣고 자랐지만 착하지도 조용하지도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내 정체성에 대해 고민이 많았어요....선생님이셨던 엄마는 언제나 피곤하고 무서웠고 동생들이 많았고 엄마와 할머니의 고부갈등때문에 날카롭고 어두운 집안분위기로 맘속에 우울함과 결핍으로 마음고생이 심했어요..전 큰애는36개월 둘째는 8개월이에요.. 애들이 울거나 떼쓸때 가슴속에서 분노와 좌절이 한꺼번에 터져나와 아휴......글로 적기 힘든 감정의 토네이도를 경험하곤합이다..어렷을적, 엄마가 내가무슨 잘못을하면 무섭게 쏘아보며 이를 악물고 혼내셨는데 정말공포였어요.. 차라리 맞는게 낫다싶을 정도로..너무너무 무서웠던 그것을 언젠가보니 제가 똑같이 하고 있더군요.. 그때 얼마나 좌절했던지...엄마뭐랄것없이 내가 딱 그렇구나..엄마는 일하며 시어머니 모시며 그렇게라도 하셨지..난뭔가........
    인상이 좋아 친구가 되고 싶은것도 나, 깊은 우울함에 어두운것도 나, 그렇지만 극복하려는것도 나..모두모두 내 모습이라 생각했어요.. 인정하고보니 난 여러가지 모습을 가졌고, 만약 누가 나의 이런모습이 싫다하면 그냥 그렇구나..하고넘길수 있는 용기도 생겼어요..예전엔 착한 무슨 콤플렉스로 누구에게나 만족을 줘야한다는 생각으로 괴로웠었어요...그리고 해결방법에맘 집중하려고 노력했어요..예전엔 밥풀, 우유흘리면 엄마를 힘들게 한다는 등 별소리를 다해가고 혼냈는데, 흘렸으니 재빨리 닦자!! 라고마음을 바꾸니 아들도 엄마 눈치를 안보고 제 마음도 편해졌어요..따뜻하고 즐겁고 자유로운 엄마..제가 되고 싶은엄마이자 다시 어린이가 된다면 엄마 품에 안겨 느껴보고싶은 엄마 모습이에요...복잡한 원글님마음 모두 모두 다독여주세요..힘들었구나 그래도 버텨왔으니 대단하다 토닥토닥..저랑 너무 비슷해서 두서없이 글남겨봅니다...맞춤법틀린거 보여도이쁘게 봐주세용...아이패드로 쓰려니 잘안되네요에궁..

  • 15. 힘내세요^^
    '12.3.24 7:02 PM (222.112.xxx.121)

    우선 순위를 두세요.
    모든 것을 한 번에 가질 순 없어요.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시간이 흘러야 완벽한 상태에 도달하잖아요.
    목표를 정하고 그에 맞게 행동을 하세요.

    화목한 가정이 우선순위이면
    아무래도 실수가 잦은 아이들을 너그럽게 포용해야죠.
    흘리고 어지르면 엄마의 일거리가 늘어나니까 짜증나는거 아닐까요?
    흘리고 어질러도 냅두세요.
    아이가 뒷정리를 해보도록 시키세요.
    그 후 몰아서 치워 보세요.

    화목하고 집이 깨끗하길 원하면 아이를 격려하고 바로 치워야겠죠.
    힘이 들겠지만 깨끗한 집도 목표니까 참거나 깨끗한 집을 상상하며 즐겁게 해야 합니다.

    아이가 안흘리는게 목표면 당분간 따라 다니며 요령을 계속 주지 시켜 주셔야 해요.

    완벽한 상태에서 편하길 원하면 아이들 먹을 때 챙겨서 먹이고 안어지르고 시간을 보내게 해주면 돼요.
    그러니까 동영상도 보게 하는 거죠.

    다정하고 사랑이 가득한 엄마로 기억되시려면
    모든 일을 조금 관조적으로 보세요.
    바로 이입이 되면 치우지도 않으면서 치우는 것처럼 화나고 치울때까지 화가 계속 되겠죠.

    어릴 땐 엄마의 도움이 당연합니다.
    웃으면서 조금만 참다보면 어느새 아이는 어린이집에 갈 나이가 된다구요.
    제 아들아이 혼자 놀게 냅두고 댓글 단건데
    꼭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 16. ..
    '12.3.24 7:44 PM (59.0.xxx.43)

    님의 상황과 너무 비슷합니다
    단지 아들 들이 다커서 대학생이란거
    지나놓고보면 애들한테 얼마나 미안한지 아세요

    애가 어느즈음 컷을때 내가 옛날 친정엄마와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는걸 깨달았어요
    화가나면 손이먼저올라가고 너무나 너무나 싫고 상처받았던 말투까지
    분노조절을못해 애들한테했던 행동들...

    그러다 어느순간부터 고치자 마음먹었고(절대 한번에 확 고쳐지진않습니다
    그런데 엄마가했던싫었던 행동이나말들이 다닮은건 아니예요
    이건 너무싫었지 생각하며 절대로 터치안한것들이 많아요)
    분노가 올라와도 마음을 다스리며 참기시작했어요 2번 화낼걸 1번 그런식으로횟수를 줄여가면서
    그런데 우리애가 또알았더라구요 엄마가 분명 화가 나있는데 참고 있다는거를요
    지금은 다컷지만 항상칭찬 절대 잔소리안하고 항상 최고라고 말해줘요
    항상굳어있던 아이얼굴이 얼마나 밝아졌는지 몰라요

    정말 애들 이만큼 크도록 애들한테 큰소리나 잔소리 한번 한적없는
    남편을 만나서인지 애들은 너무나 착하게 컷어요
    내가 어렸을적애들을 왜그리 잡았는지 정말 후회가되고 미안하고 그래요
    애가 말은 안하지만 아마 그상처가 남아있을수도 있겠죠


    울 친정하버지는 엄마와사이가 별로 않좋으셧지만 참 자식들한테
    함부로 하지 않으셨어요 잘못했을때 야단을 치더라도 왜내가 야단을맞는지
    수긍할수 있도록 매를들거나 야단을 치셨죠
    그래서인지 아버지에 대한기억은 너무도 좋은데
    지금 이나이가 먹었어도 엄마에대한 상처때문에 너무도 괴롭네요

    님은그래도 아이가 어리니 지금고치셔도 늦지않을거에요
    전 너무늦었을때 그런 노력을해서요...
    우리아이들이 이런악습을 대물림받지 않도록 노력해 보아요

  • 17. 원글이에요.
    '12.3.24 9:19 PM (121.147.xxx.37)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또 익명의 여러분께 힘을 얻고 오늘 한번 더 각오를 다지고.. 그렇게 되네요.

    힘드시겠어요.. 님 말씀처럼 베이비시터를 잠깐씩이라도 부를까. .늘 생각은 해 보는데
    어찌어찌 제가 몸으로 버티다보면 시간은 흐르니 그게 또 돈이 아깝더라구요.. 이러면서 늘 고민이래요.
    공감님 말씀도 맞아요. 저도 그냥 평범한 사람인데 주변에서 늘 그렇게 듣고 살아와서 더 괴로운 것 같아요.
    이렇게 또 제 생각을 다른 면에서 비춰볼 수 있게 됐네요. 감사해요.
    저도요.. 님 댓글을 보면서, 맞아.. 길게 말할 필요없이 얼른 사태를 수습하면 되지.. 싶구요..
    생각은 이렇게 단순명료한데 왜 행동으로 옮기려면 그게 쉽게 안될까요!!
    힘내세요님, 우선순위! 아침에 가장 바쁠 때 우선순위를 정하자고 늘 생각하는데
    막상 또 닥치면 관성에 따라 또 제 눈에 띄는대로 제 감정이 가는대로 순위가 정해져서.. 이것도 노력해야죠..
    .. 님 말씀처럼.. 더 늦기 전에, 아이가 더 크기 전에 노력하고 또 노력하려구요.
    아드님처럼 저희 딸들도 제가 뭔가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 이해해 줄까요..
    아이들의 이해가 가장.. 미안하고도 필요하고.. 그렇네요.

    잘 할거에요. 잘 하려고, 좋은 엄마 되려고 생각하는데
    어쩌면 이런 생각의 굴레가 저를 더 힘들게 하는걸 수도 있지만
    저만 바라보고 저의 모든걸 전부로 생각하는 애기들을 보고 있으면
    또 이렇게 멈추면 안되지.. 싶어서 다시 고민이 시작되고.. 휴.. 참 복잡하고 어려운.. 그런 시기인것 같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6772 오일풀링 체험 체험자 2012/03/26 6,324
86771 원래 의사들 비만산모에게 암말도 안하나요? 12 땡쓰맘 2012/03/26 2,736
86770 가방속이 항상 지저분한데, 고수분들 청소하는 비결좀 알려주세요... 5 정리정리 2012/03/26 2,432
86769 내일 어딘가 가고 싶어요... 산책.등산 추천 좀... 1 봉주9회 2012/03/26 731
86768 [원전]"원전사고 피해, 핵 테러에 버금" 참맛 2012/03/26 625
86767 겉절이 김치 어찌담는지 3 배추????.. 2012/03/26 1,417
86766 잠원동 ㅍ 빌딩 소아과 남자 의사 원래 저런가요? 28 기분나쁜소아.. 2012/03/26 5,729
86765 사랑비 보고 있는데...오글오글..푸히힛. 14 드라마 이야.. 2012/03/26 2,600
86764 좀전 댓글다신분들께 죄송 ^^ 풀었어요. 2 빵점엄마 2012/03/26 657
86763 봉주 9회 자석 2 밝은태양 2012/03/26 1,139
86762 콩고기 드셔보신 분 13 다이어트 2012/03/26 6,058
86761 봉주9회 토렌토예요 함엔따 2012/03/26 1,048
86760 부산사시는분들 문재인.손수조 등 분위기 어떤가요 4 411총선 2012/03/26 1,684
86759 한 번도 사용 안한 강화유리가 그냥 폭발? 2 유리쥬니 2012/03/26 886
86758 나이 드신 분이 영어 처음 배울 때... 도움 청합니다. 1 늦은 영어 2012/03/26 860
86757 전국 17개 도시 100여개의 대학 청춘을 만나다 jaytis.. 2012/03/26 529
86756 용인동백지역 선거구획정에대해 아시는분있을까요? 1 동백 2012/03/26 568
86755 BBK 실소유주 헌정방송 '봉주 9회 밝은태양 2012/03/26 820
86754 나꼼수 봉주 9회 올라왔어요 6 2012/03/26 1,534
86753 곰국에서 냄새가... 3 ㅠㅠ 2012/03/26 3,414
86752 한국에 100억이상 재산있는 사람은 몇명이나 될까요? 12 Jh 2012/03/26 14,099
86751 무, 배추가 생겼는데 이걸로 뭘해야할까요..... 8 호도리 2012/03/26 981
86750 오른쪽 가슴이 얼얼하고 아파요.. 1 2012/03/26 977
86749 포에버21 제품 괜찮은가요? 5 ... 2012/03/26 2,679
86748 댓글마다 자기 부자인거 티내는 심리는..?? 16 ... 2012/03/26 4,186